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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리차트 커티스 감독, 『어바웃 타임』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2014-10-05     원대신문
 
▲ 어바웃 타임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 있나요?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리며 흑역사를 만든 날, 중요한 시험을 망친 날, 새벽감성에 취해 헤어졌던 애인에게 '자니?' 라고 문자를 보낸 날, 밤에 누워 있다가 혼자 이불을 차고 싶은 순간마다 우리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노래방 애창곡 상위권에 랭크되는 빅마마의 <체념>에도 그런 가사가 있죠.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예전으로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야'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여기 당신이 가장 부러워할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어바웃 타임>의 모태솔로 주인공 팀입니다. 팀은 성인이 되던 날 자신의 아버지에게 가문의 비밀을 하나 듣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팀은 공부를 하러 떠난 영국에서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됩니다.팀은 그녀를 쟁취하기 위해 시간을 돌리고 돌리죠. 그녀를 더 만족시켜 주기 위해 데이트를 할 때도, 심지어 그녀와 첫 잠자리를 할 때도 시간을 돌립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에 골인한 팀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을 2명이나 낳습니다.
   영화는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지만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아버지가 암에 걸림으로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팀은 아버지에게 무엇이 문제냐며
아버지가 암이 걸리기 전으로 돌아가면 될것이 아니냐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발병이 팀의 아기가 생긴 후에 일어난 일이라 시간을 돌릴 수 없게 됩니다. 만약 돌아간다면 수많은 정자 중 어떤 정자가
수정될지 몰라 지금과 똑같은 아이가 태어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팀은 아버지의 죽음을 미루기 위해 옷장에 들어가 계속 시간을 돌립니다. 평소처럼 아버지와 탁구도 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죠. 하지만 팀은 아내에게 3째를 갖고 싶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앞으로 나아가 새로운 소중한 만남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과거에 머물러 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느냐. 과연 팀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어바웃 타임>에서 팀의 아버지는 팀에게 행복을 위한 조건을 알려줍니다. 긴장과 불안함으로 보지 못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라고 말해주죠. 팀은 시간을 돌려 똑같은 하루를 두 번씩 살면서 자신이
놓쳤던 행복과 아름다움을 보게 됩니다. 팀은 곧 시간여행을 중단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팀은 마치 "내가 이 날로 다시 되돌아와 다시 그날을 산다고 생각하며 그
날을 즐기려고 노력한다. 마치 내 특별한 삶의 마지막 평범한 하루인 것처럼" 이라고 말합니다.
   팀의 말처럼 긴장과 불안, 그리고 후회속에서 그때에만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움과 행복을 놓치고 살고 계시진 않은가요? 혹시 당신도 과거라는 옷장에 갇혀 있다면 문을 열고 나오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시간을 돌릴 수도 없을 뿐더러 후회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기에는 생각보다 너무 멋진 날들이 남아 있으니까요.

여유정(국어국문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