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비긴 어게인>이 최근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비긴 어게인>이 독립영화라는 것을 아셨나요? 음악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소재를 볼 수 있는 독립영화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편집자
 
 최근 <명량>부터 <군도>, <해적>, <해무>까지 4편의 블록버스터가 개봉 전부터 영화판을 뜨겁게 달궜다. 영화잡지와 티비 프로그램에서는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들을 대상으로 주연배우와 감독, 줄거리와 배급사를 비교해가며 흥행의 가능성을 점쳤고 별점을 매겼다. 결국 최종 승리는 1천700만 명의 관람객을 이끈 <명량>이 차지했다. 
 위 영화들은 대중의 기대를 샀다. 사실 영화간의 경쟁이라기보다 배급사 간의 경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거대 배급사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영화에 더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하기 위해, 같은 계열사의 상영관을 과대 공급하며 상영관 독점 논란까지 낳았다. 
 그런데 대규모 상업영화들의 치열한 전쟁 속에서도 뜻밖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들이 있다. 바로 독립영화다. <한공주>, <비긴 어게인>등이 그 예인데 특히 <비긴 어게인>은 300만 관객 수를 돌파하며 독립영화 중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크게 성공한 독립영화들
 ▶뜻밖의 독립영화
 독립영화는 흔히 인디영화라고도 불리며 상업자본에 의존하지 않고 창작자의 의도에 따라 만든 영화를 말한다. 상업영화가 아니라해서 현재 독립영화를 CGV 혹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거대 영화관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 되었다. 흥행에 성공하는 독립영화들이 많아지면서 거대 영화관에서도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횟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독립영화가 세간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개봉한 <워낭소리>부터다. 입소문을 타고 독립영화의 기적이 된 <워낭소리>는 노인과 소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다큐멘터리 영화다. 액션과 사랑이야기가 대부분이었던 영화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주효했다. 신드롬이 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던 <워낭소리>는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292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당시에는 독립영화의 상업적 성공이 놀라운 일이었다. 관객 수가 1만 정도만 돼도 대박이라는 독립영화계에서 292만 명이라는 흥행성적은 독립영화계의 혁명적인 성과였다. 또한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이 아니라 일반 극장에서 독립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일이었다. 우연히 본 영화가 알고 보니 독립영화였다는 것을 알게 될 정도로, 독립영화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음악영화부터 다큐멘터리까지
 독립영화는 다양성 영화라고도 한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다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독립영화는 감독이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풀어낸다. 독립영화가 사랑 받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개봉한 <비긴 어게인>은 대표적 예술영화다. 음악영화 <원스>의 존카니 감독이 만든 <비긴 어게인>은 초기에 많은 관객을 이끌지 못했으나 영화 삽입곡의 흥행과 입소문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쟁쟁한 경쟁 작들 사이에서 지난달 1일 관객 수 300만을 돌파해 워낭소리를 제치고 독립영화 관객 수 1위를 달성했다.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한공주>도 독립영화에 속한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한공주>는 한국독립영화 중 최단시간 안에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독립영화도 있다. 이상호 기자가 감독을 맡은 <다이빙 벨>이 그것이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 <다이빙 벨>은 올해 최고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는 세월호 사건을 다뤘다. 이 영화는 세월호 사건 현장 기자였던 이상호 기자가 사고가 난 당일 4월 16일부터 다이빙 벨 투입 실패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다이빙 벨>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외압으로 인한 상영금지 논란도 있었지만 결국 상영을 강행했다. 
 
 ▶독립영화, 그들이 사는 세상?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나 전주국제영화제 등 국내 유수의 영화제에는 독립영화 시상식이 빠지지 않고 거행된다. 오직 독립영화 부분만을 다루는 독립영화제들도 다양하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독립영화제를 검색하면 12개의 영화제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올해에는 국내 최대 독립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가  주최하는 공모전에 역대 최다인 1천4편이 접수되기도 했다.
