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원광대 인문대 고고미술사학과 96학번으로, 흔히 말하는 응답하라 1997 시절에 익산 신용벌에서 제 젊음과 미래의 꿈을 품었던 박세웅입니다.
   어느덧 제가 공부하던 20세기가 지나 21세기가 됐네요.이렇게 20여 년 만에 모교의 원대신문에 재학생이 아닌 졸업생으로 인사와 제 이야기를 드리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현재 맡고 계신 업무가 무엇인가요?
   지금은 제 전공인 고고미술사학을 살려 전국의 역사와 고고학 관련 박물관 및 전시공간을 디자인 및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해 동기와 선후배들은 고고미술 사학과를 졸업하면 주로 문화재연구소나 박물관에 취업해 유적발굴과 학술연구를 합니다.
   그에 반해 저는 제 고고미술학 전공을 실내장식, 특히 전시인테리어에 접목해 발전시켜 나간 것이 특이한 진로 방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대학 고고미술사학과 출신 최초로 문화재 전시 관련 직종에 진출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소감 한 말씀 부탁합니다.
   제가 발굴한 유물이 최종 도착하는 곳이 바로 박물관입니다. 발굴현장에서 실습과 일을 할 때 유물을 안전히 보존 및 보관하고, 관람객에게 그 유물의 특성을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특수한 시설인 '박물관'을 짓는 분야 가 궁금했습니다. 그동안 주로 건축학과나 실내디자인과 등 타과에서 주로 이 분야의 일을 했는데 아무래도 유물과 유적에 대해 전문적으로 잘 아는 저희 학과 출신이 전시 기획을 잡는 게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관람객에게 그 역사적 의의를 제대로 전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발굴 모종삽 대신 컴퓨터 마우스를 잡고 도면을 그리고 전시기획을 잡는 일로 진로를 전환했습니다. 나름대로 제 전공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아 감개무량합니다.

   문화 관련 기자생활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사가 무엇 인가요?
   2000년도 우리 문화재 관련 분야에서 가장 큰 사건이던 서울 풍납토성 보존 상태 보도 기사입니다. 풍납토성 보존에 이바지하는 특종기사를 써서 2001년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전문언론협회 올해의 취재기자상을 받았습니다.

   고고미술사학과는 지역할당학과로서 전국에 6개 정도 대학교만 고고미술사학과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우리대학에서 고고미술사 학과를 다닌 소감이 어떠신가요?
   제 성격이 워낙 흔하지 않은 것을 좋아하기에 원광대 고고미술사학과 입학은 다시 생각해도 흥미진진한 결정이었습니다.
   책상 위에서 평생 펜대 놀리는 직업보다는 뭔가 입체적이고 감각적이며 품격이 있는 직업을 원했습니다. 유명한 영화인 <인디아나 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대한 역사와 문화의 바다를 넘나드는 전문지식을 접할 수 있는 고고미술사학과는 딱 제 스타일이었습니다.

   대학생활 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교내활동이라기보다는 그 당시 유행이 일던 해외 배낭여행에 열성적으로 나선게 기억에 남네요. 저는 평소에 여행, 여가, 여유 의 '3여 라이프' 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거기서 삶의 낙과 보람을 느끼기에 1학년 여름방학부터 졸업할 때까지 방학 때는 국내에 있던 적이 없었습니다. 방학이면 서울 강남이나 압구정 등에서 젊음을 발산하던 친구들이 많았는데, 저는 제 전공을 그 같은 시간에 사막의 피라미드나 정의 성터, 유럽 미술관에 걸린 미켈란젤로 등의 작품과 함께 했습니다. 새삼 그때가 떠올라 감회가 새롭네요.

