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에서 시행하는 '전문경력인사 초빙활용지원사업' 프로그램으로 지난 3년 동안 원광대에서 강의를 했다. 현직(MBC)에서 물러나 처음으로 가져 보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정말 값지고 보람된 시간이었다.
 작년 봄 <신용벌 단상>에 「언론사 입사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한 적이 있다. 요지는 이랬다. 1)중앙언론사의 경우 전국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이기에 서울소재 대학 출신들만 채용하지 않는다. 지방대 출신들이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면접에서 오히려 더 주목 받을 수 있다. 2)언론사 공부는 준비기간이 긴 여정(旅程)이라 서로 의지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동지(同志)가 필요하다. 즉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라.
 여기에 덧붙여 수업시간에 신방과 학생들에게 줄곧 말했다.   1)현재 미디어 업계의 상황이 모바일의 대중화, 유튜브의 확산으로 활자매체까지 영상 쪽으로 진출하여 인력수요가 급증, 영상편집능력만 갖추면 의외로 수월하게 취업이 가능하다. 2)언론사 취업 관련 사이트인 <다음카페 아랑>과 친해지라.
 2020년과 2021년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업을 하면서 강의 마지막 시간인 총평시간에 저의 60년 남짓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글로 올렸다. 이 내용 중에 저의 대학 4학년 취업 준비시절 이야기를 옮겨 보겠다.
 "나는 1978년에 경희대 영문과에 입학, 4학년 여름방학 때 같은 과 친구의 권유로 모 언론사 시험을 보게 되었다. 기대도 안 했는데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면접 전 날 '졸업예정서를 안 냈으니 면접에 오지 말라'는 연락이 왔다. 그 시험은 원래 기 졸업자나 가을졸업자 대상의 시험이었다. 오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취업목표를 언론사로 바꿨다.
 그때까지 언론사 취업 생각을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위의 선배들 중에 언론사에 간 선배들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MBC에 입사해 보니 경희대 출신이 의외로 많았다(1200명 중에 30명 정도). 또 MBC 사원 중에 서울대 출신이 제일 많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출신 학교별로는 외대가 1위였다. 그 이유는 외대는 앞에서 얘기한 언론사 취업 〈스터디그룹〉이 타 대학에 비해 일찍부터 활성화 되고 정착된데 있었다. 선배들의 취업 노하우가 축적되어 후배들에게 대대로 전수되었던 것이다. MBC 내에는 지방대 출신들도 많지는 않았지만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원광대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많은 원대출신들이 사회곳곳 중요한 위치에 진출해 있으리라.
 언론사 시험을 2년 동안 열 곳 이상 보았다. 졸업하던 해에는 못 들어가고 재수하여 그 이듬해에 들어갔다. 내가 MBC에 들어온 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그 후로 여러 명의 과(科) 후배들이 MBC에 들어왔다."
 원광대 학생여러분, 꿈을 크게 가지세요. 아무리 취업난이 심하고 경쟁이 치열해도 길은 있습니다. 산을 오를 때 아래서 정상을 올려다보면 아득하지요. 저기까지 어떻게 올라가나 엄두가 안 나기도 하지요. 그러나 막상 한 발 한 발 오르다 보면 정상에 이르지요.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오르는 길도 여러 갈래로 다양한 루트가 있지요.
 제가 인생을 살면서 힘들거나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떠올리는 경구를 몇 가지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첫 째, "임자, 해 봤어?" 현대그룹창업자인 정주영회장의 말이다. 지레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둘 째, '꿈은 이루어진다'. 실제로 그렇다. 인생은 꿈을 꾼대로 흘러간다. 단,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셋 째, '최선(最善)이 아니면 차선(次善)이다'. 항상 최선의 결과가 나올 수는 없다. 차선도 최선이다. 내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원만식 교수
(신문방송학과, 前 전주MBC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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