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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자의 삼학년(?)

2014-11-30     신수연 기자

   어느날 졸린 눈을 번쩍 뜨이게 한 메시지가 있다. 기자가 즐겨보는 잡지인 『대학내일』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메시지의 주제는 바로 '사망년'. 비속어 같은 느낌과 싸한 어감이 기자의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알고 보니 사망년은 삼학년의 발음을 소리 나는 대로 써놓은 것이었다. 3학년이 되면 취업에 대한 압박과 산더미 같은 과제 때문에 사망한다는 유희적 표현이다. 기자는 3학년, 아니 사망년을 앞두고 있다. 1·2학년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3학년이라니…
   돌이켜보면 기자의 1·2학년은 항상 사망년 같은 마음이었다. 지난 2년간 기자의 대학생활은 기숙사-인문대-신문사의 무한 반복이었다. 처음 겪어보는 위계질서와 바쁜 생활에 지치기 일쑤였다. 행복한 일도 많았지만 고비는 더 많았다. 선배님과 동기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 기자수첩을 쓰고 있는 기자는 아마도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드라마 <미생>에서 오 차장은 장그래에게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고 말한다. 신문사도 마찬가지다. 기사는 혼자 쓰는 것이지만 완전한 기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선배님, 교정 선생님, 주간 교수님의 손을 거친다. 취재원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또한 자기 혼자만 기사를 쓴다고 신문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모두의 기사와 사진이 합쳐져야 하나의 신문이 완성되는 것이다. 후배들이 기사를 잘쓰길 바라는 마음보다 기사를 쓰는 것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어쨌든 이제 기자는 사망년을 잘 버티는 일만 남았다. 신문사에서 했던 것처럼 바쁘게 살자고, 힘들어도 버텨보자고 기자 스스로를 다독인다.


신수연 기자 shinsud@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