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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인터뷰> 영장류 복제로 인류사회에 공헌하고파

김지수 동문(생명과학부 97학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선임연구원

2015-03-27     이주환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선임연구원에 임용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본인의 소개와 임용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지수라고 합니다. 원광대학교 생물학과 97학번입니다. 동 대학원 추영국 교수님 실험실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군대까지 포함하면, 약 12년을 원광대학교 학생으로 지낸 것입니다. 그때는 캠퍼스가 지긋지긋했는데 지금은 자주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런 일로 학교 신문에 인터뷰하다니 솔직히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후배들에게 당부드릴 말이 있습니다. 힘내시고, 당당해 지세요. 원광대학교는 지방에 있는 대학이기는 하지만, 자부심을 느낄만한 선배, 후배들이 많은 대학입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 분야를 연구하는 국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그곳에는 약 300여 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있는데, 그 중에는 여러분의 선배도, 후배도 있습니다.
   비록 저희 연구원에서 원광대 출신은 소수이지만, 저희는 항상 후배들 및 선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원광대학교 생물학과에 진학하면서 지도교수님 및 선배들의 진로상담과 추천을 통해 연구원이라는 길을 알 수 있게 됐고, 지금까지 그 길을 가기 위해 묵묵히 땀 흘려온 결실을 보는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도움을 주신 많은 선배님, 후배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는 영장류 및 미니돼지를 이용한 바이오신약, 줄기세포, 유전자 치료 등의 재생의학 분야를 연구 지원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서로 다른 종 간의 장기이식 연구, 뇌과학 연구 등을 지원하는 인프라 기관으로서 산·학·연이 범부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구축할 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국가 연구기관입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는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영장류 및 미니돼지를 이용한 재생의학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질환 모델 개발을 위한 체세포복제기술 및 형질전환기술을 이용한 연구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체세포 복제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세계 최초로 영국의 이안 윌머트 박사가 1997년 2월 「네이처」에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됐습니다.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연구였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동물이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동물이 된 복제 양 '돌리'입니다.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복제동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생명과학분야의 연구원이 되셨는데 어린 시절부터 꿈이 연구원이셨나요?
   솔직히 말해 처음부터 과학자를 꿈꾸며 살아온 것은 아닙니다. 어릴 적 꿈은 운동선수였습니다. 제가 축구, 농구를 남들보다 잘한다는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그래서 장래희망을 묻는 질문에는 운동선수가 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춘기를 지나고 나서는 체육 선생님이 되고 싶었습니다. 운동도 많이 할 수 있고, 멋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와서 실험실에 들어가게 되었고, 거기서 다시 한 번 꿈이 바뀌게 된 것 같습니다. 바로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지요. 솔직히 지금도 옛날 친구들을 만나면 깜짝 놀라곤 한답니다. "네가 연구원이 됐어?" 라는 반응이 나올 때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대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대학 시절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습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려고 하는 시기에 학회장을 제안받아서 하게 됐고, 학회장 활동을 하면서 학과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행사를 직접 주관해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사회와 진행을 맡아 신입생들과 몇 분의 학부모님들과 대화를 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방대 출신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들어가기 힘들었을 텐데, 합격하신 비결이 무엇인가요?
   솔직히 비결은 따로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 비결을 물으신다면, '삼실'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삼실'이 무엇인지 궁금하실 것입니다. 삼실은 제 지도교수님이신 추영국 교수님이 저를 부르셨던 별명으로, 근실, 성실, 착실을 일컫는 말입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 제가 바보처럼 착하고 일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셨나 봅니다. 사실 그렇게 착하기만 한 건 아닌데, 그렇게 봐주시고 지금까지도 저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계시니 저는 복 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실력이 제일 기본사항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생명공학 분야는 물론이고 다른 전공 분야도 우리나라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면 해외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동 대학원으로 진학하셨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솔직히 저도 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소위 말하는 '국박(국내 박사)'이 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국박'이 된 이유는 원광대학교에 있습니다. 저의 지도 교수님을 믿었고, 지도교수님 지도 하에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의 교수님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그런 생각을 하기 충분할 만큼 믿음이 가게끔 잘 대해주셨거든요. 그리고 저는 '국박'이 되었지만, 든든한 지원군(지도교수님)도 생겼고, 주변에 많은 국내 인맥이 생겼죠. 물론 제가 열심히 한 덕분에 논문도 해외 출신 박사에 비해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전경

