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호 동문(신문방송학과 99학번)은 MBC 방송국에서 카메라맨이다. 대학시절부터 영상 제작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동아리 '30frames'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카메라맨의 꿈을 키웠다. 잊혀져가는 것들, 아무도 들려주려 하지 않는 이야기, 모두가 애써 외면하려는 이야기들을 세상에 드러내 보고 싶다는 것이 강 동문의 포부다. 강 동문을 만나 그가 카메라와 맺게 된 인연을 들어봤다. /편집자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군 제대 후 선후배들과 함께 '30frames'이라는 영상제작 동아리를 만들고 활동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동아리 활동은 저의 대학생활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컸던 것 같습니다.
동아리 회원들과 홍보영상부터 뮤직비디오, 다큐멘터리, 단편영화를 만들었는데 이 중 외딴섬에서 경찰차까지 섭외하면서 만들었던 첫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카메라맨을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1학년 체육대회 때 교내방송국 카메라로 농구경기를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어깨 위에 메고 있던 카메라의 촉감이 너무 좋았는데 그것이 제가 카메라맨이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카메라 직종을 선택한 이유는 '입'이 아닌 '눈'을 통해, '글'이 아닌 '영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카메라맨이 선택한 시각을 통해 장면을 선별하고 형상화된 영상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감성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방송국에서 카메라 직종은 크게 카메라기자와 카메라맨으로 나누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제작 부문인 카메라맨을 선택한 이유는 시청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을 담아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취업준비를 어떻게 했나?
대학 때는 동아리활동(영상제작, 교내중계)에 전력하다가 취업을 앞둔 4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토익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영상제작 활동을 계속했고, 공모전에 참가해 수상의 영예도 안았습니다.
방송국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직종에 관계없이 토익공부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논술과 작문, 시사상식도 중요한데 카메라 부문은 영상구성이라는 파트를 따로 공부해야 합니다. 영상구성은 10컷에서 16컷 정도의 콘티를 주제에 맞게 구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세 번의 도전 끝에 MBC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 제 주변에 카메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없어 힘들었습니다.

프로그램제작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휴먼다큐 <사랑>이라는 프로그램을 촬영하러 나갔을 때, 같이 갔던 김만태 선배님이(커피프린스, 종합병원2 촬영감독) 수중촬영을 하게 되는 바람에 제가 밖에서 입수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방송국에 입사해서 처음으로 한 촬영이었기 때문이었는지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카메라를 어깨에 올려놓고 느꼈던 감정 이상으로 뭔가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가?
저는 방송을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에게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빛', 욕심 많은 사람들의 비리를 밝히는 '빛', 소외된 이웃에게는 밝고 따뜻함을 주는 그것이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작가 '으젠느 앗제'는 '현실에서 사라져가는 것, 못쓰게 된 것, 눈에 띄지 않는 것들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우리에게 새로운 공간을 열어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저도 잊혀져가는 것들, 아무도 들려주려 하지 않는 이야기, 모두가 애써 외면하려는 이야기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습니다. 무심한 세상에 한줄기 '빛'이 되는 그런 영상과 방송을 만들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대학생활에서 동아리 활동은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이라면 금상첨화입니다. 제게 동아리 활동경험은 입사시험을 통과하는 데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자신의 꿈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고민을 통해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것을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자신의 전공이나 하고 싶은 일과 관련된 봉사활동을 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독서가 특기가 될 수 있도록 책을 많이 읽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힐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향후 목표는?
임권택 연출감독과 정일성 촬영감독, 김종학 연출감독과 서득원 촬영감독(SBS), 이병훈 연출감독과 김영철 촬영감독(MBC) 등은 영화나 방송계의 콤비들입니다. 이처럼 훌륭한 영상계의 콤비들처럼 '영상' 하면 자연스럽게 이름이 떠오르는 유능한 촬영감독이 되고 싶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무엇인가를 남겨 후대의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고, 작품을 통해 영원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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