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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을 권하다] 이미 죽은 경제학자의 사상이 오늘날 우리의 생각을 지배한다

토드 부크홀츠,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추천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현대 경제학 입문서

2024-06-03     원대신문

 

   우리는 경제 없이 단 하루도 행복할 수 없다. 경제란 생산활동과 소비활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자원배분, 소득분배, 교환, 분업 등이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여기서 핵심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공평하게 분배하여 효율적으로 소비하느냐가 중요하다. 인류의 역사는 생산과 소비의 역사이다. 
   경제의 성장은 과학기술과 자본축적이 주도한다. 과학기술과 자본축적의 역사가 생산 혁명의 트리거이다. 생산 혁명은 소비혁명을 낳고 문명사회를 변화시킨다. 따라서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과 문화, 그리고 역사를 통찰하는 것이고 국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다. 
   칼 마르크스는 "물질적 생활 능력은 사회적, 정치적, 지적 생활 형태를 좌우한다"며 "의식이 생활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이 의식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모든 국가사회에서 체제 유지를 위한 법, 문화, 종교, 도덕, 가치관 등 상부구조(Superstructure)는 하부구조(Infrastruture), 즉, 경제구조에 의해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모든 사회문제는 경제문제와 맞닿아 있고 지구상 대부분의 국가들은 경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고 교류하며 협력한다. 경제가 하나가 되고 평화적인 경제교류가 이루어질 때 세계는 질서를 유지하고 풍요를 나눌 수 있다. 따라서 경제를 이해하고 경제를 예측하며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을 갖추는 것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그리고 세계사적 과제이다. 경제를 올바로 이해하고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대부분의 사회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사상이란 이를 위한 안내 지도이고 진단서이며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 경제사상가들은 시대가 직면한 경제문제를 설명하고 진단하며 처방전을 제시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운 새로운 사상의 개척자들이다. 우리는 그들이 통찰한 시대를 앞선 아이디어를 빌려 세상을 읽고 문제를 진단하며 해법을 찾아온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가르치는 경제학 교과서나 연구논문들은 건조하고 복잡하며 난해한 수학모형으로 가득하다. 또한 경제학이나 경제사상의 기반을 이루는 경제학의 고전 중의 고전들, 즉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n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종속의 길(The road to serfdom),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Das Kapital)등은 분량도 방대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경제학은 선택과학(choice science)이다.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고 모든 국가·사회문제도 선택에서 출발한다. 경제학은 자녀, 교육, 종교와 범죄와 처벌 스포츠, 예술, 성차별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경제학은 우리의 삶과 사회적 문제, 국가의 정책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의 통찰을 얻는데 도움을 준다.
   필자는 원광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30여 년을 봉직해 왔고 이제 정년을 1년여 앞두고 있다. 30여년 동안 건조하고 어려운 경제학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교재개발에 집중해 왔다. 하여 그동안 쉽고 흥미로운 경제입문서를 여러 권 출판한 바 있으나, 이 코너에서는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어려운 경제사상을 쉽고 흥미롭게 정리하여 스테디셀러가 된 토드 부크홀츠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를 권하고 싶다.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이후로 200여 년 동안 경제사상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경제사상들을 연계하여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책은 수많은 경제학자들의 경제사상을 일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에서 배어난 에피소드까지 흥미롭게 서술하고 있다. 토드 부크홀츠가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개론을 가르치던 때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강의 상인 '앨런 영 상'을 수상한 경제학 입문서다. 
   이 책은 현대경제학에 영향을 미친 경제학자들의 경제사상과 시대적 배경, 경제학자들의 생애와 에피소드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 명저이다. 이 책은 지난 200년 동안 경제사상을 이끌어 온 위대한 사상가들인 애덤 스미스, 맬서스, 리카르도, 존 스튜어트 밀, 마르크스, 마셜, 베블렌, 케인스, 밀턴 프리드먼, 뷰케넌 등의 경제사상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다루고 있다. 
   위대한 경제학자들은 이미 죽은 지 오래이지만 그들의 아이디어(사상)는 현재의 우리의 생각과 세상을 보는 인식의 눈을 지배하고 있다. 세계 대공황의 위기를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그의 역작 일반이론에서 "경제학자 및 정치철학자의 아이디어의 힘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이다. 세계는 그 아이디어들이 움직여 나간다. 어떠한 지적 영향도 받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실질적 인간조차도 사실은 이미 죽은 어느 경제학자의 노예이기 일쑤이다.
   좋은 일에 이용되든 아니면 나쁜 일에 이용되든 궁극적으로 위험한 것은 기득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디어(사상)의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통해서 우리를 지배해 온 기존의 경제사상적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사상)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사상적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남호 교수 (경제금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