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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성공기> 현장에서 새로운 세상의 눈을 뜨다

임채두( 환경조경학과 04학번 ) 연합뉴스 기자 취업

2015-03-14     전영신 기자

   연합뉴스는 어떤 언론사인가요?
   연합뉴스는 뉴스 도매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산한 기사를 신문사, 방송사 등 언론사 여러 곳에 파는 것이죠. 그것을 전재계약을 맺는다고 하는데 제휴사에게 기사와 사진을 제공하고 포털사이트에 기사를 게재하는 식이며 인터넷과 모바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공적 기능'도 수행합니다. 예를 들면 총인원 200명에 육박하는 해외 및 지역 취재망, 국내 소식을 영어·중국어 등 6개 유엔 공용어로 해외에 내보내는 외국어 뉴스서비스, 국내 언론계에서 유일한 북한 뉴스 전담 부서와 재외동포·다문화 뉴스 전담 부서 운영 등이 연합뉴스의 법적 '공적 기능'과 연관돼 있습니다.

   언론사에 취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문이나 방송 같은 매체들은 사양 사업이라고 합니다. 신문 구독 수도 줄고 있고 방송의 시청률과 신뢰도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믿을 수 있는 언론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저는 그 와중에 연합뉴스에 신뢰가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연합뉴스가 종합적으로 기사를 쓰다 보니 특정 언론사들처럼 일정한 성향에 치우치는 경우가 적고, 언론사가 갖춰야할 중립성도 무난히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연합뉴스는 지역 네트워크가 강력하게 갖춰져 있어 서울권뿐만 아니라 지역권 뉴스들도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언론사의 좁은 문을 통과하려면 토익과 같은 어학 능력도 중요할 것으로 보는데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연합뉴스의 경우 어학점수보다는 '어학 능력'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AP통신, AFP통신, 뉴욕타임즈 등의 외신을 번역하는 시험을 봅니다. 외국매체의 기사를 한국말로 번역하고 또 다시 기사체로 옮겨야 되기 때문에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연합뉴스 영어 시험은 어렵다고 정평이 나있습니다. 어학 능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반면 토익은 기술을 요하는 시험이다 보니 어느 정도 반복해서 공부를 하면 실력이 높지 않아도 점수는 나오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토익시험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공부했습니다.

   필기 시험 과목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필기 시험 과목에는 국어, 영어, 작문이 있습니다. 작문은 논술을 의미합니다. 연합뉴스 시험은 타 언론사와 달리 1차에서 국어, 영어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지 못하면 작문은 채점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국어에 대해서는 일정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영어에서 많이 갈리므로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저는 3차 전형이 특별했습니다. 현장 평가, 보도 자료 스트레이트 기사 쓰기, 인터뷰 기사 쓰기에 이어 별명 짓기와 사진 스토리텔링 그리고 심층 면접이 두 차례나 진행됐습니다. 그 중 사진 스토리텔링이 기억에 남는데, 벽면에 사진 2백여 장을 붙여놓고 다섯 장 내지 열 장의 사진을 골라 사진을 스토리로 엮어가는 가는 것입니다. 즉석에서 이야기를 뽑아내는 실력, 창의력 등을 감안해서 평가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외신을 번역하는 연습이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토익 고득점자들도 외신 칼럼을 번역하는데 애를 먹으니까요. 그래서 많이 연습했고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서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언론사든 마찬가지지만 기자는 글을 쓰는 직업이기 때문에 글쓰기 실력도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언론지망생들처럼 신문이나 방송, 잡지 등을 매일매일 챙겨봐야 합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이 자기 머릿속에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저는 그들과 저를 차별화시키기 위해 논문을 많이 봤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없지만 그 사람의 경험을 알 수 있는 것이 독서이기 때문에 한편으론 책을 읽는 것 역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인문학, 사회과학 도서 등은 많이 읽어보면 읽어볼수록 본인에게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유롭게 책 한 권을 천천히 읽어볼 수 없었습니다. 저는 목차를 보고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읽어보는 편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여러 고시에는 일정한 수험서가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고시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저는 매일매일 방송에 나오는 것들, 하루하루 발생하는 이슈들을 쫓아 다녔습니다. 예를 들어 간통죄가 폐지됐다면, 왜 이런 판결이 나왔고 어떤 논쟁이 벌어지고 있고 그 속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지, 이런 일들에 대해 항상 고민했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에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시험에서 어떤 논제들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이슈들을 공부하는 게 중요하죠. 언론사에 취업하기 위한 공부들은 어려웠지만,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대학시절 원대신문 편집장을 역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책상에 앉아 글 쓰는 것보다 밖에서 돌아다니는 현장 일을 좋아합니다. 현장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4년 9월 성매매 특별법이 발효가 됐을 때 전주 시골 터에 있는 집장촌을 취재한 일입니다.
   성매매 특별법이 발효가 되기 전, 환했던 거리는 어두컴컴한 거리가 돼 있었습니다. 거기서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진행된다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인지 궁금해서 취재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음성적으로 성매매가 진행됐었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불이 꺼진 건물에서 생업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 저는 포주와 인터뷰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스무 살 정도의 어린 학생이 갑자기 와서 인터뷰해 달라고 하니 상대로서는 황당하고 귀찮을 수밖에 없죠. 이렇게 취재원 구하기가 어려워서 저는 그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시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운을 뗐는데 그들도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생겼다고 생각했는지, 그들 역시 한 마디씩 하게 되면서 집장촌 여성 3명과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군산 기숙사에 갇힌 성매매 업종 여성들이 화재로 죽은 사건이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기로, 성매매 여성들이 포주에게 감금되어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지요. 그런데 실제로 가서 보니 그런 사람은 없고 본의 아니게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컨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서 느낀 것이 있다면, 세상의 단면만 보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반성이었습니다. 그 외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일이 현장취재였던 것 같습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합니다.
기자가 적성에 맞는다면 1년이든 3년이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머리에 든 것도 중요하고 머리에 든 것을 노트 위에 풀어 쓸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역시 공부는 외로운 자기와의 싸움이지요. 못지않게 책상 위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가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목표가 뚜렷하다면 지구력과 끈기를 가지고 임하면 좋겠지요.

전영신 기자 nodistortion@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