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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권하다] 죽음이 소중하듯 현재의 삶에 충실할 것

문학 나눔 우수도서 선정…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 제시

2022-11-21     원대신문

 마음을 담아 쓴 글은 스스로를 치유하는 동시에, 타인의 마음도 치유할 수 있다고 합니다. 
 〈원대신문〉에서 새롭게 마련한 코너 '명작을 권하다'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사람은 일생을 살다가 언젠가는 죽음이라는 여행을 떠난다. 그 여행은 다른 여행과 다르게 설렘보다는 낯설다. 낯설지만 언젠가 떠나야 하는 여행, 바로 죽음이다. 누구나 언젠가 한 번은 떠나는 여행, 그 여행이 결코 낯설지 않도록 해주는 여행의 길잡이"
 「낯설지만 떠나는 여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는 문학나눔 우수도서에 선정(2019년 1분기) 되었다. 누구나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민해 본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말하거나 죽음과 관련된 단어를 보는 것, 심지어 듣는 것조차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세계의 공포와 불안, 그리고 무서움에 대해 미리 생각하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삶도 모르는데 어떻게 죽음을 알 수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죽음에 대한 관을 바로 이해할 때 가치 있는 삶고 인생의 목적도 이해할 수 있다. 
 저자인 최도운은 어린 시절 죽음의 세계를 체험하고 성직자(교무)의 길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공포의 대상으로서의 죽음이 아닌 생로병사의 한 단계로서 누구나 가는 통과의례의 과정을 진솔하게 다뤘다. 
 원불교의 시각이 아닌, 종교나 학술적 테마가 아닌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 본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다뤘다. 이 책은 먼저 죽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안내한다. 유교, 불교, 도교, 무교(巫敎), 기독교 등에서 바라보는 죽음과 장례문화, 그리고 불생불멸과 인과보응에 바탕한 원불교의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장묘문화에 대해서도 자상히 서술하고 있다. 매장문화, 화장문화, 자연장과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 미래시대에 맞는 장묘문화와 장례문화시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해외의 다양한 사례도 제시하고 있다.
 삶과 죽음은 손바닥과 손등의 관계를 연상시키지만 저자는 죽음을 보는 두 개의 시선, 즉 사자의례와 조상숭배를 보는 관점에서 달라진다고 적고 있다. 죽음을 보는 시선에 따라 우리가 대하는 의식을 종교적 관점에서 조명해보고 다른 나라들이 보는 죽음에 대한 관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저자가 꾸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죽음준비교육과 생사체험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최도운은 "인간이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 두려움을 극복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인식으로 죽음을 이해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며 "죽음준비를 하게 되면 자아를 성찰하고 현재의 삶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며 인생의 목표설정과 그 목표에 도달하고자 하는 노력과 정성이 지극해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생사체험 코스를 만들어 청소년을 비롯하여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죽음강의-명상체험-유언서작성 및 낭독-명로체험-입관체험-감상나누기'로 진행되는 4시간의 체험 코스지만 그 과정을 한번 체험한 이는 진정한 삶에 대해 고민하고 인생을 좀 더 소중한 시간으로 인식하는 모습에서 누구나 생사체험의 프로그램은 청소년 범죄와 자살에 대한 사회적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단 한번 밖에 없는 인생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우리는 불과 2~30년 사이에 적지 않은 장례문화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장(火葬)이고 수년전부터 불고 있는 수목장(樹木葬)을 비롯하여 간소하고 겉치레가 없는 장례문화가 만들어 지고 있지만 죽은 자와 산자의 관계가 너무 단순해지고 형식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가족 공동체가 좀 더 밀착하고 생과 사가 먼 거리의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의 도입을 생각해 볼 때라고 주장한다. 즉 합장도 사후 부부만이 들어가는 곳이 아닌 그의 후손도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서열문화 중심에서 공동체 문화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묘원의 이름도 묘지의 개념에서 벗어나 이용객들이 언제나 찾아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식공원의 개념으로 인식의 패러다임을 바꿀 시간이 됐다는 것이다. 고인을 모신 곳은 무조건 잔디로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우리 눈에는 풀로 보일수도 있는 야생화로 조성한 독일의 사례를 들어 독자들의 머리를 끄덕이게 한다.
 이와 같이 각 나라의 묘지 문화에 대해 설명하며 남의 눈을 의식한 곳이 아닌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휴식과 여유를 선물할 수 있는 시공간의 개념을 도입해 잘못된 병폐를 시정하고 죽음과 삶이 하나인, 끊어지고 잊혀진 존재가 아닌 생활 속의 의미 있는 공간으로 후손들이 찾아와 고인을 추모하며 명상 등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고개를 주억이며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독자들이 많았으면 좋겠고 삶과 죽음은 결국 둘이 아님을 알고 죽음이 소중하듯 현재의 삶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그렇게 할 때 행복은 어느새 눈앞에 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최영훈 교수(원불교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