   대학생활 하는 동안 가장 기억에 나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처음으로 실험실에 들어가서 선배님과 실험용 렛트를 잡았을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렛트는 실험동물 중 조금 큰 마우스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냄새나는 동물실에 처음 들어가서 두려움에 떨면서 실험용 장갑을 착용하고도 잡지 못해 힘들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렛트를 잡았을 때 렛트가 손가락을 물어서 피를 봤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습니다.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인가요?
   대학생활에 동아리 활동으로 사회봉사를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흔한 농활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가다 보면, 옆 사람을 쳐다보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적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대학교 시절에 한 사회봉사의 경험은 사회에 나온 후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봉사동아리 활동을 해보고 싶습니다.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보는 것도 보람찬 대학생활이 될 것 같습니다.

   생명공학을 전공하셨잖아요. 생명공학이라는 학문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생명공학에는 미래를 선도하는 유망기술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내가 하고 있는 바이오장기생산에 관련된 기술이나 현재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 3D기술 등 이런 기술들이 많아 배워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이런 것들이 영화에서도 자주 나오는 미래의 기술들이고, 생명공학을 공부하면서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좌우명이 무엇인가요? 또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좌우명은 '성실하게 살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하루를 살고 그것들이 모여서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되듯이, 지금 살고 있는 이 시간을 성실하게 살아간다면 나중에 내가 원하고 상상하는 일들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첫번째는 아버님이고 두번째는 스티븐잡스입니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도전정신입니다. 저는 저희 아버님에게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분은 저를 이 세상에 살게 해준 부모님입니다. 그 다음으로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도움을 주신 (현)생명과학부 추영국 교수님입니다. 연구에 대한 생각을 처음 갖게 해주셨고 학회장을 하면서도 추영국 교수님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교수님과의 술자리에서 교수님이 저에게 "공부 좀 해보지"라고 말씀하셨죠. 이 말이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말씀이지만, 그때 나에게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저와 같이 일하고 있는 장규태 박사님입니다. 장규태 박사님은 제가 공부를 시작한 후 힘들어하던 시기에 채찍과 당근을 주시며 이 길을 계속 걸을 수 있게 해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선임연구원에 임용된 사람의 학부시절 성적이 궁금한데요? 성적은 어떻게 되셨나요?
   부끄러워서 대답하기 힘든 질문인 것 같은데, 위에서 잠깐 얘기한 것처럼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었습니다. 추영국 교수님이 공부하라고 했을 때 학점을 많이 만회해서 학부 졸업성적은 3.5정도로 끌어올렸습니다. 물론 대학원 때는 잘했습니다.

   대학생활 중 들었던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는 무엇인가요?
   대학시절 유전공학을 가르쳐주셨던 박영순 교수님의 수업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지금은 현직에 계시지 않지만, 박영순 교수님은 흔히 말하는 교과서 중심이 아닌, 생활에서 일어나는 과학을 주제로 다양한 강의를 하셨습니다. 특히 신경과학 중 뇌과학에 대한 심도 있는 강의가 재미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시험 문제가 있는데, "바늘로 찔렸을 때 왜 아픈지 과학적 근거를 갖춰 서술하시오"입니다.

   휴일에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보내시나요?
   과학자로서의 삶을 뒤로 하고 휴일에는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특히 아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주고 싶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축구, 야구 같은 운동을 함께 즐기며 휴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대학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마디 해주세요.
   위에서 얘기한 내용인 것 같아서 짧게 얘기하면, '지방대학'라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자신감을 가졌으면 합니다.
   '지방대는 아무나 다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깨고 지방대학에서도 유능한 인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저의 이러한 생각이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도전해보세요.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대학생활을 한다면 자신들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주환 기자 leejh7168@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