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3년째 지속되고 있고,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여 심각한 무력 충돌이 일어났으며 그곳에서의 참상은 현재에도 가혹하리만큼 처참하게 진행되고 있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과거 1·2차 세계 대전의 망령이 21세기에 들어 다시 한 번 재현됐다. 이렇게 처참한 비극이 부활할 거라는 걸, 그리고 그 끝을 알 수 없이 계속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어떠한 영향이 있는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한반도 안보 환경도 그리 녹녹치 않다. 패권 국가인 미국과 이에 도전하는 중국의 전략 경쟁이 점점 증가하고 있고 우리는 이러한 세계질서의 양분화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또한 우리가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스스로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속적인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 상황이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국제관계론적 입장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발발했을 때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전쟁이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러나 전쟁 진행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다르게 새로운 전쟁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세계 군사력 2위인 러시아가 군사력 22위인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러시아의 전술적인 부족함도 있었지만 우크라이나가 서방국가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푸틴은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떤 고민을 했을지 더욱 궁금해진다.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06시 30분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막대한 피해가 발생 되었고, 이전과는 다르게 이례적으로 하마스가 자신들이 이스라엘 공격의 주역이라고 즉각 시인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많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중동지역 화해 분위기 조성에 위기를 느껴서 공격했다고 분석하지만 그렇게만 판단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 먼저 하마스 뒤에는 이란이 있고 이란의 뒤에는 러시아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절대적인 군사력의 격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마스는 과거와 다르게 과감하고도 잔인하게 행동했던 사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고,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인하여 가장 이득을 보고있는 곳을 주시해야 한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부터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무력 충돌 후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힘이 분산되어 우크라이나 지원이 어렵게 되고 결국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전쟁의 분위기가 완전히 역전되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는 현재의 중동 상황이 지속되어 서방의 힘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집중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 전날 하마스 지도부는 모스크바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서 수백만 달러를 받았으며, 러시아는 유엔총회에서 하마스를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현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로 러시아가 큰 이득을 보고 있지만 푸틴의 다음 카드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다음 카드는 대만과 중국이 될 수 있고 그 다음 카드는 한반도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국제관계를 계산해야하는 중국과 국제관계에서 별 구속력이 없는 북한을 비교해보면 푸틴의 말을 더 잘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냉철하게 봐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복잡한 국제관계속에서 우리도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전쟁이 강건너 불 보듯 남의 일이 아님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영성 교수(군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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