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철이나 버스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 웹서핑을 하거나 전자책을 읽거나 사진을 본다. 심지어 횡단보도를 건너는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보내거나 화면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한 마디로 우리 모두가 디지털 문화에 푹 빠져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VR용 기기의 양산형 모델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VR 영상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HMD(머리에 장착하는 헤드셋 기구)가 필수적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발 빠르게 연구에 돌입하여 이미 시장에 관련 기기를 출시하였고, 앞으로 새로운 디지털 문화의 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제품은 사용자가 소유하고 있는 스마트폰을 VR 기기에 장착하여 스마트폰의 화면을 직접 렌즈를 통해 보는 방식으로, 일반 소비자가 VR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는 반면, 경쟁 상대인 LG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유선으로 송출되는 VR 영상 신호를 안경 형태의 IPS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방식으로 머리에 걸리는 무게를  3분의 1로 줄인 것이 장점이 되고 있다.
 VR 기기의 개발보다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사안이 바로 VR 관련 콘텐츠의 제작과 확보이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나 가요는 세계시장에서 한류라는 조그만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이 한류를 VR 콘텐츠 시장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VR 콘텐츠와 관련하여 세계적 명성을 가진 제작 회사들이 이미 체험용 영상 매체나 게임 등을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오큘러스 VR 기기를 통해 The BLU와 같은 심해 탐험 콘텐츠를 경험해본 사용자는 너무나 생생한 바닷속 풍경에 감탄한다. VR 미디어는 단순한 영화나 게임의 오락적 분야 외에도 광고나 의학, 교육 등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VR 시장은 이제 막 판도라의 상자를 개봉하였으며, 이 블루오션을 차지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완전히 우리의 노력 정도에 달려 있다. 경제성장 동력이 한풀 꺾인 우리나라에서 VR 영상 관련 업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다른 어떠한 분야에 투자하는 것보다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는 밑도 끝도 없는 창조경제를 부르짖으며 아파트 투기를 부추기는 대신, 이러한 VR 콘텐츠 제작에 있어 자유롭고 탄력 있게 운영되는 중소기업 위주로 착실히 지원하여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VR 콘텐츠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여 제2의 한류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VR 영상 콘텐츠 제작에는 360도 입체 공간을 찍을 수 있는 360도 캠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공간 입체 촬영용 카메라도 이미 보급형이 개발되어 상용화됐으며, 영상에 흥미를 가진 일반인들도 입체적인 VR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개개인으로 저변이 확대될수록 더 수준 높은 VR 기기와 VR 콘텐츠가 개발될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

 정부는 적절한 투자를 통해 이러한 문화 콘텐츠의 제작 환경을 더욱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는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획기적으로 높여 가는 방향으로 경제 정책을 바꾸어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 어디서나 한국인이 만든 VR 미디어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더 큰 한류의 유행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천배 교수(영어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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