   대학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가 있나요?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대학 4년 내내 학교기숙사에 있었습 니다. 그 당시에는 통금시간이 밤 10시 반이라 대학로에서 친구들과 있다가 기숙사 문 닫히기 전에 뛰어가던 제 모습이 기억나네요. 한참 뛰다 보면 저만 뛰는 게 아니라 마치 마라톤대회 하듯 제 주변에 여학생 포함 수십 명이 우르르 기숙사 문을 향해 달려가곤 했습니다. 지금도 기숙사 후배들이 야밤에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뛰는지 모르겠습니 다.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요?
   남미여행입니다. 그 당시 유일하게 못 갔던 곳입니다. 남미의 잉카나 마야문명의 유적을 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지금도 아직 마추픽추에 못 가봤습니다. 다시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마추픽추를 꼭 보고 싶습니다.
   또 대학 시절 해외를 돌면서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고미술사학과 후배들을 대상으로 1년에 2명씩 해외연수를 보내주고 계신다고 알고 있는데요. 언제부터 그 일을 시작하셨나요? 그리고 소감도 말씀해 주세요.
   올해 겨울방학 때 첫 여행 장학생을 선발해 2월에 저희 학과 후배 한명이 유럽 박물관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제 학창시절의 해외 답사여행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 로 살면 안 된다는 그 소중한 감을 전하고자 한 것이기에 제 후배들이 그 취지를 지구 반대편 박물관과 유적들에서 온몸으로 느꼈으면 합니다.또 학교 다닐 때 해외에 나갔다 오는 것이 바로 생생한 학습의 계기로 연결 이 될 수 있습니다.그래서 더욱 우리 후배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고 싶어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외람된 질문일 수 있는데요. 1년에 2명씩 해외연수를 떠나면 상당한 비용이 들 텐데 요.혹시 지원을 받아서 보내주는 건가요?
   제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후원하고 있습니다.회사에서 후배들에게 해외연수를 보내주기 때문에 저는 애사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좌우명은 무엇인가요?
   "여유, 여가, 여행의 '3여 라이프' 에 충실 하자" 입니다.

   휴일에는 보통 무엇을 하면서 보내시나요?
   제가 딸 바보라 다섯 살 된 우리 딸 솔비를 데리고,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다니며 같이 문화를 향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박물관 관람을 통해 교양을 많이 쌓으면 아이의 정서 발달에도 좋을 것 같아서 시간을 내서라도 가려고 노력합니다.

   역사학을 전공하셨잖아요. 역사학만의 장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사 5천 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유일한 학문입니다.아침에 출근할 때는 21세기이지만 제 일터의 점심 때는 청동기 시대입니다. 오후에는 백제 시대로 갔다가 저녁에는 조선 시대로, 하루에 몇 시대를 넘나드는 일은 대단히 능동적이며 흥미진진한 일이지요.그런 재미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 다.그만큼 역사가 재미있는 학문인거죠.

   학교성적이 좋았을 것 같은데요. 학부생 시절 성적은 어떠셨나요?
   우수한 성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학기 등록금을 면제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우수한 성적을 받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때 장학금은 제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은 누구인가요?
   제 아버님이십니다. 군 고급장교는데도 초등학교 때부터 휴일마다 박물관과 전국의 유적지마다 저를 데리고 다니셨죠. 그게 바로 꼬마 인디아나 존스인 저의 탄생이었고, 오늘의 저를 만든 것입니다.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교수님은 어떤 분 인가요?
   당연히 저희 학과 김정희 교수님과 안승모 교수님입니다. 두 교수님은 우리 학과를 대표하는 교수님이십니다. 그 교수님께 가르침 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 삶의 기쁨 중 하나입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그리고 존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흥선대원군입니다. 남들은 그를 통상수교 거부정책의 당사자라 부정적으로 보지만, 저는 다릅니다. 세도정치를 끝내고 양반들의 기득권 세력도 견제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려오는 열강 제국주의의 일방적인 세력침입도 막아냈으며 나름대로 일반 백성들에 대해서도 균등한 삶의 기회를 주려 노력했던, 우리 근대사의 풍운아죠.개인적으로는 며느리인 명성황후의 외척발호 보다는 흥선대원군의 시대가 더 길었다면, 일본 제국주의에 나라가 침탈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거나 늦출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한 말 부탁합니다.
   "열심히 공부한 당신, 여행을 떠나라" 입니다. 여행은 바쁜 생활을 보내는 현대인들에게 활력을 줄 수 있습니다. 또 여행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고고미술사학과 동남아유적답사 중 태국 수코타이 불교사원서 김정희교수님과 과동문들이 함께 찍은 사진 (맨 중앙 앉아있는 사람이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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