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끊겼다. 영화사는 개봉을 미루고, 영화관은 줄줄이 폐관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OTT 플랫폼 등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은 넘쳐난다. 그러나 그 공간이 그립다. 영화관은 영화를 보는 공간만이 아니라 친구와는 우정을, 연인과는 사랑을 쌓는 공간이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영화관에 대해 추억 하나쯤은 마음속에 품고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영화를 좋아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시네마 천국>을 소개하고자 한다.
 1980년대의 이탈리아 로마, 유명한 영화감독인 살바토레(자끄 페렝 분)는 같이 동거하는 여자친구로부터 알프레도(필립 느와레 분)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그는 잠자리에 누워 과거를 회상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작은 마을에 살던 꼬마 토토(살바토레 카스치오 분)는 마을에 있는 유일한 영화관 '시네마 천국'에 자주 가곤 했다. 영화가 끝나면 영사실에 드나드는데, 영사기사인 알프레도에게 매번 쫓겨나기 일수였다. 게다가 남편 없이 토토와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어머니는 토토가 영화를 좋아하는 걸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그러다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 졸업 자격시험을 보러온 알프레도에게 토토가 답안지를 보여주고, 그 대가로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영사 기술을 가르쳐주게 된다. 영사 기술을 가르쳐 주고 배우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알프레도가 야외 상영을 하던 중 영사기 필름에 불이 붙는다. 모두가 불을 피해 도망치는 와중에 토토는 불타는 극장에 뛰어들어 정신을 잃은 알프레도를 구해낸다. 알프레도는 토토에 의해 목숨은 건졌지만 실명을 하고 만다. 다행히 복권 당첨으로 벼락부자가 된 시치오의 도움으로 영화관은 새로 지어지고, 새 영화관의 영사기사는 토토가 맡게 된다. 어린 나이에 직업을 얻은 토토는 학교를 그만 다니려고 하지만, 알프레도의 충고로 고등학교까지 계속 다니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토토(마르코 레오나르디 분)는 새로 전학 온 여학생 엘레나(아그네즈 나노 분)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처음에는 짝사랑이었지만 결국 엘레나와 이어져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나 집안이 부유한 엘레나의 아버지는 토토와의 연애를 반대했다. 그렇게 힘든 연애를 이어가던 도중 토토에게 영장이 떨어지고, 엘레나는 아버지의 전근 때문에 이사를 가야 했다. 군대 가기 전날 엘레나와 마지막으로 만나기로 하지만 엘레나는 오지 않았다. 토토는 군대로 갔다가 1년 만에 돌아오지만 엘레나와의 연락은 완전히 끊어진 상태였다.
 실의에 빠진 토토에게 알프레도는 희망이 없는 마을을 떠나 로마로 가서 자신의 일을 찾으라고 충고를 한다. 절대 돌아오지 말고 편지도 하지 말라는 알프레도의 말을 가슴에 새긴 채 토토는 로마로 떠난다. 토토는 이후 로마로 가서 유명한 영화감독이 된다.
 3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TV와 비디오에 밀려  영화관 시네마 천국은 철거되기 직전이었다. 토토는 추억이 담긴 극장이 철거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다음, 알프레도의 유품인 필름 한 롤을 가지고 로마로 돌아온다. 그 필름은 과거 신부의 검열 때문에 편집됐던 수많은 키스 장면을 이어붙인 것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키스신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 혹은 영화관에 추억이 있는 사람은 토토뿐만이 아닐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며 형태가 바뀔지라도 영화관이라는 공간은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영화관은 OTT 플랫폼과 다르게 공간의 기억을 갖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점차 회복되며 영화관이 다시 우리 추억과 일상의 공간이 되기를 희망한다.

조수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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