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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신문 창간 60주년 기념 특집] <원대신문>, 어디로 가야할까?

학생들이 제시한 키워드는 '보도', '인지도', '재미'

2016-10-30     조윤지 편집장
 

 

   여러분은 ‘기록의 힘’에 대해 느껴본 적이 있는가? 혹은 문서의 힘, 활자의 힘?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라. 최근 우리는 문서의 힘을 강하게 느꼈다. 심증만 있던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이 결국 문서라는 증거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가?
   기록의 힘 중심에는 신문이 있다. 신문은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보존하는 데 탁월하다. 신문에는 당시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설명과 주관적인 시각이 함께 적립되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그리고 우리는 기록이, 더 나아가 신문이 있기에 사건을 진실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원대신문>의 변천사
 
   <원대신문>은 학내 사건을 전달하고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달려왔다. 그리고 그 여정은 올해로 60번 째 해를 맞았다.
   신문이 발행허가를 받은 건 개교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그리고 1956년 10월 20일, 제1호 원대학보가 발행됐다. 당시 신문은 두 달에 한 번씩 발행됐다. 판형은 대판이었다. 대판은 391×545mm의 크기로 현재 대다수 중앙 일간지들이 사용하고 있는 판형이다. 대표적으로 조선일보가 채택한 것이 대판이다.
   ‘원대학보’는 1967년이 되자 발행주기를 격주로 단축했다. 1976년에는 순간(열흘에 한 번씩 발행)으로 발행 간격을 줄였다. 1981년에는 영자신문 ‘원광해럴드’가 창간되기도 했다.
   ‘원대학보’는 글뿐만 아니라 시극 공연, 고교문예현상, 원광문예대상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독자들과 소통했다. 그렇게 ‘원대학보’가 ‘원광대신문’이 됐고 현재의 <원대신문>으로 이어졌다. 판형도 대판에서 타블로이드판 (대판의 1/2 크기)으로 변화를 꾀했다. 그리고 2012년에 현재의 크기 베를리너판으로 정착하게 됐다. 베를리너판을 채택한 일간지로는 중앙일보가 있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현재 <원대신문>은 모든 작업이 전산화돼 있다. 기사 아이템이나 취재원을 구하는 것을 컴퓨터로, 기사 작성도 컴퓨터로, 지면 제작도 컴퓨터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얼마나 편한 세상인가! 그렇다면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에 신문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기사 아이템 또는 취재원을 구하는데 필요한 건 튼튼한 두 다리다. 기자들은 전화로 취재요청을 받거나, 직접 신문사를 방문하는 제보자를 통해 아이템을 얻는다. 그러나 보다 생생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직접 뛰어다니는 것이 답이다.
   취재 후에는 기사를 작성한다. 지금의 <원대신문> 기자들은 한글 프로그램을 통해 키보드로 기사를 작성한다. 그러나 과거 기자들은 펜을 들고 원고지에 직접 기사를 작성했다. 썼다 지우는 게 얼마나 고된 작업일지 상상도 안 된다. 선배들은 후배들의 원고를 검토한다. 그리고 몇 번의 교정 작업을 거친다. 데스크진은 지면에 무엇을 어떻게 배치할지 논의한다. 이렇게 글과 지면 계획이 완성되면 조판을 시작한다. 조판 작업이야말로 우리에게 생소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조판은 글이 새겨진 활자를 하나씩 모아 틀에 끼우는 수작업이다. 예를 들어 원광대 라는 글자를 인쇄하고 싶을 땐 원, 광, 대라는 흡사 도장 같은 활자를 하나씩 가져와 틀에 나열하는 것이다. 인쇄 작업, 접지 작업 등에는 지금과 비슷하게 기계를 이용한다.
   그렇게 많은 노력을 들여 발행된 신문은 학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1980년대가 그랬다. 일간지에서 다 루지 못하는 정부 비판적인 시각을 거침없이 드러냈기 때문이다. 원대학보도 그 흐름 중 하나로 학생들의 사랑을 받았다. 발행일이 되면 학보를 찾는 학생들의 손길이 이어졌다. 우편을 통해 타 대학의 학생과 서로 학보를 주고받는 일도 흔했다.
 

