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터란 3차원의 물체를 출력하는 기계이다. 3D 프린터는 1984년 발명됐지만 특허 기간이 만료된 최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3D 프린터는 무엇이고, 어떤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자. /편집자

    코가 없는 몽골 소년에게 코를 만들어준 일이 있다. 소년은 두개골에 숨 쉬는 구멍조차 없었지만 자신의 갈비뼈로 코를 만들어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피가 굳어 숨구멍이 확보되지 않자 의료진은 급히 해결 방법을 강구했다. 결국 소년의 코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3D 스캔으로 소년의 기도 모양을 연구했으며 3D 프린터로 소년의 신체에 적합한 모양, 재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사례는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기관을 삽입한 국내 최초의 수술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수술 성공의 핵심이 된 3D 프린터란 어떤 것을 말하는 걸까?


   3D프린터란 무엇인가
   프린터라고 한다면 종이 위에 글이나 그림을 인쇄하는 기계를 생각한다. 하지만 1984년 미국의 찰스 W. 헐(Charles W. Hull)이라는 발명가에 의해 프린팅은 더 이상 2차원에서 머물지 않게 된다. 3차원의 물체를 프린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때 사용하는 것이 3D 프린터이다.
   텅 비어있는 3D 프린터 안에서 3차원의 물체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가장 대표적이고 대중화된 방법으로는 재료를 한 층씩 쌓아 올리는 것이 있다.이때 재료는 주로 가루와 액체, 실의 형태를 이룬다. 이 재료는 녹아서 겹겹이 쌓이고 x축, y축, z축을 이동하며 물체를 출력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원재료 덩어리를 조각하는 방식이 있다. 하 지만 어떤 덩어리를 칼날로 조각하기 때문에 적층 방식에 비해 비효율적이고 굴곡이 많은 물체 제작에 한계가 있다.
   재료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적층 형식 3D 프린터는 작동 방식이나 재료에 따라 SLA, FDM, LOM, SLS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SLA라 불리는 기술은 1984년 찰스 W. 헐이 개발한 것으로 그 이름은 기술이 개발된 2년 뒤 명명됐다.SLA는 광폴리머(photopolymer) 를 레이저로 굳혀 물체를 만드는 방법이다. 광폴리머는 빛을 받으면 분자끼리 붙는 특성 을 갖고 있으므로 레이저에 노출함으로써 하나의 층을 만들 수 있다.
   FDM은 1988년 미국의 스콧 크럼프라는 발 명가에 의해 개발됐다. FDM은 플라스틱 또 는 금속 등의 원료를 녹여 노즐에서 짜내 적 층하는 방식으로 다른 3D프린터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따라서 FDM 방식은 보급형 프린 터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로부터 3년 후 인 1991년에는 캐나다에서 LOM, 독일에서 SLS방식의 프린터가 출시됐다.LOM은 수지 필름이나 종이 등과 같은 얇은 재료를 쌓고 조각하며 그것들을 접착하는 방식이다.
   SLS는 금속, 세라믹 등의 분말로 된 재료를 얇게 깔고 레이저로 굳히고 융합해서 물체를 만든다. 이밖에도 3DP, DLP, SLA등의 방식이 3D프린팅에 사용된다.
   그렇다면 3D 프린터로 물체를 만들기 위 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 우선 출력 하려는 물체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 다. 이를 모델링이라 한다. 데이터는 만들거 나 얻을 수 있는데, CAD 또는 3차원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직접 만들 수 있다. 3D 스캐너를 이용하면 3차원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어떤 물체를 출력 할 것인지 정하면 프린터는 가상적인 단면을 만들어내 연속적인 층을 쌓는다. 도면을 이 용해 물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 후 출력물에 대한 마무리 단계가 이뤄진다. 마무리 단계 는 모든 제작 과정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 만 표면을 연마하거나 색을 입히거나 조각들 을 조립하는 공정들이 요구될 경우에 행해진다.

▲ 우리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FDM방식 3D프린터 작동 모습

   3D프린터의 활용
   3D 프린터를 이용해 또 다른 3D 프린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3D 프린터는 데이터와 매우 근접하게 일치하는 물체를 만들 수 있 다.따라서 3D 프린터의 잠재력은 많은 분야 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이미 식품, 의료, 자 동차, 건축, 전자, 예술, 교육, 우주 분야 등 에서 3D 프린팅이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의료 분야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의대 성형외과에 서 샴쌍둥이 분리 수술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성공적으로 끝난 사례가 있다. 이는 샴쌍 둥이의 신체를 출력한 후 수술에 대한 예행 연습을 진행했다. 3D 프린터를 통해 신체 표 면뿐만 아니라 내장, 뼈와 같은 신체 내부까 지 출력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또한 기존 의 의족이나 의수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비 용과 시간을 3D 프린터로 절약할 수 있게 됐 다. 보청기를 만들 때에도 의뢰인의 신체에 알맞은 모양을 더욱 쉽게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수술 예행연습, 의수 의족 보청기 프린팅과 같이 의료 분야에서의 3D 프린터 사용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3D 프린 터는 우리 신체 일부분을 대신할 수 있는 것 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 고 있다. 알려진 국내 사례로는 앞서 언급한 몽골 소년의 코를 만들어준 것이 있다. 이처럼 의료 분야에서의 3D 프린터의 역할 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 예술 분야
   3D 프린터는 그 원재료만 가지고 있다면 어떤 물건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신소재를 활용한다면 3D프린터로 옷을 만드 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아이리스(Iris van Herpen)는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3D 프린터를 활용한 옷을 만들었고 패션쇼를 개최했다.
   미국의 스미소니언(Smithsonian) 박물관도 3D 프린터와 관련이 있다. 스미소니언 박물 관은 박물관의 전시물을 3D 스캔했고 그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SmithsonianX3D' 라는 사이트를 통해 스캔 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박물관에 직접 방문 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전시품을 원하는 방 향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또한 장소 의 한계로 전시하지 못했던 전시품도 공개할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3D 데이터는 원한다면 다운로드하여 프린팅할 수 있게 본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다.

