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신문>이 창간 59주년을 맞았다. 원대신문은 방학과 시험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발행되는 주간신문이다. 창간 59년 현재 지령 제1283호를 발행한 <원대신문>은 원광대학교의 대표적인 언론기관으로 바람직한 원광대학교의 문화창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창간을 기념하기 위해 <원대신문> 편집장을 역임한 이해리 기자(39기, 스포츠동아)를 특집 인터뷰 했다. 영화 전문기자인 이해리 기자에게서 우리나라 영화계의 현황과 그녀의 학창시절 원대신문과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봤다.  /편집자 

 
 
 창간 59년을 맞은 <원대신문>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기성 신문도 59년의 역사를 가진 곳은 손에 꼽을 정도예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도 90년 내외의 역사를 가진 곳인데, 학보사로서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 생각해요. 또한 매주 거르지 않고, 신문이 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자들의 성실함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현재 많은 학보사가 격주와 월간, 심지어 폐간으로 이어지는 상황인데 자신의 자리를 꾸준히 지켜온 <원대신문>, 그리고 현직 기자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처음 기자를 꿈꾸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학보사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됐어요. 학생 기자로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 흥미가 있었고, 제 적성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저 같은 졸업생을 비롯해 학생, 교수, 교직원들까지 일반 학생들은 접할 수 없는 기회라 생각해 열심히 활동했었어요. 또한 현장의 경험뿐만 아니라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하며 이론적인 부분도 충실히 공부했어요. 지금은 일간지에 몸담고 있지만, 학보사의 연장선이라 생각들만큼 크게 다른 부분이 없어요. 
 
 기자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꼭 설명하고 싶은 부분인데, 매체마다 크게 달라요. 지금 언론은 신문과 방송으로 단순히 나누기 어렵고, 신문만 하더라도 종이 신문, 인터넷 신문, 스포츠지, 경제지 등 종류가 굉장히 다양해요. 제가 일하고 있는 <스포츠동아>를 예로 들면 출근 시간은 오전 9시까지고, 보통 오후 1~2시 사이에 마감을 끝내요. 여기서 마감이란 그날 취재할 기사의 기사 계획서를 말해요. 이후 부장이 최종 검토를 하고, 각자의 출입처로 향하죠. 제가 주로 취재하는 곳은 영화 시사회장이에요. 매일 시사회가 열리기 때문에 그곳에서 배우들을 인터뷰해요. 저는 영화 전문 기자이니까 현재 가장 흥행이 잘되는 영화와 이슈 인물, 흥행이 안 되고 있는 영화 등 현재 영화계의 동향을 모두 파악하고, 기삿거리를 찾아요. 여담이지만 저는 인터뷰 기사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에요. 사람들은 신문을 읽을 때 인물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렇기에 인터뷰가 한 두 시간에 끝나지 않고,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기자 생활을 하시며 힘든 점이 있다면요?
 힘든 점이라고 하면, 매일 새로운 뉴스를 발굴해야 하는 것이죠. 경력이 쌓였다고 해서 쉬워지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 부담을 안고 살아가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또한 기자는 평일에도 출근하지만 주말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만큼 항상 긴장을 하고 살아야 해요. 요즘은 매체가 많아져서 경쟁이 더욱 힘들어졌어요.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특종과 속보, 또 정제되지 않는 뉴스 사이에서 살아남기는 힘들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기자 생활을 하며 힘든 점이라 말할 수 있겠네요.
 
 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일반 기업체보다 자유로운 점이요. 기업은 조직이 움직여야 하지만 기자는 개인이 조직이 돼야 해요. 본인이 어떻게 구성하고, 계획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승패가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주체적으로 일해야 하죠. 그런 만큼 자기 만족감과 성취감이 남다른 것 같아요. 경쟁은 치열하지만, 그 속에서 오는 성취감이 기자라는 직업의 매력이 될 수 있겠네요.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느끼는 보람도 무시할 수 없어요. 
 
