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2015학년도 각급 학생회장·학생자치기구 선거 및 개표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유난히 갈등이 많았습니다. 선거관리위원장이 연락 두절되고 12일부터 이뤄져야 할 개표가 하루 늦어졌으며 총여학생회 선출이 찬성표 미달로 인해 재선거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후보자 간의 갈등은 선거가 끝난 후에도 계속됐습니다. 여파가 상당했던 이번 선거, 그 과정과 갈등 양상을 파헤쳐봤습니다.  /편집자

 

▲ 2015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선거 일정표

 

 11월 4일(후보자 등록일), 기호 1번 측 여학생회 '정' 후보자 자격 박탈?
 하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기호 1번 측 여학생회 후보자에 대해 '자격박탈'을 선고했다. 그리고 지난 10일 이와 관련한 게시글을 봉황BBS에 올렸다. 해당 글에는 '자격박탈' 선고 이유로 ▲서명을 하지 않았는데 '여학생회'에 서명이 돼 있음 ▲서명은 '총학생회'에 서명을 했는데, '여학생회'에 서명이 돼 있음 ▲미술대학 일반학우가 대표로 돌아다니면서 추천인 서명을 받음 등을 내세웠다. 추천인 서명이 조작됐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기호 1번 측은 이의제기를 신청해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회의를 열어 이의제기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하고 투표했다. 그 결과 기호 1번 측의 이의제기는 기각됐다. 기호 1번 측은 "세칙에는 '자격박탈'이라는 항목이 없다. 뿐만 아니라 경고 없이 바로 후보자를 사퇴시키는 것도 세칙에 어긋나는 행위다. 게다가 해당 후보자 사퇴와 관련한 의결 사항은 출석인원 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13명 중 찬성표를 던진 위원은 8명뿐이었다"며 "이는 하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월권 행위다"고 주장했다. 
 기호 2번 측은 "해당 후보자는 하루만에 600여 명에 달하는 추천인 서명을 받아냈다. 이러한 점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 추천인 서명란에 기재된 학생 중 일부를 직접 만나 서명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물어봤고, 추천인 서명이 조작된 사실을 알게 됐다. 또한 600여 명의 추천인을 받다보면 용지가 구겨지거나 때가 타기 마련인데 받아본 용지는 새로 뽑은 것처럼 깨끗했다"며 "해당 후보자는 추천인 서명을 조작했다. 이는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 서류 조작은 선거에서 일어나지 말아야할 행위"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기호 1번 측은 "조작하지 않았다. 하루 안에 600여 명의 추천인 서명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학생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어떤 압력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용지에 대한 지적은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상황은 이렇다. 여학생회 '정' 후보자는 본래 기호 2번 공대 부회장 후보로 나왔으나, 지난 4일 선거구를 바꿔 기호 1번 여학생회 후보자로 등록했다. 해당 후보자는 선거구를 변경함에 따라 해당 선거구에서 요구하는 추천인 서명을 다시 받아 제출해야 한다. 여학생회의 경우 우리대학 여학생 300인 이상의 추천을 요구한다. 추천인 서명 명부 제출마감기간은 4일 오후 3시까지였기에, 해당 후보자는 하루 안에 추천인 300명을 구해야하는 상황이었다. 기호 1번 측 여학생회 후보자는 추천인 600명의 서명을 받아 오후 2시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후 기호 2번 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후보자의 '서류를 확인해보고 싶다'고 요청, 선관위는 이를 받아들여 서류를 공개했다. 기호 2번 측은 '기호 1번 측에서 서류를 조작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였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제재 사항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시정' 2표, '경고' 3표, '사퇴' 8표로 '자격박탈'이 선고됐다. 결국 기호 2번 측 여학생회 후보자가 양측 선거본부위원장 합의 하에 단독 후보로 나서게 됐다.
 

 

   10일 중선관위원장 연락 두절
   
   11일 라웅지 선관위원장 권한 대행
 
   12일 예정된 총학·여학 개표 지연
 
   13일 여학생회 찬성표 미달
 
 
 11월 10일, 하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연락 두절
 지난 10일 하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연락 두절된 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날인 11일이 자치기구(졸업준비위원회, 학생복지위원회 등 간선제로 진행되는 선거) 투표일이라 양측 선거본부위원회는 긴급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양측 선거본부위원회는 선거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하니 자치기구 투표를 진행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임시로 임명하고, 자치기구 투표가 끝난 후에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권한 대행'할 후보자를 선출하자고 합의했다. 임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으로는 사범대 선거관리위원장이 임명됐다.
 
