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수연 기자

   최근 충격적인 기사를 봤다.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40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내용이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 원인중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1만4천427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39.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시간으로 따지면 37분당 1명꼴로 자살하는 것이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도 10만 명당 28.5명으로 OECD가입 국가의 평균 자살률의 두 배가 넘는 수다. '자살공화국'이라는 딱지가 지겨울 만도 하지만 이 오명을 벗을 날은 아득히 먼 것 같다.
   안타까운 것은 10대와 2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것이었다. 기자는 자살한 10대와 20대의 사람들이 쓴 유서를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14살 어린 나이의 중학생부터 28살의 대학생까지 다양한 나이와 직업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죽고 싶어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살고 싶어 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유서는 좋은 세상을 두고 죽기 싫다는 25살 남성의 글이었다.
   자살 순위와 달리, 우리나라의 행복순위는 최저 수준이다.이는 더 이상 자살문제가 개인의 탓만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는 자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 자살예방에 사용되는 예산만 봐도 이웃나라 일본은 3천 억을 책정해 사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70억 원만이 책정돼 있을 뿐이다. 이는 일본 예산의 1/40 정도이며 국민 1인에게 150원도 안 쓰이는 꼴이다. 성공논리에 따라 자살하는 사람들을 실패자나 사회 부적응자로 보는 사회적 인식도 문제다.
    그 결과 자살에 관련된 기사가 하루에 몇 번씩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살 보도 기사 아래 사회 비판과 무미건조한 조의를 몇줄의 댓글로 달고 잊어버리기 일쑤다. 정부뿐만 아니라 사람들 또한 그들에 대한 실질적인 공감과 자살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타인의 죽음에 대해 무뎌지는 것을 경계해야한다. 자살을 결심한 사람에게 '자살의 반대말은 살자다'라는 식의 위로는 터무니없는 말일 뿐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한강대교에서 투신한 사람들의 27%가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에서 투신을 했다. 이는 한강대교 투신 자살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유명인사들도 자살언급을 가급적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렇듯 자살은 가벼운 위로로 해결될 수 있는 마음의 문제가 아니다. 진실된 공감과 관심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서로 연대해야 한다. 나만 잘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 스스로도 죽음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작가 이외수씨는『감성사전』에서 자살을'자신의 목숨이 자기 소유물임을 만천하에 행동으로 명확히 증명해 보이는 일. 피조물로서의 경거망동. 생명체로서의 절대 비극. 그러나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이라고 정의했다.
   삶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만 왜 불행할까. 나는 왜 이럴까'같은 생각들은 스스로를 더욱 더 구렁텅이로 빠트릴 뿐이다. 우리는 자신만 그렇게 불행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생에는 리허설이 없기에서 누구나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면서 산다. 힘들 때 주위를 둘러보면 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다 행복해보여도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삶의 길목에서 쉽게 백기를 들고 있지는 않은가 싶은 사람들아,'손들지 마라.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이다'.

 신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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