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군은 자국의 안보를 지탱하는 최후의 마지노선이라 칭한다. 그러나, 간혹 일부 국가에서는 여러 사유 등으로 군이 자국을 상대로 쿠데타를 자행한 경우가 있었다. 

 이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닌지라, 후일 미디어를 통해 재조명되고 작품에 따라선 대중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한다. 이번 영화 역시, 과거 대한민국에서 발발했던 군사 쿠데타와 연관된 작품이다.

 작품은 10·26 사건 직후부터 시작된다. 대통령 서거 소식으로 전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령이 선포된다. 이후, 계엄사령관인 '정상호(이성민 분)' 육군참모차장의 명에 따라 국군보안사령관 '전두광(황정민 분)'이 대통령 시해 사건 수사부장을 맡아 조사에 착수한다. 

 하지만, 사건의 여파로 정부 부처가 제 기능을 못 하는 가운데, 두광은 암암리에 야욕을 드러낸다. 모든 수사 정보를 독점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실상 정부부처 관료들의 상관 행세를 하고 국고를 개인적으로 유용하는 등 월권행위를 서슴지 않는다. 

 당연히 이 상황을 곱게 보지 않던 상호는 본격적으로 그를 견제한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두광은 축출의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자신의 동기인 '노태건(박해준 분)'을 포함한 하나회와 작당 모의를 펼쳐 상호를 체포, 사실상 하극상을 주도한다.

 이후 체포 재가를 받는 것과 동시에 예하 부대를 동원해 상호 체포를 시작한다. 하지만, 전황은 두광의 계획대로 순탄하게 흘러가진 않았는데 장관의 허가 없이는 안된다며 체포 재가는 계속 반려되고 상호 체포조는 총격전을 벌인 끝에 겨우 그를 납치해간다. 이윽고 모든 내막을 뒤늦게 눈치챈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정우성 분)'은 분개하며 상호를 구출하고자 전두광 사단과 대전을 벌이러 간다. 이를 알아차린 하나회 측은 그를 막으려 하지만 완강한 그의 태도에 주춤하게 되고, 두광은 전방을 경비하던 부대 전부를 빼돌려 동원하는 이적 행위까지 서슴지 않으며 그를 저지하려 든다. 

 곧이어 양측 세력은 광화문에서 마주치게 되며 충돌하게 된다. 그러나, 민간인들로 인해 태신은 주춤하게 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나회에 납치된 국방부장관의 명령으로 그는 직위해제가 된다. 결국 승패는 하나회에게 돌아가고 태신은 망연자실하며 그들에게 항복한다. 

 종국에는 실제 역사와 마찬가지로 하나회에 대항했던 이들은 모두 끌려가 잔인한 고문을 받으며 고초를 겪게 되고, 하나회 측은 승리를 자축하고 자신들의 영광을 기념하는 단체 사진을 찍으며 씁쓸한 결말로 마무리된다.

 필자에게 있어서 이번 영화는 개탄과 비통의 서사였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소재가 된 '12·12 군사 반란'을 알고 있지만 그 자세한 내막을 알고 있는 경우는 소수에 그치지 않는다. 물론 해당 작품은 어느 정도 픽션을 가미했다고 하지만, 실제 사건과 주범들의 악행은 명백한 지론이라는 건 변함이 없지만 의문이 들었다. 

 과연 무슨 심정으로 안보의 대리인이 자국에 총칼을 거꾸로 돌린 것일까. 야욕 때문이었더라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자국을 수호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피투성이 마침표가 찍힌 채 끝나버렸다는 것 또한, 한편으론 통탄스러웠다.

 그럼에도 외면할 수 없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전을 진술하는 것만이 아니다 바로 인의의 고찰이다. 당시의 주역이 지닌 인의가 과연 사회의 잣대를 

반영했을 때 납득이 가능한가, 우리가 용인이 가능한가 등 진중한 고찰을 통해 스스로 결론을 정의하는 게 필자가 본 이번 영화의 주된 의의다. 

 화면 너머 그들 내면의 함성을 이어받고 자신의 자아와 대화하며 스스로의 방향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필자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봄이었던 것 같다.

 이민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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