 11월 11일(자치기구 선거일), 투표 정보 유출?
 기호 2번 측은 자치기구투표를 두고 "투표 정보가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논쟁의 중심은 비밀 투표다. 지난 10일 있었던 자치기구 투표에서 학생복지위원회 당선자는 기호 2번 유대권 씨(경찰행정학과 4년)였다. 총 15표 중 8표로 기호 1번 후보를 제쳤다. 그리고 여기서 논쟁이 시작됐다. 기호 2번 측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기호 1번 학생복지위원회 후보자가 유권자 A 씨에게 연락해 '왜 나를 뽑지 않았느냐'고 따졌다"고 밝혔다. 
 
 11일, 선거운동기간 5일? 4일?
 선거운동기간을 둘러싼 갈등도 있었다. 기호 2번 측은 "세칙에 명시되어 있는 선거운동기간 5일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세칙 상 선거운동기간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공휴일 제외) 5일을 보장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된 날짜는 마지막 11일이다. 지난 10일 하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연락두절 되면서, 그 다음날인 11일에 선거운동을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쟁이 일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부재로 선거 운동 중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양측 선거본부위원회는 합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11일에는 양측 모두 선거운동을 금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기호 1번 측은 "기호 2번 선거본부위원회와 선거운동 금지를 합의했다. 그럼에도 기호 2번 측은 선거운동기간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기가 찬다"며 "더군다나 기호 2번은 선거운동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11일에 선거운동을 했다. 이와 관련한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권한 대행자'로 라웅지 씨 선출
 양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권한 대행자를 선출하기 위해 지난 11일 새벽 5시에 회의를 시작했으나, 회의는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오전 8시에 열린 회의, 오후 5시에 열린 회의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오후 10시에 열린 회의에서 라웅지 자연대 선거관리위원장, 김단비 미술대 선거관리위원장 두 후보자를 놓고 투표가 진행됐다. 그 결과 라웅지 자연대 선거관리위원장이 15표 중 8표로 김단비 미술대 선거관리위원장을 제치고 권한 대행자로 임명됐다. 
 
 12일(총학·여학·단대 투표 및 개표일), 새천년관에서 벌어진 소동
 이날 새천년관의 점심시간은 소란스러웠다. 지난 12일 오후 1시쯤 홍규석 휴학생과 김진세 미술대 학생회장(한국화과 4년)이 새천년관에 찾아와 로비에 설치돼 있는 투표함의 덮개를 닫았다. 기호 2번 측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투표함이 닫혀 있던 시간은 몇 분정도다. 투표를 하고 있던 학생 중 몇 명은 투표를 하지 않은 채 투표소를 떠나기도 했다. 
 규정상 선거운동이 보장되는 기간은 11일까지다. 12일부터는 학부 선거를 제외한 모든 선거운동이 금지된다. 기호 2번 측은 새천년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새천년관에서 행해진 선거 운동은 학부 선거 후보자를 위한 것이었다. 문제될 소지가 없음에도 휴학생 홍규석 씨와 김진세 미술대 학생회장이 찾아와 투표함을 닫아 소동이 벌어졌다. 더군다나 미술대 학생회장은 현직에 있는 입장으로서, 문제될 만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더 신경써야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호 1번 측은 이를 두고 '꼼수'라 칭했다. 이들은 "파란색 옷을 입고 홍보를 한다는 것 자체가 다른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는 학부 선거 운동을 가장한 기호 2번 측의 꼼수 홍보"라고 지적했다.
 
 13일 총학생회, 여학생회 개표
 12일에 이뤄져야할 개표는 양측 간의 의견 차로 성사되지 못했다. 결국 개표는 13일 오후 6시로 미뤄졌다. 이날 오후 진행된 개표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다음날인 14일 아침이 돼서야 결과가 나왔다. 총학생회는 기호 1번 측 후보가 전체 투표자 7천608명 중 5천153명(67.7%)의 지지를 얻어 제46대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됐다. 단일 후보로 진행된 여학생회는 전체 투표자 3천332명 중 2천111명(63.5%)의 지지를 얻었으나 세칙에 명시돼있는 3분의 2 이상의 득표율(66.6%)을 넘기지 못해 낙선됐다.
 라웅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세칙 상 모든 선거는 올해 11월 중으로 마무리돼야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다음해 3월로 미룬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재선거가 11월 중으로 마무리될 것 같지 않아 내년 3월에 여학생회 재선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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