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에서는 창간 58주년을 맞아 정세현 총장을 만나봤습니다. 지난 2010년 12월 우리대학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해 온 정세현 총장으로부터 이임을 앞둔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지난 2010년 12월 총장으로 취임해 어느덧 4년의 재임기간이 다 돼 가는데요. 총장직 이임을 앞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0년 말 원광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이듬해 8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됐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고통스럽고 분주한 1년을 보냈죠. 먼저 입학정원의 10%를 감축했습니다. 11개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죠. 다른 지표들이 정책 조절을 통해 가능했던 것에 반해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지표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 결정적 관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취업률을 제고시키기 위해서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을 이뤄냈고 취업률 전국 2위라는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그 결과 본교의 모든 평가지표들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고 1년 만에 재정지원제한 대학을 탈피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2013년에는 교육부의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46억 원을 수주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에는 정부재정지원사업 5관왕을 달성해 향후 5년 간 호남권 사립대학 중 최대 지원금인 441억 원을 확보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4년 간의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이제야 순풍을 만나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2011년 말 우리대학이 위기에 처한 이후 교직원과 학생들이 가졌던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만 있다면 수도권에 위치한 대규모의 대학에 결코 뒤처지지 않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지난 경험을 잊지 않는다면 지방명문사학이 아니라 한국명문사학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총장으로 취임한 후 이듬해 5월 <원대신문> 1160호(개교기념호)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이루고자 하는 일로 '외형과 내실 간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꼽았는데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는지요?
  우리대학은 규모 면에서 전국 20위권에 있지만 각종 외부평가에서 규모나 명성에 걸맞는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외형과 내실 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커다란 장벽을 뛰어 넘느라고 모든 역량을 일단 거기에 올인하는 바람에 내실화의 목표가 달성이 다소 지연됐습니다. 그러나 학과통폐합과 정원감축을 통해 입학경쟁력을 강화시켰죠. 교수님들의 연구력이 꾸준히 향상됐고 외부연구비 수주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수년 내에 우리대학에 내실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대학은 위기를 극복한 이후 여러 사업에 선정되면서 재도약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대학 중 원광대학교의 위상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나요?
  과거 우리대학은 교육부의 엄격한 평가지표에 대비하지 못해 2011년 가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로 인해 2년 간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 사업에도 선정되지 못했죠. 그러나 교내 전 구성원의 노력으로 1년 만에 위기를 탈피하고 2013년에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됐습니다. 이는 우리대학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했다는 점과 교육부의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2014년에는 더 많은 쾌거를 이뤘습니다. 첫번째로 영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에서 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2년 동안 최대 50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창업과 취업에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게 됐죠. 두 번째로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돼 3년 간 약 15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 산업을 이끌어 갈 최고의 창조인재를 양성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세 번째로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에 호남 제주권역 사립대 1위로 선정돼 5년 간 190억 원을 지원받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대학의 전략적 특성화 학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최근 수주 결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대학은 호남권 사립대학 중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해도 될 만큼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4대 특성화 중 의생명 특성화, 그린에너지 특성화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성과를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의ㆍ생명 특성화와 그린에너지 특성화는 지방대학특성화사업(CK-1)에서 그 결과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에는 최종 선정된 5개의 특성화사업단이 존재하는데 '대학 자율 유형'과 '국가 지원 유형'에 각각 '안심안전 농 식품산업 인력양성 특성화사업단'과 'NT-BT 기반 바이오/식품 소재 유효성 평가 융합 인력양성 특성화 사업단'이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됩니다. 우리대학 의ㆍ생명 특성화 및 전략적 지원 분야의 장대한 발전의 첫 발을 디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Eco-Green 건설기술 창의전문인재 양성 특성화 사업단'도 연 7억 원씩 5년 간 지원을 받게 돼 공과대학의 발전은 물론 그린에너지 특성화 분야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그동안 특성화를 위한 인프라는 전국 어느 대학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구축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ㆍ생명 특성화와 그린에너지 특성화 분야는 미진하게 여겨졌죠. 이 분야는 정부재정지원사업에 힘입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사업 수행기간 동안 익산식품클러스터 및 전북혁신도시 입주 식품분야 공기업과의 긴밀한 유대를 통해 한층 더 성숙한 성과를 내리라 기대합니다. 그린에너지 사업도 공과대학이 주체가 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계속 역량을 집중하다 보면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재정건전성 확보 문제와 관련한 난제를 안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입학자원 감소에 따라 교육부는 재정지원을 조건으로 모든 대학에 입학정원 감축과 학문단위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도 과거 10%의 정원감축과 더불어 앞으로도 4%의 추가 감축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따라서 다른 모든 대학들처럼 우리대학도 등록금 감소에 따른 긴축 재정 운용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 1년 간 대학부속 병원에 대한 경영진단 컨설팅을 실시했습니다. 대학병원 사업구조 최적화와 함께 의ㆍ치ㆍ한 10개 병원을 8개로 내실화했습니다.