 독립영화는 흥행에 성공하는 작품들이 늘어나며 예전보다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가 됐지만 아직도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김민정 씨(동덕여대 2년)는 "지슬 등 몇 편의 독립영화를 본 적이 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독립영화만의 소박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예전보다 독립영화가 친근해졌지만 아직도 어려운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독립영화에 관객들이 심리적 장벽을 느낄까? 팩트TV의 남태우 칼럼니스트는 자신의 칼럼에서 "한국의 독립영화는 독자적인 순환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고 했다. 제작 측의 적극적인 홍보로 흥행을 노리는 게 아니라, 입소문 등의 홍보 수단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추혜진 씨(국어국문학과 2년)은 "상업적 흥행에 성공하는 독립영화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아직도 생소한 것은 사실이다. 영화 자체의 홍보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태우 칼럼니스트는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혜화,동>의 성공은, 독립영화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독립영화 상영관 늘어나
 영화관에서 예전보다 독립영화를 많이 상영하고 있다. 하지만 원래 상업영화를 목적으로 둔 영화관이기에 다양한 독립영화를 보여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 그렇기에 독립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을 해주는 곳이 없어 관람을 포기하게 되는 일이 많다. 하지만 현재 독립영화만을 다루는 독립영화극장이 많이 생겨났다. 특히 CGV무비꼴라쥬에서 이름을 바꾼 CGV아트하우스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등을 상영해주는 대표적 다양성 영화 전문 극장이다.
 하지만 CGV아트하우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독립영화의 시장을 키웠다는 긍정적 측면과 독립영화를 독점 수준으로 공급하는 CGV가 시장을 쥐고 흔든다는 부정적 측면이 대립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60개의 독립영화 상영관이 있는데 CGV아트하우스가 19개 관, 그리고 롯데시네마에서 같은 목적으로 운영하는 아르떼 클래식은 9개관이 있다. 따라서 거대 영화관이 독립영화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마다 많은 독립영화관들이 생기고 있다. 강릉에 위치한 강릉 독립예술관 '신영'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지난 2012년에 개관한 강릉 '신영'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 생겼다는 점과,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던 씨네마떼끄 동호회의 노력으로 개관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익산과 가까운 전주에서도 독립영화관을 볼 수 있다. 바로 전주 디지털 독립 영화관(JIFF THEQUE)이다. 독립 영화를 보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전주 디지털 독립 영화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월별 상영표를 확인한 후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가 상영되는 날짜에 방문하길 권한다. 또한 굳이 영화관을 가지않더라도 네이버에서 서비스중인 <인디영화관> 혹은 KBS1에서 방영중인 <독립영화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상영 기회는 오히려 줄어든 독립영화
 최근 아트버스터라는 말이 생겨났다. 아트버스터란 Art와 Blockbuster의 합성어로 흥행에 성공한 예술영화를 말한다. 1만, 2만의 관객만 동원해도 대박을 외치던 독립영화가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넘어 300만 명 까지도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흥행에 성공한 독립영화가 늘어났다고 해서 모든 독립영화에게 흥행의 기회가 있는 것은 아니다. 
 흥행에 성공한 대부분의  독립영화들은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얻고 그 다음 상영관을 점차 늘려나가는 과정을 보인다. 처음부터 상영관을 잡지 못하는 독립영화들은 더 많다. 하지만 많은 영화들이 점점 더 상영 기회를 잃고 있다. 지난 9월 1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예술영화전용관 운영지원사업 선정심사를 통해 지방 영화관 5곳의 지원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그 중에 당신의 취향 하나쯤은 있겠지
 독립영화는 분명 매력적이다. 화려한 액션과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는 상업영화만 보다가 독립영화를 보면 조금은 심심할지도 모른다. 마치 짜고 매운 음식에 길들여져 있다가 산사 음식을 먹고 싱거움을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싱거운 것은 싱거운 대로 또 매력이 있다. 지금은 당장 눈에 보이는 수익이 없더라도 독립영화에 계속 투자할 이유는 있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우리나라 영화감독 봉준호 감독과 류승완 감독도 독립영화를 통해 영화계에 처음 발을 들였기 때문이다. 또한 독립영화에는 다양한 취향에 마침 맞는 풍부한 소재들이 있다. 인생, 학교, 퀴어, 정치 등 다양한 소재의 독립영화 속에 당신의 취향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신수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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