   ▲ 우주 분야
   지난해 12월,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우주비행사가 3D 프린터로 소켓 렌치를 만든 것이다.
   이는 우주 산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우주 정거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지구에서 쏘아 올 린다면 1kg당 5천만원 정도가 쓰이는데 이러 한 비용 발생 없이 3D 프린터를 활용한다면 필요할 때마다 물품을 출력해 바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 분야에서의 3D 프린터 사용은 조그마한 부품이나 물품 출력에서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미래에 달에서 건축을 하게 된다면 3 D 프린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문 가는 예측하고 있다. 건축에 필요한 자재들 을 지구에서 쏘아 올리는 것은 앞서 언급했 듯이 1kg당 5천만원으로 계산하게 된다면 경제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사용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건축자재를 3D프린터로 출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우주국(ESA)은 모노라이트 가 개발 중인 우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우주의 먼지와 산화마그네슘을 혼합한다면 높은 건 축물을세울수있다는것이 그들의 설명이다.

 

   3D프린터의 그림자
   3D 프린터는 의료, 예술, 우주 분야 등 여러 곳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의료 기술을 향 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술적 표현이 나 공유에 사용될 수도 있고 우주 산업의 경 제적인 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3D프린터는 관련 지식인들에 의해 계속해서 발전해도 괜찮을까?각 가정집에서 도 사용할 수 있게 보급화가 진행돼도 괜찮을까?
3D 프린터의 발전과 보급화가 진행되면서 그 이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항으로는 총기의 출력이다.
   3D 프린터는 샴쌍둥이의 장기와 뼈까지 출력할 정도로 정하고 내부를 실제와 비슷 하게 표현한다.그렇다면,총기는 어떨까?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3D 프린터로 실제와 같은 총기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3D 프린터가 보급화된다면 개인이 집에서 총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진다. 실제 총기를 3D 스캔하여 만들어 소유할 수도 있 고, 인터넷에서 총기 3D 데이터를 다운로드 해 3D 프린팅을 한다면 이 또한 총기 소유가 가능해진다. 문제는 이런 불법 총기의 제작을 완전히 차단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3D프린터의 한계와 단점
   3D 프린터는 모델링 데이터만 있으면 만들고자 하는 물체와 똑같은 출력물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얻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CAD 또는 3차원 모 델링 소프트웨어로 직접 데이터를 만든다면 해당되지 않지만 3D 스캔을 하여 데이터를 얻는다면 완벽한 데이터를 얻기는 힘들 것이 다.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으면 모델링하 는 작업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재료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사용할 수 있는 원재료가 매우 한정돼 있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플라스틱은 한 종류의 플라스틱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비율로 들어있냐에 따라 다른 종류로 분류된다. 하지만 3D 프린터는 이를 분류하지 않고 하나의 플라스 틱으로만 물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내구성이 강하지 않다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 또한 무분별한 복제로 저작권 침해를 일으킬 수 있고 사람이 손수 제작하던 과정이 3D 프린터로 대체되며 고용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위험도 안고 있다.

▲ 3D프린터로 만든 모형 자동차를 보고 있는 김도종 총장

   3D프린터의 미래
   3D 프린터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가 3D 프린터에 이목을 집중시 키고 있는 것이 그 근거이다.이미 3D프린터 는 캐논과 같은 대기업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3D 프린터 시장은 구축이 됐고 이 분야에 여러 기업이 진출해 있다.또 한 쉐이프웨이즈(shapeways) 라는 외국의 한 기업은 3D 프린터로 서비스 사업을 진행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에게 맞춤형 제작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신만의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물건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현대 산업은 소품종대량생산을 넘어 다품종소량생산 을 지향하고 있다. 이때 3D 프린터는 매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비교적 싼 값으로 쉬운 단계를 거쳐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3D 프린터가 제3의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서 자리 잡기에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첫 번째는 물체를 100배 이상 빠르 게 출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제작 요소 간 상관관계가 맞지 않으면 완벽한 물체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고, 세 번째 는 재료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충훈 교수(반도체 디스 플레이학부, 차세대 방사선 산업기술 지역혁 신센터장)는 이는 먼 훗날이 아닌 가까운 미래에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이충훈 교수는 "진정한 제3의 산업혁명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메탈 프린터'의 발전, 재료의 응용과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며 "메탈 프린터는 자동차 차체는 물론 엔진 등 내 부까지 출력이 가능하고 우주로 쏘아 올리는 로켓까지 만들 수 있다.그리고 그 로켓은 이미 외국 기업이 3일이라는 시간 안에 만들었고 연말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한다"라고 메탈 프린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에 대한 인력이 필요하다. 하드웨어를 개발하기도 해야 하지만 학생들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학이 3D프린터에 관한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심을 두고 그 중요성을 인지해야 하며 국가 지원을 받고 교육센터를 유치ㆍ구축해야 한다"라고 3D 프린터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앞으로 3D 프린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그 발전은 완벽을 향해서 나아 갈 것이다. 동시에 그 이면을 어떻게 규제하고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3D 프린터가 앞으로 우리 생활을 얼마나 바꿔놓을 것이며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가까운 미래를 기다려 보자.

▲ 교내에 설치된 나노 파트 분석기(3D프린팅 재료 개발에 쓰임) 옆에 선 이충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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