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POP의 화두는 친밀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테면 NewJeans의 Ditto, Hype Boy부터 IVE의 LOVE DIVE, RIIZE의 Get A Guitar, Love 119 등 국내 음원 스트리밍 차트에 '이지 리스닝'으로 평가받는 곡들이 유행하고 있다. 특히, 이지 리스닝의 정점을 찍은 비비의 밤양갱과 FIFTY FIFTY의 Cupid는 퍼포먼스가 적더라도 노래를 편안하게 잘 만들면 해외 시장에 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공식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전의 복잡한 세계관과 파워풀한 노래·춤 대신 쉽고 편안한 노래와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갔다. 이지 리스닝 역시, 케이팝으로부터 진부함과 피로감을 느끼게 된 대중들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피로 없이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기에 선택한 거다. 유행이 한 번 지나고 나면 다시 강한 음악이 강세를 보이겠지만, 당분간은 듣기 쉬운 음악이 대세일 거다. 
   몇 년 전만 해도 퍼포먼스 중심의 강렬한 비트와 심오한 가사를 바탕으로 한 '하드 리스닝'이 인기를 끌었다. 이지 리스닝의 반대 개념인 하드 리스닝이라는 단어가 명확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쉽게 친해지기는 어렵지만 중독성이 있는' 강한 음악이라고 보면 된다. 아이돌 그룹은 다양한 세계관을 표방하고 개인의 정체성이나 복잡한 메시지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기에 철학적인 주제나 세태 비판 등을 녹이기도 쉬워졌다. 이런 음악은 분명 그들만의 매력과 차별성을 어필하는 수단으로써 독자적인 팬덤을 형성하며 인기를 견인하는 데 많은 이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컨셉과 세계관은 흔히 말하는 입덕으로의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들었고, 팬덤을 넘어 대중에게 어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현서진(문예창작학과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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