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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소리] 세 줄 요약 아니면 읽지 않는 사람들

2024-04-29     원대신문

정보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 모니터의 한 화면에 나타나지 않아서 내용을 보기 위해 마우스의 스크롤바를 계속해서 내렸던 경험이 있는가? 디지털 기기의 확산으로 책이나 긴 글 읽기를 어려워하면서 세 줄로 요약해달라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다섯 줄에서 열 줄은 너무 긴 것 같고 한두 줄은 너무 적은 것 같아 적당한 양의 세 줄의 요약본을 요구하는 온라인 댓글이 자주 눈에 띈다. 서론-본론-결론의 문단 구조로 쓰인 글이 익숙하기 때문에 세 줄 요약은 가장 적절한 대응 방법이었다.

 지나치게 긴 글이 오히려 혼란을 줘 세 줄 요약이 마냥 잘못된 것은 아니다. 글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짧아져도 너무나 짧아지고 있는 게 문제다. 남이 해준 요약에만 의지하다 보면 인공지능보다 못한 인간이 되기 십상이다. 정보를 받아들이기 전에 팩트 체크는 필수다. 타인이 올려준 정보만 수용하는 태도는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할 의지조차 없어 보인다. 요약되지 않은 정보는 무가치한 정보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높아졌다. 

 '세 줄 요약 증후군' 이라는 단어가 일종의 '밈'으로 등장했지만 어느샌가 세 줄 요약 없이는 글의 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가 돼버렸다. 효율적 사고의 본능으로 세 줄 요약기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면 말 다 했다.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정보를 다 쫓을 수 없는데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헤엄치려는 무의식적 욕구가 발현된 것이다. 

 기존에 존재하는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수용하기는 쉽지만, 새로운 정보에 대해 의심하는 것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스스로 긴 글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면 전반적인 독해와 작문 실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정보를 발견하고 확인하려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현서진(문예창작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