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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리포트] 자신의 글 종이 위 활자로 새겨지는 것, 가슴 뛰는 일

작가로 거듭난 우리대학 학생들 『둘러앉아 속살거림』, 『달포이야기』, 『흰 눈 위, 우리의 발자국』 출판

2022-03-28     원대신문

 우리대학 학생들이 협력해 작성한 글이 이번 달 마침내 책으로 출판됐다. 
 중앙도서관 주관으로 진행된 책 쓰기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중순 시작해 지난 2월 마무리됐다. 총 24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그 결과 『둘러앉아 속살거림』, 『달포 이야기』, 『흰 눈 위, 우리의 발자국』 세 권이 세상에 공개됐다. 출판된 도서들은 중앙도서관에 소장 중이며 전자책으로도 열람이 가능하다. 봉황 BBS를 통해 중앙도서관에 입고됐음이 알려진 다음 날 바로 세 권이 모두 대출될 정도로 학교 구성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해당 도서들은 국립중앙도서관에도 등록될 예정이다. 
 책 쓰기 프로젝트는 6주 동안 학생들이 서로의 글을 합평하고, 신춘문예 현직 작가의 피드백을 받으며 진행됐다. 1주차에는 출판시장에 대해, 2주차에는 '날씨가 좋아'를 표현하는 20가지 방법에 대한 수업이 이뤄졌다. 이후 3주차 독자의 흥미를 끄는 도입부 작성법 수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쓰기가 시작됐다.
 이어 4주차 신춘문예 작가와 초고 완성하기, 5주차 퇴고하는 방법 및 맞춤법 수정, 6주차 작가소개 작성 및 책 제목&디자인 정하기를 끝으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됐다. 글 작성과 수정, 책 제목 선정, 표지 구상까지 출판의 전반적인 부분을 학생들 스스로 해나갔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큰 의의다. 또한, 교류가 없었던 학생들이 만나 서로의 글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서 친밀감을 쌓다 보니 새로운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나아가 비대면으로 진행돼 방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학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한 출판사 '글ego' 측은 참여자들의 글 솜씨를 늘리기 위한 미션을 매주 제시했다. '일상 속에서 짧은 글 3편을 작성한 뒤 SNS에 게시하기', '날씨와 먹었던 음식을 문학적으로 표현하기', '마음에 드는 책을 한 권 골라 필사하고 느낀 점 혹은 배운 점 적기' 등 참신하고 다양한 미션을 제시했다. 참여자들은 수업을 듣고 글을 쓰는 와중에 미션까지 수행하며 글 솜씨를 높일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소설, 수필, 시 등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된 원광 구성원들의 작품을 〈원대신문〉과 함께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둘러앉아 속살거림』
 『둘러앉아 속살거림』은 가장 많은 학생이 참여했다. 해당 도서에는 ▲원(이다빈) ▲서장(序章)(김은토) ▲나의 소중한 순간들(김인하) ▲뽀돌 펜던트(오유림) ▲행복한 인형술사(김다혜) ▲꿈으로(이영) ▲타로(신월) ▲Transparent dependence: 투명한 의존(진나연) ▲각자 자리에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던 우리는(서은서) ▲상처와 밴드의 일기장(김민지)으로 구성된 10개의 작품이 실렸다. 『둘러앉아 속살거림』은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마음 깊은 곳에 묻어뒀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해 엮은 느낌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판타지 소설 비중이 큰 것이 특징이다. 
 해당 도서 참여자 중 한 명인 오유림 씨(간호학과 4년)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지만 동력이 돼 줄 사람이 없어 쉽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그 소망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며 참여 계기를 밝혔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가한 분들과 소설을 공유하며, 그분들이 내 소설에 기대를 걸어줬다. 그 기대에 힘입어 더 열심히 쓸 수 있었으며, 나만의 세상에서 내 이야기를 마음껏 펼친 특별하고 값진 기회였다"고 참여 소감을 덧붙였다.
 또 다른 참여자인 이옥영 씨(스포츠과학부 17학번)는 "글을 쓰는 법, 완성된 소설, 그리고 곧 도착할 책. 내가 얻은 건 그게 다가 아니였다"며, "수업 시간 동안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 분들과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이 큰 수확이였다"는 소감을 SNS에 기재했다.

