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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한 놈만 패라'

저니맨 선배가 후배들에게

2022-03-05     원대신문

 나는 저니맨이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다. 어린 시절부터 선배들로부터 '한 놈만 패라'는 말을 숱하게 들어왔지만, 어쩔 수 없다. 내 성정이 그런 것을. 어렸을 때부터 주변 어른들로부터 "의지가 약하다, 참을성이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사실이다. 만화그리기, 속독, 미술, 악기, 성악, 합기도, 검도, 태권도 무엇이든 시작했다 그만두길 반복했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편으론 억울했다. 나름대로 나의 길이 아니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우리대학을 다니면서도 처음엔 전공과 학과공부에 충실했었다. 하지만 고학년에 접어들면서는 학점이나 학과 생활보다는 대외적인 활동들에 의미를 두며 대학생활을 보냈다. 돌아보면 대학 졸업학점은 형편없기에 후회되는 점도 있다. 특히 입사 지원 과정에서 걸림돌이 된다는 느낌을 여러 번 받았다. 그리고 전공과 관련된 전문자격이나 커리어가 없는 것도 후회되기는 마찬가지다.
 나는 요즘 말로 '프로이직러'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직업과 직종을 자주 바꿔왔다. 물론 전공이라는 개념과 직업에 큰 뜻이 없었기 때문이지만 나에게 직업(職業)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내 시간'과 까다로운 '내 성격'에 맞느냐가 먼저였다. 이 말인 즉, '나'와 일이 일치되는가? 의 의미다.  그래서 나에게는 직업이 바뀌어온 게 아닌 직장을 바꿔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하던 일을 그만둘 때마다, 열심히 찾고 고민해서 지원하고, 무수히 많은 면접을 보고 직장을 옮길 때마다, 역시 한 놈만 패는 게 정답인가? 라는 생각이 온몸을 휘어 감는다. 진로 스트레스로 너무 혼란스러워서 미칠 거 같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가장 최근으로 나의 이직 내용은 쿠팡에 이어 대한통운으로 몸값을 올려 근무하고 있는 중이다. 더 이상 늦은 시간 빌라촌을 쿠팡 카로 헤집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CJ 유니폼 패딩을 입고 시선도 받으며 이른 시간대에  퇴근할 수 있지만 사실 여기도 현재 정리 중인 상태다. 자동차 전공인 나는 늘 운전직에 목말라 있었다. 첫 직장 쿠팡은 적성에 잘 맞았고 능률도 좋았다. 그게 현재 있는 곳에서 나를 오랫동안 놓아주지 않고 붙잡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저니맨 인생은 언제나 나를 붙잡는 곳에 쉽게 정을 떼지 못했지만, 지금의 나는 진정 저니맨이다. 
 후배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결국 전문직과 사업(창업)이 답이다. 정답이라고? 짧은 인생 살아오며 이 세상에 정답은 없다는 걸 몸소 깨달았지만 근사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돈, 가치, 복지, 대우, 미래 이 모든 것들을 생각한다면 전문직과 사업(창업)이 근사치에 가깝다. 여기서 사업은 범주가 워낙 넓고 성공과 안정의 기준이 모호하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오래 이어갈 수 없기도 하고. 그렇지만 시장은 열려 있다. 
 전공을 정했다면 관련된 전문자격은 갖춰야 한다. 그리고 전공에 국한되지 말고 직업과 직결되는 자격증 취득 또한 많을수록 좋겠다. 쓸데없는 분야의 공부나 경험 쌓기는 버려라. 세상이 변했다. 방향 없는 공부나 경험보다 생산이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어떠한 경제활동보다 유리하다. 내가 말하는 '생산'은 일을 말한다. 나름 쉬지 않고 일을 해왔다. 10대 시절해외연수로 시작해서 각종 아르바이트를 통해 배우고 경험을 해왔다. 20대에 들어서는 무조건 경험보다는 돈에 경제적 가치에 중점을 두었다. 실제로 내가 우리대학 후마니타스 독서대회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이유도 상금 때문이었다. 후마니타스 독서대회 참가해서 상을 놓쳐본 적이 없었다. 다만 대상을 차지하지 못해본 건 큰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인생은 언제나 선택의 갈림길, 후회의 연속, 이별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 아파하지 말자. 난관에 부딪혔다면 그 상황을 즐기자. 해결책은 늘 있는 법이다. 정답은 내 안에 있고 해답은 현장에 있다.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려라. 대학에서 만난 수많은 인연들을 소중히 여겨라. 교수님은 물론이고 우리대학 여러 사업단 선생님들과 교류를 하라. 결국엔 자신에게 긍정적 힘으로 돌아올 것이다. 

김재현(스마트자동차공학부 14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