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인이라고 하면 원광대를 모태로 하여 생활하고 있는 모두를 아우를 것이지만, 여기서는 지금 신용벌에 생활하고있는 학생, 행정을 주로 담당하는 직원(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포함) 그리고 교수라는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그럼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사회를 이야기할 때 용광로로 비유하곤 한다. 또 채소나 과일들이 제 특성을 유지한 채 소스에 버무려져 나오는 샐러드볼(Salad Bowl)로 비유하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샐러드 볼처럼 제 특성을 가지며 전체를 이루고 있는 것을 정체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원광인이 신용벌에 둥지를 튼 지 66년이 되었다. 필자는 원광인의 샐러드볼에 대해 자문해 본다. 그러나 떠오르는 것이없다. 요즘 대학생들 다 그렇지 , 요즘 대학축제는 먹고 놀자판이지 라고 사회 일각에서 이야기하곤 한다.
무엇보다도 인사가 만사 라고 한다. 그만큼 사람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이다. 지식도 중요하지만 예의바르고 도의가 있는 사람은 모든 사회, 직장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필자는 여기서 원광대생의 정체성 형성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원광인 모두가 도의실천 인증을 받는 것은 어떨까.
원광대생 하면 도의를 실천하는 사람들 이라고 인정받으면 얼마나 좋은 우리의 정체성이 될까!
그리고 또 하나 정체성 형성을 제안하고 싶은 것은 축제다.
살롱이라는 말은 18세기 프랑스에서 보편화되었다고 한다. 많은 손님을 초대하는 개인의 집, 대화나 토론장, 회의 장소, 사교모임 등의 의미로 살롱이라는 말은 사용되었다. 살롱은 항상 지식인만 드나들던 곳은 아니었다. 정치가, 귀족, 성직자,학자, 작가, 시인, 예술가, 관리, 법률가, 상인, 학생, 군인,건달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출입하여 벽을 허물고 새로운 삶과 지혜를 논의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수덕호 주위, 자
연식물원 숲속, 도서관, 박물관, 학생회관앞 등에서 비취파라솔을 펴고 생맥주 한잔에 몇 시간이고 토론, 대화, 회의 등이동아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살롱축제 라는 우리만의 정체성을 가진 축제는 어떨까?
포털사이트에 해피글로벌 이라는 블로그를 갖고 있는 어느 대학의 직원 이야기다. 조직의 발전과 당장의 성과를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동안만큼은 별다른 문제없이 조용히 업무를 마치기를 소망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대부분이 소극적인 자세로 절차에 얽매이고… 혹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경향들이 더 많다 고 한다. 이는 대학 행정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이황과 기대승이 8년간 논쟁을 벌인 사단칠정론에서 희(喜) 노(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慾) 칠정이 사람마음에서 발로 된다고 하니 인간사회에 호불호(好不好), 친불친(親不親)은 있기 마련, 그러나 조직사회가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해 분석 평가되고 집행되면 누가 토를 달 수 있겠는가?
우리대학의 행정가들이 대학관련 모든 데이터생산 및 가공에 능통한 사람들 이라는 정체성을 갖춘다면 대학변화의 동인이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요구에 맞춰 대학개혁에 생존을 걸고 있다.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대학개혁은 1995년 5월31일 이후 추진되어 온 교육개혁의 하나이다. 우리는 이제 개혁에 동참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만시지탄하지 않을 수 없다.교수는 최종적으로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서 또한 해당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의 원대한 꿈과 비전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고 달성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전문가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는 산업구조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수용하여 기존의 것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와 복융합해 가야할 책무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지 않겠는가. 혁신과 복융합을 선도하는 사람들 이라는 정체성이 형성되면 그 이름값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자 도덕경에 성인지치 허기심 실기복(聖人之治虛其心實其腹)이라는 말이 있다. 필자는 성인의 다스림은 지도자가 마음을 비우고 백성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고 싶다. 감히 교수허기심 학생실기복(敎授虛其心學生實其腹)이라고 도덕경을 패러디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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