 『달포 이야기』
 『달포 이야기』는 총 7명의 작가가 참여한 도서로, ▲자유롭고 싶은 나(최은정) ▲사람은 추억을 먹는다(한유빈) ▲동거인(김바다) ▲열하고 아홉, 파도치듯(박수빈) ▲쉼 없이 달려오며 행복을 저축했지만, 이자는 만성피로였다(송승민) ▲애틋함을 느껴, 녹고 있는 눈에게도(김규리) ▲나는 커서 그냥 내가 됐다(이재준)로 구성된  7개의 작품이 실렸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친구들이 한곳에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책 소개 글과 같이 『달포 이야기』는 7명의 작가가 지닌 각기 다른 색의 글을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엮어낸 책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채로운 감정이 돋아나는 것이 강점인 책이다. 책 서두에 일곱 작품 모두 공통적으로 소중함을 다뤘다는 말처럼,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마음 깊숙한 곳에 숨겨뒀던 소중한 것을 떠올릴지도 모를 일이다.
 『달포 이야기』의 작가 중 한 명이자 책 쓰기 프로젝트 참여자인 이재준 씨(영어교육과 4년)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계기에 대해 "어릴 적부터 나만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책 쓰기 프로젝트 참여 공고를 보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글을 업으로 삼은 모든 분을 존경하게 됐다"며, "오는 5월을 목표로 '어른을 위한 그림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흰 눈 위, 우리의 발자국』
 『흰 눈 위, 우리의 발자국』은 앞서 소개한 책과 마찬가지로 ▲돌아보니 사랑이었던(김인준) ▲지부작족(知斧斫足)(황설탕) ▲순간을 기록하다 for me(김세희) ▲당신은 당신이지 못했다(박혜린) ▲축구계의 로맨티스트와 유다(정동진) ▲괜찮아요, 전 진짜 괜찮아요(황정영) ▲가을에 살던 사람들(권성태)로 구성된 총 7개의 작품이 실린 책이다. 책 제목처럼 겨울 냄새를 잔뜩 머금은 글부터 본인의 대학생활을 시로 표현한 작품, 재미있는 축구 이야기 등 다양한 작품이 담겨있다. 글에는 생각보다 많은 힘이 있다는 책 서두처럼, 이 책은 누군가에게 감동과 행복, 혹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작품으로 가득하다.
 『흰 눈 위, 우리의 발자국』의 작가 중 한 명인 정동진 씨(탄소융합공학과 3년)는 "나이, 성별, 가치관 등이 다른 우리대학 학우들이 모여 본인의 이야기 혹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고 책을 소개했다. 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자료조사 및 문맥의 어색함 등 힘들었던 점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글이 재미있다는 반응을 들었을 때는 정말 보람찼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책 쓰기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재미있어 보이는 일은 다 해보고 싶다. 그래야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 같다"며, "학우 여러분도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신의 글이 화면 너머가 아닌 종이 위 활자로 새겨지는 것은 무척 가슴 뛰는 일이다. 그 떨림은 하나의 콘텐츠로써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여운이, 또 다른 이에게는 기발한 영감이 되고는 한다. 콘텐츠의 무한한 재생산은 이런 용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끄적임이 끄덕임을 만든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출간된 세 권의 책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으면 한다.
 한편, 우리대학 중앙도서관은 이번 재학생 글쓰기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초성퀴즈, 신입생 이벤트, 논문 작성법 교육 등 재학생들을 위한 여러 이벤트 및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학우는 중앙도서관 홈페이지 및 봉황 BBS를 참고하기 바란다.


김다혜 기자 kdh07165k5k@wku.ac.kr
김정환 기자 woohyeon17@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