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 독서의 계절이 지나고 겨울이 다가왔다. 하루사이 갑작스레 변한 날씨로 학생들의 옷도 두터워졌다. 일주일 뒤에는 기말 시험 기간이다. 한 학기 동안 노력한 정도에 따라 성적을 받아보겠지만 결과에 만족하는 학생은 적다. 성적에 만족하지 못한 학생들의 사연과 교수들의 결정 이유를 알아봤다. 성적 이의제기 신청 기간은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이다. 
 
▲ 성적을 확인하고 있는 우리대학 학생
 
 ▶성적 이의제기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본지에서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우리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앙케이트를 간단히 실시했다. 조사 결과 34명 중 약 44.1%(15명)가 성적 이의제기를 해봤다고 대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 묻자 '나보다 수업 태도가 좋지 못한 학우가 더욱 좋은 성적을 얻어서'가 53.3%(8명)로 가장 많았으며 '장학금을 받기 위해'가 33.3%(5명), '타과생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것 같아서'가 13.3%(2명)로 그 뒤를 이었다.
 
 ▶학생들의 입장
 학생 A씨의 경우 전공 수업을 듣는데 교수의 실수로 성적이 잘못 나와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조정되지 못했다. 양쪽 모두 애환이 있어 발생한 경우다. 학생은 충분히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문의했지만 방법이 잘못되었다. 교수가 받아줄 때까지 연락을 계속하거나 예의 없게 문의했다. A씨는 "교수가 갑이 되고 학생이 을이 되는 상황이다"며 "이 경우 교수 재량이기에 확실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 사례와 같이 교양 교수에게는 문의해도 전공 교수에게는 정당하게 문의하지 못한다는 학생이 많다. 괜히 교수에게 잘못 보일까봐 꺼려하는 것이다. 객관식 시험과 달리 주관식 시험은 교수의 자의적 판단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는 수업평가 기간에 강의 평가를 솔직하게 쓰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성난 문의는 교수도 불편하게 한다. 이와 관련해 B교수는 "예의 없는 학생의 전화를 받으면 대우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고 밝혔다. B교수는 서로의 고충을 덜기 위해 다음 수업부터는 학생들에게 전화번호를 주지 않으며 이메일로만 문의를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교수에게 문의해 성적을 상향 조정 받은 학생도 있다. 이 경우 누군가는 성적이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 교수가 지시한 분량을 충족했음에도 성적이 낮게 나와 문의한 경우다. 학생은 자신이 충족한 부분을 설명하며 다시 검토해달라고 요청한다. 대부분의 교수는 다시 검토해주고 타당한 이유도 말해준다. 낮은 성적 때문에 기숙사 입사에 어려움을 토로한 경우는 성적 조정이 되지 않지만 과제 검토를 요청한 경우 성적이 조정 되기도 한다. 주변에 부정을 저지른 학생을 얘기하면 이런 점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
 장학금을 받기 위해 문의하는 학생도 있다. 장학금을 받으려면 일정 평점이 되야 하는데 약간 모자란 경우다. 타학과 학생이라고 부당한 점수를 받았다는 학생도 있다. 이 학생은 아무리 노력해도 A를 받을 수 없어 복수전공을 포기했다.
 
 ▶교수들의 입장
 학생들의 이의제기 신청 중 성적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다. 학생들은 상대평가 방식을 알고 있음에도 불공정하게 성적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성적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 이의제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이 불평할 때마다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한다. 소극적인 방법은 점수를 공개하며 시험지에서 어떤 내용이 어떤 부분에서 감점이 됐는지 얘기해주는 것이다. 어느 정도 감점 됐기에 총 받은 점수가 얼마이고 평점으로 성적이 나뉘었다고 알려준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학생과 직접 만나는 경우도 있다. 작성한 시험지와 모범 답안을 제시하며 어떤 부분이 누락 됐고 틀려서 본인 점수는 얼마인지 알려준다. 대부분의 학생은 이해하고 수긍한다.
 이에 대해 C교수는 "타과 학생이라고 점수를 낮게 준적은 없다. 객관적이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점수를 더 주거나 덜 주지 않는다. 타과 학생이라고 점수를 낮게 주는 교수는 없을 거다"라며, "그러나 전공 학생이 점수를 더 잘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배워온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노력한다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타과 학생이라는 점 자체가 배움의 출발점이 달라 불이익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이의제기 이유는 장학금 때문이다. 학사 평가 규정은 상대평가로 성적이 배정되는데 석차를 올리려면 누군가는 끌어내려야 한다. 학기 초 성적 평가 기준을 공지하고 평가는 총점 순으로 규정에 따라 학점이 부여된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 팀별 과제는 무임승차하는 학생이 있어 조원들 간에 평가지를 나눠 줘 참여도를 확인하기도 한다. 서로 불만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나중에 본인은 열심히 했다고 주장하는 학생도 있다. 이 경우 C교수는"확인 작업 후에 다양한 요소를 합산해 최대한 공정하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는 교수는 많은 학생들을 관리해야 하기에 반대표를 통해 학생들과 소통한다. 모든 학생과 통화하는 것은 교수 입장에서는 시간 소모가 많은 일이다. 다른 학생과는 이메일로 소통하기 때문에 학생 문의로 힘들어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문의를 안하고 성적을 궁금해 하거나 장학금 받아야한다고 올려달라는 학생도 소수다. 이의 제기 문의는 대부분 왜 이 점수를 받았는지 궁금해하며 올려달라는 읍소형이다.
 
 ▶모두에게 바란다
 장학금 문제로 올려달라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 올려주지 않는다. 이 시기 성적 이의제기가 과열되는 이유는 일부 교수가 들어주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더 열심히 공부한 학생의 점수를 내릴 수는 없다. 학생은 정당한 사유라도 예의를 지켜 이의제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 교수는 권위 의식을 앞세우기보다 학생이 수긍할 수 있도록 설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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