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페이스북을 돌아다니던 중 '왓챠의 연애세포 마구마구 자극하는 달달한 로맨스 명작 TOP 7'이라는 게시물을 접했다. 평소에 영화보는 것을 좋아하는 필자는 얼른 페이지를 공유했다. 그리고 하나씩 감상하기 시작했다. '왓챠'가 추천했던 <노트북>과 <어바웃 타임>을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봐서 <플립>에 대한 기대도 한껏 부풀어 있었다.

  이야기는 브라이스 로스키(이하 브라이스)가 줄리 베이커(이하 줄리)가 살고 있던 동네로 이사오면서 시작된다. 브라이스의 그윽한 눈에 첫 눈에 반한 7살 줄리는 그 날부터 브라이스를 짝사랑하게 된다. 줄리의 너무나 지나친 애정공세에 브라이스는 고마워하기는 커녕 줄리를 싫어하게 된다. 시간이 흘러 둘이 중학교에 입학하고 플라타너스 나무 사건이 벌어진다. 크게 상심하여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 줄리에게 브라이스는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곧 줄리는 병아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 병아리는 커서 닭이 되며 달걀을 낳는다. 여기서 이어서 달걀 사건이 벌어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브라이스의 할아버지가 줄리와 같이 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브라이스의 질투가 시작된다. 이윽고 줄리의 가정에 대한 모든 오해가 풀리고 브라이스는 자신이 줄리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적극적인 구애로 결국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이 영화는 몇 가지의 치명적인 매력이 있다. 첫째, 줄리와 브라이스의 입장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제 3자가 봤을 때는 하나의 이야기지만 줄리와 브라이스의 입장과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발생한다. 둘째, 대사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다.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풀과 꽃이고 나무를 가로지르는 태양은 한 줌의 빛이지만 그 모든 것을 같이 모은다면 마법이 펼쳐진다", "브라이스는 아직 내 첫 키스를 가지고 있었다"와 같은 대사들은 기억에 남는다. 셋째, 사춘기 시절의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성숙'의 차이를 엿볼 수 있다. 2차 성징이 오기 전까지는 남자아이보다 여자아이의 성장이 더 빠른데 그에 맞춰서 정신적으로도 여자아이가 먼저 성숙하는 것 같다. 영화에서 보면 줄리가 브라이스보다 비교적 더 어른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넷째, 두 주인공의 풋풋한 사랑이 첫사랑을 생각나게 한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감정, 완벽하지 못하고 서툰 감정표현 등이 예쁘게 담겨져 있다.
 청소년기에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소재로 만들어진 플립. 
 
 자칫하면 정말 평범한 영화가 될 수 있었지만, 위의 매력들과 더불어 다른 여러 특징들이 <플립>만의 매력을 이끌어 낸 것 같다. 네이버에서 평점이 9.42이며 이 평가에는 무려 3천220명이 참여했는데 나는 이 영화에 10점을 주고 싶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루하다', '큰 사건이 없이 무난하다' 라는 평을 하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잔잔함이 좋았다. 
 
 스릴러물 같이 박진감 넘치거나 전개가 빠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그다지 추천하지 않지만, 날씨 좋은 날 사랑하는 애인과 손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안성맞춤인 영화라 생각한다.
 
 차대희(복지보건학부 2년)
저작권자 © 원광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