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찌라시 : 위험한 소문>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찌라시'는 '광고로 뿌리는 종이, 전단'이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ちらしずし'의 준말이며 근거 없는 가짜 정보나 악성 루머를 일컫는데 사용하는 단어다.
 요즘 한창 잘나가는 인기 여배우 미진(고원희)과 그녀의 매니저인 우곤(김강우)은 미진이 유명하지 않은 신입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최고의 콤비다. 어느 날 미진과 우곤은 인터넷에 떠도는 글귀를 보게 되는데, 이는 유명 정치인인 남 의원과 미진이 몰래 만나는 사이라는 내용이었다. 이 글귀의 정체는 남 의원을 정계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정적의 찌라시에 불과했지만 이는 배우 미진과 정치인 남 의원의 스캔들로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게 된다. 큰 스캔들에 활동을 중단하기까지 했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 미진, 미진을 격려하기 위해 야식을 사들고 미진의 집을 방문한 유곤은 미진이 침실에서 목을 매달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미진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잃은 우곤은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은 찌라시의 근원지를 찾아 나선다. 전직 기자 출신이지만 지금은 찌라시 유통업자로 몰락한 박 사장(정진영)과 불법 도청계의 레전드 백 문(고창석)의 도움을 받아 우곤은 찌라시의 제작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정보전(戰)의 더러운 뒷세계에 잠입한다. 찌라시의 첫 유포자에 점점 가까워지는 우곤은 정계에 성가신 존재로 자리매김 되고, 정계의 더러운 일을 청소하는 오앤씨그룹의 행동대장 차성주(박성웅)의 위협에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다. 몇 번의 신변의 위험을 넘어선 우곤은 결국 찌라시의 근원인 오앤씨그룹 오본석(박원상) 홍보실장까지 도달해 미진의 죽음에 관한 충격적인 진실을 전국에 알린다.  
 이 영화에서 찌라시는 한 사람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수단'으로 표현된다. 이는 익명성이 보장되어 나 한사람에서 시작된 '거짓'이 언론매체를 통해 증폭되어 다수의 '진실'로 받아드려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처럼 찌라시와 같은 유언비어는 우리 사회에서 근절해야할 큰 문제지만 영화 후반부에 진실을 전하기 위해 우곤이 선택한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찌라시이다. 마찬가지로 찌라시로 성공한 오본석의 파멸 이유 또한 찌라시이다. 나는 이를 보며 정보가 정보화사회에서 가지는 힘과 그 폐해 느낄 수 있었다. 
 나 또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지닌 기자다. <찌라시 : 위험한 소문>은 내가 기자로서 가져야할 책임이 무겁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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