 현재 계신 매체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스포츠동아>는 신문이라는 정체성이 큰 곳이에요. 요즘 온라인 매체들은 휘발성 짙은 이슈를 쓰지만, 보다 심층적인 기사로 독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장점이에요. <원대신문>이 59년 동안 쌓은 힘을 무시할 수 없는 것처럼 저희 회사에도 노하우와 인프라가 굉장히 강해요. 매체의 장점이라면 온라인 매체와 비교할 수 없는 깊이와 심층적인 뉴스를 다룰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지난 5월에 칸 영화제에 가셨다고 들었어요. 칸 영화제에서 어떤 일을 하셨고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궁금해요. 
 영화 전문 기자로서 칸 영화제를 간다는 건 정말 좋은 기회예요. 영화 담당 일을 하면서 칸 영화제만큼 취재 환경이 넓고, 영화 산업 전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사람들은 흔히 영화제라고 하면 배우들과 레드카펫의 화려한 모습을 떠올리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에요. 영화제의 진정한 의미는 '비즈니스'에요. 전 세계의 감독과 디렉터들이 영화제가 열리는 칸 곳곳에서 교류하고, 사업 수주를 위해 쉴 새 없이 뛰어요. 그러한 영화 비즈니스가 집약된 곳이 칸 영화제에요. 저는 영화제에서 배우들뿐만 아니라 감독, 디렉터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영화 산업 전반에 걸친 취재를 했죠.  
 
 <원대신문>에 39기로 입사하셨고, 편집장을 역임하셨어요. 원대신문사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대학을 2004년 2월에 졸업했는데, 학교를 열심히 다니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학보사를 열심히 다녔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정도에요.(웃음) 지금도 원광대가 아니라 <원대신문>을 열심히 다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절대 헛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경영학부 시절 친구는 한 두 명 정도만 남았지만, 원대신문사 선·후배들은 10년, 15년이 지나도 가장 가까이에 있고, 정말 친한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원대신문사는 제게 큰 힘이 되는 곳이에요. 
 
 대학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님이 계신가요?
 첫 번째로는 현재 총장님이신 김도종 교수님이에요. 제가 3년 동안 학보사에서 근무했을 때 주간 교수님으로 계셨는데, 항상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신문을 만들어 나가게끔 배려해주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주간 교수라는 위치가 얼마든지 본인의 의사를 많이 반영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자리인데,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먼저 아이디어를 묻기도 하시고, 본인이 감수하셨을 책임이 상당했을 텐데, 언제나 학생들이 만드는 신문이 되게 해주셨어요. 제가 기자라는 꿈을 꾸고, 현재 기자로 일하게 된 것에도 김도종 교수님의 영향이 커요. 
 두 번째로는 이재봉 교수님입니다. 정치외교학을 부전공했는데, 교수님의 수업을 들으며 어떻게 하면 설득력 있게 글을 쓸 수 있는지와, 세상을 넓게 보는 법을 배웠던 것 같아요. 
 
 <원대신문> 현직 기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이왕 할 거면 열심히 하고, 몸으로 부딪쳐 봤으면 좋겠어요. 고민만 하다가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학보사를 선택한 만큼 그곳에서 충실히 생활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단지 일어나는 일을 전달하지만 말고, 대학생만이 가지고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향해 나아갔으면 해요. 현직 기자들에게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신문이라는 무대가 있어요. 현직 기자들은 신문이라는 무대에서 그냥 상상력을 펼치기만 하면 돼요. 
 저도 학보사 시절 '데일리 신문'이라는 신문을 발행했어요. 축제 기간에 매일 신문을 발행하는 건데 밤을 새는 게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저한테 남는 것이 많았던 일 같아요.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요?
 요즘 기업체와 언론사들이 인턴제를 운영하고 있어요.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이 인턴 제도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인턴 제도를 경험하면 해당 직군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 현장의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거든요. 
 저 역시 2004년에 <조선일보>에서 인턴기자로 활동했는데, 실무 경험을 많이 쌓았어요. 그 때 활동을 하며 뛰어난 친구들이 많아 절반은 기자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도 했지만요. 하지만 그런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인턴 제도라고 생각해요. 또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여행을 추천하고 싶어요. 현재 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운 게 입사 시험에만 몰두하지 그 이후의 생활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직장 생활에서 정말 중요한 건 적응력이에요. 최소한의 돈을 가지고, 혼자 하는 여행은 용기와 사회생활에 필요한 적응력을 키워준다고 생각해요.  
 
▲ 이해리 기자(원대신문 39기)와 양수호 편집장(원대신문 54기)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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