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생겼다. 대한민국'이 멘붕 상태에 빠졌다. 남녀노소 국민 모두가 멘붕 상태가 되어 정신적 공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멘붕이 아니라, 멘침(멘탈 침몰) 되어 있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이런 상태는 이미 잠재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1997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는 국가부도 위기에 상태에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 자금을 요청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치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소위, IMF 경제 위기, IMF 외환위기, IMF 사태로 불리는 불행한 일이 발생한다. 당시, 한국 사회는 70, 80년대의 7~9%의 고도성장과 88 올림픽 등으로 한껏 외적 풍요에 도취되어 있었다. 해외여행이 자유화 되고, 부동산과 주식 투자가 절정에 달하였다.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 묻지마식 과잉 투자를 하였고, 금융기관은 외국에서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빌려와 뿌렸다. 이러한 흥청망청은 자원이 빈약한 국가에서 과잉 투자와 과소비를 부추겼고, 결국에는 IMF 사태의 치욕으로 나타났다. 
 IMF 사태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이 해체되어 망하였고, 삼미그룹, 청구그룹, 해태그룹, 한라그룹, 한보그룹, 진로그룹 등 수많은 유명한 재벌기업들도 모두 망하거나 해체되었다. 재계 1위 현대 그룹도 현대건설, 현대자동차, 현대산업개발 등 여러 기업으로 공중분해 되었다.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대량 해고 사태가 발생하여 130만 명 이상이 실직하였고 본격적인 고실업 시대에 접어들었다. 노숙자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하였고 실직 가장의 자살과 가족 해체로 사회는 멘붕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특유의 국민성을 발휘하여, 돼지 저금통 깨기, 돌반지 모으기, 뼈를 깎는 내핍 등을 통하여 경제적 멘붕(물질적 멘붕)을 극복하였다. 이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적 패러다임이 확산되어 경쟁이 우선적 가치를 가지게 되었고 "부자되세요, 대박 나세요"와 같은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로 재구성되었다. 
 경제적 IMF로부터 15년이 지난, 2014년 4월 16일, 초대형 유람선이 침몰하여 탑승객 476명중에 304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초대형 비극이 발생하였다. 희생자 대부분이 꽃다운 고등학교 학생들로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에 대한민국은 또 다시 멘붕 상태로 침몰하였다. 선장과 선원은 승객을 사지에 내버리고 반바지 바람으로 허겁지겁 탈출하였고, 물에 젖은 지폐를 말리는 정신 나간 행위를 자행하였다. 희생자를 구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조직은 본래의 의무를 저버렸고 정신 나간 망언망발로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돌아보면, 경제적 IMF(물질적 IMF)이후에, 사회는 조기에 IMF를 극복하였다는 자만심에 차있었고, 국민소득 4만불을 이야기하면서 물질적 풍요에 심취해 있었다. 투기, 탈세, 기피, 무책임 등 탈법의 백화점으로 얼룩진 고위 공직자 청문회를 보면서, 과연 우리 사회에 제대로 된 정신이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였다. 위로부터의 부패는 마피아식의 뇌물 수수, 직업윤리의 실종, 밀어주고 나누어먹기 등 사회 전반에 까지 도덕적 해이와 윤리상실이 확산되었다. 이들은 승객을 죽음으로 내몰고 도망간 선장과 무엇이 다를까?
 정신적 멘붕은 금이나 선금 모으기 운동으로 치유할 수 없다. 침몰한 것은 우리의 도덕과 윤리이다. 초중고에서 바른생활이나 도덕 교과목이 사라진지 오래이고 사소한 비윤리적 사건 사고는 언론 보도감도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도덕과 윤리가 바로 세우고 인간성을 회복하여 제정신을 차려야 오늘의 정신적 IMF를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뒷짐을 지고 남의 탓을 하고 있으며, 정치나 종교는 손익 계산에 몰두하고 있다. 돈과 권력을 쫓는 좀비가 판치는 세상에서 인간성 회복은 요원한 일로 생각된다. 오늘도 멘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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