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영국의 왕은 조지 6세였다. 조시 6세에게는 왕의 직책으로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더듬증을 앓고 있어서 국민들 앞에서 연설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그는 왕의 자리를 원치 않았으나, 아버지인 조지 5세가 별세하고 장남인 에드워드 8세가 왕위를 이탈하면서 별 수 없이 왕위를 받아들인다. 조지 6세는 말더듬증을 해결하기 위해 언어 치료사를 찾게 되는데, 그가 바로 라이오넬 로그라는 인물이다. 이번 호에서 다룰 영화는 조지 6세와 로그가 함께하며 조지 6세의 말더듬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 <킹스스피치>이다.
 영화의 시작은 조지 6세가 연설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준비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조지 6세는 연설 첫마디에 말을 더듬고 만다. 조지 6세의 아내는 남편의 말더듬증을 해결하기 위해 치료사를 수소문 하던 중, 로그를 만난다. 로그는 조지 6세의 말더듬증이 선천적인 지병이 아닌 유년기의 심리불안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측한다. 어느 날 조지 6세가 로그의 사무실로 찾아가 그와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그는 왕자라는 허울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많은 교정과 억압적인 환경에서 자라왔으며 부모로부터 온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정서적인 문제는 로그와의 만남 이후로 치유돼간다. 로그는 조지 6세에게 "어릴 때 두려워하던 걸 지금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은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분이세요."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의 나약함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그의 무의식적 사고를 로그가 지적하고 변화시켜줌으로써 조시 6세는 말더듬증을 어느 정도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진화도 겪게 된다. 
 조지 6세가 왕위를 계승한 얼마 후, 나치 독일의 총통 히틀러가 선전포고를 한다. 이로 인해 조지 6세는 국가의 왕으로써 세계 대전에 대한 영국의 입장을 국민들에게 발표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전보다 조금 나아졌다고는 해도 긴 연설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조지 6세에게는 큰 걱정이었다. 연설 일정이 결정되고 곧바로 로그를 부른 조지 6세는 '분명 어려운 싸움일 것이나, 나의 곁에는 로그라는 소중한 전우이자 지도자가 있다'라는 생각으로 의지를 다진다.
 연설 시작 40분 전, 그들은 발표석으로 이동한다. 조지 6세는 로그에게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 로그는 "기사 작위를 주냐"며 장난을 하며 분위기를 환기시키나, 조지 6세의 얼굴에는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 로그는 "다른 건 다 잊고 그냥 저한테 말씀하시듯 하세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곁에 있음을 상기시켜 진정하도록 유도한다. 5초가 남았다. 로그가 조지 6세에게 시작함을 알리는 행동을 취하고, 연설이 시작된다. 로그의 보조를 통해 조지 6세는 느리지만 정확하게 연설문을 발표한다. 조지 6세의 목소리는 영국 전역에 퍼졌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왕실의 가족, 집정관, 비관에 빠진 평민, 영국의 군인들까지 모두가 조지 6세의 승전이 임박한 위대한 순간을 함께한다. 길었던 연설이 끝났다. 조지 6세와 로그는 서로를 쳐다만 볼 뿐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둘 간의 끈끈하고 아름다운 유대감이 서로에게 전해졌다. 그렇게 조지 6세는 국민들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트라우마란 무의식적 암시로 인해 탄생된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은 정말 그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못할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킹스스피치>는 무의식적인 사고의 변화가 현실의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진정한 자신의 존재를 마주하는 그 순간이 된다면, 드디어 지겹도록 괴롭혔던 각자의 트라우마들은 한 줌의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질 것이다.

이동기 수습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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