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카지노

[문화카페] K팝 시장과 '걸그룹 천하'

끊이지 않는 가사와 뮤직비디오 성상품화 논란 대중가요 표현 방식 따져, 올바른 문화 형성해야

2022-09-27     원대신문

 K팝 시장에 유례없는 '걸그룹 천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 멜론의 메인 차트인 '톱 100'의 1∼10위를 모조리 K팝 걸그룹이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신인 걸그룹 뉴진스가 '어텐션(Attention)'과 '하이프 보이(Hype Boy)'를 각각 1·2위에 줄 세웠고, 월드스타로 부상한 블랙핑크는 신곡 '핑크 베놈(Pink Venom)'을 발매와 동시에 3위에 진입시켰다. 아이브는 히트곡 '러브 다이브(Love Dive)'로 발매 4개월이 지나도록 차트 6위를 지키고 있고, 소녀시대는 10위를 차지해 데뷔 15년째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K팝이 성행하고 있는 동시에 가사와 뮤직비디오 등 일부 부분에서 문제와 논란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뉴진스 '쿠키' 가사 선정성 논란
 최근 유튜브와 SNS 등에서는 뉴진스의 타이틀 곡 '쿠키'의 가사가 미성년자가 부르기에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적된 가사는 '내가 만든 쿠키 너를 위해 구웠지', 'If you want it You can get it(원하면 먹을 수 있어)', '내가 만든 쿠키 우리 집에만 있지 놀러 와' 등으로 직접 만든 쿠키로 상대를 유혹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접한 해외 대중들은 "멜로디는 좋지만 가사가 놀랍도록 선정적이다"며 이를 비판했다. 서양 문화권에서의 쿠키는 여성의 중요 부위를 의미하는 속어,       'Eat my cookie'는 특정 성행위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노래를 접한 해외 팬들은 "명백히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고, 제작자들이 이를 인지하고 작사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뉴진스의 멤버가 04년생부터 08년생까지 모두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논란은 더 크고,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뉴진스 측은 "쿠키는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정성스럽게 쿠키를 굽는 마음으로 만든 팬 송"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미성년자임을 알아야 한다", "미성년자 성 상품화 문제를 일으킨다" 등 팬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출처 : 뉴진스 '쿠키' 뮤직비디오 장면

가사만큼이나 문제 되는 뮤직비디오
 음악에서 가사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다면 뮤직비디오라고 할 수 있다. 뮤직비디오는 음악 홍보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MTV가 개국하면서 영상음악이 널리 퍼지게 됐다. 개국 이후 뮤직비디오는 대중음악계의 판도를 뒤엎었고, 오디오가 비디오로 이동했다는 것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는 음반 못지않게 뮤직비디오를 소비한다. 현재 K팝 시장에서 뮤직비디오는 단순 마케팅을 넘어 시청각적 문화콘텐츠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 고로 파급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뮤직비디오에서의 논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2년 전 발매된 블랙핑크의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의 뮤직비디오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뮤직비디오에는 멤버인 제니가 간호사 역할로 등장한다. 제니는 지금은 사라진 간호사 모자부터 몸에 딱 맞는 간호복과 짧은 치마, 높은 빨간색 하이힐을 신었고,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하루 만에 대중의 입방아에 올랐다. 페이스북 페이지 '간호학과·간호사 대나무숲'에서는 블랙핑크가 간호사를 성 상품화 시켰다며 비판 글이 쏟아졌으며, "30년도 넘은 구세기의 유물을 대중매체가 보여주고, 상기 시킨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는 "여성과 간호사에 대한 성적 대상화와 성 상품화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으며, 대한간호협회에선 "왜곡된 간호사 이미지를 심어주는 풍토를 없애기 위해 선정적인 장면이 예술로 포장돼서는 안 된다"고 시정을 촉구했다. 이후 '#간호사는코스튬이아니다'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지면서 결국, 블랙핑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뮤직비디오 속 간호사 복장이 나오는 장면을 모두 삭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대중가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가요는 널리 퍼져 대중이 즐겨 부를 때부터 만인의 노래가 된다. 대중은 가요를 소비할 때 가사에 집중하거나 뮤직비디오를 한 번이라도 접하게 된다. 어떤 노래든 가사나 뮤직비디오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 그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인 관념이 자리 잡기도 하고, 그러한 인식들이 모여 대중의 공감대가 된다. 즉, 대중가요는 파급력을 갖고, 그 속에 담긴 가사와 뮤직비디오는 대중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리는 대중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 민감하게 대중가요를 받아들여야 한다. 가사와 뮤직비디오는 음악이 주는 메시지를 파악하기 좋은 수단이고,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것들을 잘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만, 표현하는 방식을 따져보는 것이 올바른 대중가요 문화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대중가요의 가사나 뮤직비디오의 문제를 찾고, 잘잘못을 논하는 건 대중으로서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조혜연 기자 yeonsop321@wku.ac.kr
이은교 수습기자 dldmsry11002@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