   대학신문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
 
   전성기라 불렸던 시절이 지나자 학보에 대한 열기는 조금씩 사그라졌다. 우리대학 영자신문사 ‘원광해럴드’는 폐간을 맞기도 했다.
   <원대신문>을 비롯한 대학신문이 맞닥트린 가장 큰 문제는 종이신문을 읽는 사람이 적어졌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종이신문을 읽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인터넷에선 진실의 여부를 떠나 흥미를 유발하는 자극적인 소재의 콘텐츠가 만들어졌다. 이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학신문도 기존의 일간지처럼 적극적으로 사건을 발굴하면 되지 않느냐’ 하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학신문은 더는 독자적 기구가 아니다. 대학본부의 부속 또는 산하기관 소속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이를 공론화시키는 역할이 축소된 것이다.
   우리대학과 지역적으로 가까운 대학 내 언론기관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을까? 군산대언론사 안영태 편집장은 독자와 운영 예산이 줄어드는 것에서 “대학신문이 위기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군산대신문>은 올해 큰 변화를 맞았다. 작년의 경우,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격주마다 신문을 발행했다. 1년에 13번 정도의 신문을 발행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한 달에 한 번으로 발행주기를 늘렸다. 그러나 1년에 11~12번의 신문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발행횟수의 큰 차이는 없다. 가장 큰 변화는 신문사, 영자신문사, 방송사가 군산대언론사로 통합됐다는 것이다. 안영태 편집장은 이러한 위기에 “광고를 수주하고 인터넷 신문에 배너광고를 배치하는 등 예산 감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 감소와 관련해서는 독자의 범위를 넓게 보려고 한다. 학보의 독자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도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학보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교수 인터뷰, 학내 소식 등으로 독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원대신문> 역시 비슷한 위기를 겪고 있다. 그리고 그 에 맞춰 여러 변화를 꾀했다. 종이신문 대신 인터넷과 가까워진 독자들을 위해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1천800여 명의 이용자가 원대신문 페이지를 구독하고 있다. 그에 맞춰 매주 카드뉴스를 제작 해 게시하고 있다. 종이신문의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일종의 예고편을 만드는 셈이다. 또한 우리대학 내 사라 진 영자신문사의 취지를 이어가기 위해 영문칼럼 코너를 신설했다. 이슈 또는 경험담으로 이뤄진 글을 영어로 제공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양질의 영어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휴먼스 오브 원광’이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 코너는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부터 가수가 된 동문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원대신문의 방향
 
   <원대신문>은 지난 10월 25일부터 3일간 우리대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그리고 무효 처리된 20장 의 설문지를 제외하고 총 202명의 표본을 얻었다. 이중 약 50%의 학생이 <원대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읽는다’고 대답한 사람 중 ‘발행일마다 읽는다’가 11.95%를, ‘자주 읽는다’가 15.21%를, ‘가끔 읽는다’가 72.82%를 차지했다.
   ‘읽는다’를 선택한 학생을 대상으로 <원대신문>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는 지면이 어느 면인지 물어봤다. 복수 응답을 허용했고,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19.60%를 차지한 ‘보도면’이었다. 이어 ‘문화면’과 여론면 이 각각 16.66%로 뒤를 이었다. 비록 적은 표본이지만, 신문을 보는 학생들은 보도면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다. <원대신문>이 더 큰 사랑을 받으려면 보도면에 집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원대신문>을 읽는 학생과 읽지 않는 학생 모두에게 질문했다. <원대신문>이 더욱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두 선택지가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는데, 33.18 %의 학생이 ‘SNS, 홍보 등으로 인지도 높이기’를 선택 했다.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27.58%의 ‘학생들이 재미있어할 요소 늘리기’였다. 특히 <원대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들이 <원대신문>의 인지 도, 재미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학내 사건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정확한 정보 제공하기’가 13.79%로 3순위에 올랐다.
   ‘전체 대학사회에서 대학신문의 영향력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가 31.68%, ‘작다’가 22.77%로 뒤를 이었다. 그 이유를 묻자 몇몇 학생은 ‘영향력이라 한다면 신문을 통해 무언가를 얻거나 부정한 행위를 한 자에게 위협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학교로부터의 재정적인 지원과 학교 측의 필터를 거치는 구조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저널리즘을 기대 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학생들이 신문 읽는 습관이 형성돼있지 않다’, ‘독자의 성숙도가 떨어진다. 그들은 신문보다 스낵컬처에 열광한다’며 독자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신문의 영향력을 ‘크다’ (3.96%)라고 답한 학생들은 ‘사회를 대학생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공통의 의견을 냈다.
 
   이번 기획은 환갑을 맞아 더욱 건강해지라고 먹는 쓰디쓴 한약이다. 약 50%의 학생들이 <원대신문>을 ‘잘 읽지 않는다’고 대답한 것은 앞으로 우리가 고민하고 계속해서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학생들은 힌트를 줬다. 키워드는 보도, 인지도, 재미. <원대신문>은 대학언론으로서 학내 사건을 보다 신속 정확하게, 심도 있게 보도해야 하며, SNS 활용 등으로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그리고 가끔은 무거운 주제 말고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원대신문>은 더욱 건강한 모습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