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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초(秒)를 다투는 작업

전주 MBC 방송국(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2014-03-21     김정철 기자

 'ON AIR'. 방송이 시작했음을 알리는 문구입니다. 왜 하필 'ON AIR'일까요. 이는 '공기 중에 전파가 떠 있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즉 현재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는 거죠. 매일 TV를 접하지만, 우리가 보는 프로그램들은 국원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완성작입니다. 본지는 TV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전주 MBC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2일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주 MBC에 다녀왔다. 오후 8시에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8시 뉴스데스크'를 지켜보기로 예정돼있었다.
 방송국에 도착한 시각이 오후 6시. '8시 뉴스데스크' 촬영까지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방송국 안내는 심영환 국장이 직접 맡아줬다. 심 국장은 현재 전주 MBC 테크니컬 디렉터(TD)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1층에 위치한 '송신실', '스튜디오', '뉴스센터'를 둘러볼 예정이다. 이곳은 방송 프로그램 진행에 있어 조명, 음향, 자막 등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작업실에 들어가기 전 관계자는 모두에게 슬리퍼를 건넸다. 기계장비들의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방송국 내부에서는 위생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진다. 슬리퍼를 신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가장 먼저 송신실에 들어섰다. 입구를 기준으로 좌측은 '뉴스센터', 우측은 '스튜디오'가 위치하고 있다.
 송신실 좌측 벽은 모니터로 가득 매워져 있었다. 전주 MBC, 서울 MBC, 타 방송국 채널 등 모니터마다 각기 다른 채널이 방영되고 있었다.
 전주 MBC에서 마스터 디렉터(MD)로 근무하고 있는 임평종 씨는 "우리 전주 MBC 채널뿐만 아니라 서울 MBC채널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본부(서울)와 같은 시간에 똑같은 방송이 송출돼야 하기 때문에 늘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신실은 '주조정실'로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모든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알맞은 시간대에 TV 프로그램을 배치·전송하기 때문이다. 송신실은 상당히 중요한 작업이 이뤄지는 만큼 24시간 내내 운영된다. 현재 4교대로 작업하고 있으며 한 교대 당 8시간씩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에는 스튜디오로 향했다. 송신실과 스튜디오 사이에는 짧은 복도가 있었다. 좌측은 숙직실, 우측은 CAR(Central Apparatus Room)이다. CAR 내부에 진열된 장비들은 송신실에서 작업한 내용을 스튜디오 혹은 뉴스센터로 보내준다. 즉 송신실과 스튜디오 그리고 뉴스센터를 이어주는 공간인 것이다. 
 행여 이 장비들이 고장 나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방송 제작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CAR은 철저하게 관리된다. 24시간 냉방상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관리·점검하고 있다. 
 복도를 지나 스튜디오에 진입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송신실과 비슷했다. 입구 맞은편에는 모니터가 가득했다. 하지만 취재 당시 사용하고 있는 모니터는 하나도 없었다. 스튜디오에서는 생방송, 녹화, 종합편집이 이뤄진다. 입구 맞은 편 좌측에는 부스가 하나 설치돼있었다. 아나운서나 성우들이 녹음작업을 하는 공간이다. 그 외 다른 작업은 송신실과 유사했다. 
 시간을 보니 곧 8시였다. '8시 뉴스데스크'를 보기 위해 서둘러 뉴스센터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고 다시 송신실을 지나 뉴스센터로 들어섰다. 뉴스센터 업무는 5가지로 나눠진다. 조명, 카메라, 비디오파트, 자막, 오디오가 그것이다. 
 8시가 되자 국원 5명이 각자 맡은 자리에 앉았다. 곧 8시 뉴스데스크가 시작됐다. 시작과 동시에 <뉴스센터>에 정적이 일었다. 여성 아나운서가 멘트를 시작하자 국원들도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한 국원이 큐시트(라디오나 TV 프로그램의 제작에 있어 연기자, 카메라맨, 기술자의 동작이나 진행순서를 기입한 일람표)에 맞춰 다른 국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국원들은 '수퍼 인(Super in·뉴스 화면에 자막이나 이미지를 내보내라는 신호)', '아웃(Out·뉴스 화면에 자막이나 이미지를 빼라는 신호)', '카메라 투(Two·두 번째 영상소스로 돌리라는 신호)'하는 신호에 따라 자막을 덧붙이고 영상을 교체했다. 뉴스가 진행되는 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때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신호 외에 다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별다른 사고 없이 8시 뉴스데스크가 마무리됐다. 분위기는 풀어지고, 국원들은 일제히 '수고하셨습니다'를 외치며 퇴근을 준비했다. 뉴스데스크가 마지막 작업인 모양이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잠시 뉴스공개홀을 구경했다. 뉴스공개홀은 뉴스센터 우편에 위치한 출입문을 통해 출입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원형 계단을 내려가면 바로 세트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8시 뉴스데스크'와 전주 MBC 일요 프로그램 '반갑습니다' 촬영이 이뤄진다고 한다.
 전주 MBC에서 마스터 디렉터(MD)로 활동하고 있는 임평종 씨는 "MBC에서 보내진 전파는 무악산 송신소를 거쳐 일반 가정집으로 전달된다. 이렇듯 지상 무선국을 통해 내보내지는 방송을 지상파방송이라 일컫는다. 반면 케이블 방송은 동축케이블이나 광케이블 등의 유선 케이블을 이용하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송신소에서 일반 가정에 전달되기까지 방송은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쳐 완성된다. 국원들 중에는 초시계를 매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초(秒)를 다투는 방송국의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방송국을 돌아다니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일반적인 시계는 시간을 따라 흐른다. 1초… 2초… 이렇게 말이다. 방송국에는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디지털시계가 있다. 
 이 시계는 프로그램이 종료되기까지의 시간을 보여준다. 국원들은 정확한 타이밍에 알맞은 화면을 전송하기 위해서 언제나 거꾸로 가는 시계에 시선을 둔다. 방송국의 시간은 거꾸로 가는 듯하다.
 
 
  김정철 기자 dokr9318@w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