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중세시대의 유럽에 대해 암흑으로 가득한 미신적인 시대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런 생각들은 정신적 문명이 최고로 꽃폈던 르네상스를 겪은 이후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고대 그리스, 로마적인 문화가 다시 유행하고 인본주의적인 요소들이 출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로마 제국 멸망 이후의 시기, 즉 중세시대에 대해서는 당연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 학자들의 의견에 국한된 것이다. 
 사실 중세시대는 그 자체가 독자성을 가진 뛰어난 문명의 시대였다. 철학사상이 신학과 결합되어 발전했고, 기독교 문화라는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었으며, 전국적으로 생겨난 수많은 수도원들은 당시의 지식과 문화가 응집된 하나의 찬란한 라이브러리 역할을 했다. 또 고대부터 이어져오던 노예제도가 쇠퇴하였고 장원 경제가 활성화되어 많은 농민(농노)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교수를 지낸 존 랜달은 중세의 문화를 '필수 불가결한 연쇄 고리', 즉 근대사회로 진입하는 데 중요한 기초를 형성했다고 하였다. 근대사회로 진입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이 바로 봉건제도다. 봉건제도는 귀족계층 내에서 이루어진 제도로 높은 귀족이 주군이 되고 그보다 낮은 귀족이 기사가 된다. 주군은 기사에게 봉토(토지)를 주고 기사는 봉토를 받은 대가로 주군에게 충성을 바치며 기마병을 주군에게 제공해야 했다.
 이 봉건제도 덕분에 중세의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근대사회로의 발전이 더욱 쉬워지게 되었다. 이처럼 중세시대는 문화적으로나 제도적으로나 훌륭한 시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성재(사학과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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