  특히 전문 컨설팅업체의 평가를 통해 의ㆍ치ㆍ한의학과 학생들에 대한 임상실습 교육원가의 기준이 새롭게 설정됐습니다. 교육실습을 담당하는 임상교원의 급여에 대한 학교와 병원 간의 분담 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함으로써 학교의 재정적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됐습니다. 2014학년도 회계가 시작되는 3월부터 현재까지 8개 대학부속병원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임상교원 인건비 전출이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총장 재임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어떤 것인지요? 또한 의도했던 숙원사업 중 이루지 못한 것이 남았다면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사립대학은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수익을 목적으로 학교를 설립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으로 임기를 시작하기 전 우리대학이 상대적으로 튼튼한 재단을 갖추고 있다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와보니 재정적으로 튼튼한 대학은 아니었습니다. 근근히 버티는 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이 매우 당황스러웠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총장은 총 책임을 진다는 뜻입니다. 총 책임자로서 이 일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많은 고민을 했고 그 방편 중 하나로 11개 학과를 통폐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못 다 이룬 숙원사업으로는 4대 특성화 사업을 늦게 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우리대학이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에선정되지 않았다면 지난 2011년부터 4대 특성화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지난해부터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난해 발대식을 한 후 1년 7개월 만에 총장 임기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80세에 아들을 낳고 떠나는 기분이네요. 4대 특성화 사업은 2020년까지 학교가 추진해야할 비전입니다. 형식적으로 진행할 것인지, 예산이나 제도적인 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성과를 낼 것인지는 차기 리더십의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대신문>이 올해로 창간 58주년을 맞아 11월 3일자로 1257호를 발간합니다. 대학언론기관으로서 <원대신문>의 역할에 대한 조언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학신문이 예산부족에 학생들의 무관심까지 겹쳐 위상이 축소돼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자부심을 가지기 바랍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있듯이 칼로 사람의 행동은 막을 수 있지만 마음은 움직일 수 없다고 합니다. 좋은 글이 세상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이야말로 위기에 놓인 우리대학을 바로 세워 비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관심한 학생과 구성원들을 일깨울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원대신문>이 할 수 있습니다.
 
  이제 12월에 총장직 이임을 앞두고 있는데, 이후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휴식 기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총장직을 맡은 이후 4년 동안 짐을 가득 싣고 전 속력으로 달려왔습니다. 이제 잠시 휴게소에 머물고 싶네요. 쉬는 동안에는 국내나 해외여행을 다니고 싶습니다.
  그러나 통일이나 외교 문제는 놓지 않고 언론 인터뷰나 강연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지금보다는 여유로운 상태에서 가능하겠죠. 그 밖에도 기회가 된다면 원광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12대 차기 총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학령인구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라북도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8%에 해당하며 그 중에서도 익산시는 인구 30만 명이 거주하는 소규모 도시입니다. 우리대학이 호남 제일의 사학으로 전통과 명성을 유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향후 10년 이내에 현재 대학입학정원 56만 명의 30%에 해당하는 16만 명이 감소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천6백 명의 입학정원을 가진 대학 1백 개 정도가 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 제12대 차기 총장은 우리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입학경쟁력은 물론 조직의 슬림화와 재정운용의 효율성 극대화, 교육서비스 개선, 위기의식에 대한 구성원 간의 공유와 일치단결을 위한 노력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또한 앞으로 예정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 모델에 더욱 더 많은 노력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사주경계(四周警戒)하는 자세로 대학을 운영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내가 총장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전체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특히 학생들의 미래 설계를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향후 10년 간 우리에게 닥칠 교육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고 원광대 학교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모든 구성원, 특히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와 동참이 절실합니다.
  학생들의 경우 원광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전공에 따라 미래를 차근차근 설계해야 합니다. 다행히 향후 5년 간 정부재정 지원사업을 비교적 넉넉히 수주했습니다. 덕분에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인문학적 소양교육과 현장실습위주의 전공교육은 물론 취업과 창업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교육의 수혜자인 우리대학 학생들이 미래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적극적인 사고를 가지고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 정세현 총장과 인터뷰하는 본지 기자들. 우로부터 강신지 편집장 김정철 부편집장, 좌로부터 양수호 기자 권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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