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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교육환경의 변화와 지방대학의 위기의식

지방대학특성화사업으로 활로 찾아야

2014-11-30     이주환 기자
 지방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은 소속된 대학에 대해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학에 불만을 갖고 다니는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수도권 상위 대학과 비교하며 소속된 대학을 폄하하고 깎아내린다. 일종의 패배의식에 젖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방대 학생들의 심리는 편입이나 재수로 이어져 해당 대학의 재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의 원인이 된다.
 
▲ 편입·재수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조사(218명 참여) <원대신문>
 
 ▶편입·재수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본지에서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우리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218명 중 약 81.6%(178명)가 '편입이나 재수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대답혔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지방대라 취업이 불리해 명성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가 응답자 중 약 48.9%(87명)로 가장 많았으며, '학과 수업이나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가 약 33.7%(60명)로 그 뒤를 이었다.
 앙케이트에는 "당장 실제적 취업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지방대라는 간판과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동문 기반 등이 취업과 학교발전에 있어 약점이 아닐까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학생들의 이러한 생각은 우리대학을 비롯한 지방대의 현실에서 비롯된다. 지방대학생들이 취업의 문을 넘기 힘들어지면서 이런 열패감은 악순환을 낳고 있다.
 편입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대학 철학과 소속 A씨는 "지방대의 폐과 열풍도 학생들이 등을 돌리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였다"며 "나의 경우도 철학과가 폐과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알고 편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소속된 학과가 폐과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편하게 공부를 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 지방대학 학생과 수도권 대학 학생의 입사 서류전형 결과 <출처: 네이버 블로그>
 
 ▶지방대학의 문제점
 올해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이 지방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지방대들은 가산점을 확보하기 위해 학과 통·폐합을 강행했고 그 결과 인문·사회 계열 학과가 위기에 처했다. 취업률이라는 평가 기준이 불러온 결과다. 이는 대외적으로 학과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지적받고 있다. 
 우리대학의 경우 정치외교학전공, 서예문화예술학과, 유럽문화학부, 예술학부등이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청주대도 사회학과 폐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학과 통·폐합으로 해당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신입생 지원률도 덩달아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학생 충원률이 떨어지는 대학은 경쟁력에 있어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극단적으로 대학이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
 정부의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이 갖는 이점도 있다.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등으로 지방대학이 상당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이다.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은 지역사회의 수요와 특성을 고려해 대학 특성화 기반을 조성하고 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LINC)은 지역대학과 산업의 상호협력을 바탕으로 대학과 지역간의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우리대학의 경우 토목환경공학과가 지역 특성화 우수학과에 선정됐다. 지역 특성화 우수학과는 상위 30% 학과 342개 중 각 대학별로 60개 학과를 선정해 재정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우리대학 토목환경공학과의 경우 연차별로 1억 5천만 원에서 2억 원가량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정부에서 재정적인 지원을 이어감에 따라 전국 지방대에서는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을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우석대의 태권도학과, 전주대의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경북대 전자공학부, 부산대의 기계공학부등의 학과가 지역 특성화 우수학과에 선정됐다.
 남궁문 교수(토목환경공학과)는 "지방대가 활성화되려면 수업의 질이 향상 돼야 한다"며 "수업의 질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교수가 서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대학 스스로의 노력
 우리대학에는 고위공직자와 법조인양성을 위한 봉황인재학과가 있다. 봉황인재학과는 다른 학과와 달리 5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 등에 학과수업이 맞춰져있다. 봉황인재학과 학생들에게는 졸업한 후에 공공인재학사학위가 수여된다. 봉황인재학과에서는 고위공직자, 법조인 양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입학과 동시에 봉황인재학과만을 위한 고시실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고 공무원시험 인터넷강의를 반값으로 제공받거나 5급 공무원 공개채용시험 1차 합격시 학습지원금을 지급받는 등의 혜택이 있다. 영남대의 천마인재학부, 동아대의 석당인재학부 및 공공인재학과 역시 고위공직자와 법조인 양성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형석 교수(봉황인재학과)는 "지방대가 명문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규직 취업인원이 늘어야 한다"며 "우리대학 학생들이 안정된 직장을 가져야 동문이 활성화되고 미래의 후배들을 이끌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