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군선 교수(한문교육과)는 현대 우리대학 초대 교수노동조합위원장을 맡고 있다. 우리대학 교수노동조합은 2020년 7월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받아 법적 지위를 획득한 이래 2021년 5월 전국 대학 가운데 제일 먼저 노사 분규 없이 단체협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군선 교수님은 현재 우리대학 교수노동조합의 초대 위원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자기소개와 교수노동조합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이군선 교수입니다. 현재 원광대학교 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대학 교원의 교원노동조합 설립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2018년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대학 교원들의 단결권을 인정하지 않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대해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려 2020년 4월 1일부터는 교수노동조합이 법적 지위를 갖는 기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이에 저는 교수노동조합의 합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교수님들과 교수노동조합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2019년 9월 18일 교수노동조합설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을 가졌으며, 2019년 10월 16일 교수노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 노조위원장에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2020년 7월 1일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받아 법적 지위를 획득했고, 2021년 5월 24일 전국에서 제일 먼저 노사 분규 없이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해부터 교수노동조합이 정식을로 출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학교발전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학교의 운영은 법인과 대학본부에서 주도하며 구성원들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어떤 사안에 대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수노동조합은 구성원의 의사와 관계없는 일방적인 학교 운영을 반대합니다. 교수노동조합은 법인과 대학이 올바른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갈 경우 이에 대해 협조하겠지만, 구성원의 이익과 배치되는 의사결정을 할 경우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학교의 발전은 구성원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법인과 대학은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법인과 대학은 열린 마음으로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 대학 발전의 밑거름이라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우리대학은 현재 십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대학뿐만의 문제는 아니며 전국 지방대 대부분의 공통 현안이라 알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 대학교가 겪는 불가피한 어려움들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비해 우리학교가 어떤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신입학 충원의 문제는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풀 수 없고, 이제 국가가 나서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특히나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인해 지역 대학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은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등록금 동결로 인해 학교의 재정 현황이 굉장히 어렵지만 이럴 때일수록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학교의 외관을 정비하고 및 학생의 편의시설을 확충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교육에도 노력을 경주해 학생들이 원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수도권만 바라보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4일 우리대학의 제14대 총장선거 후부자 접수가 마감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은 향후 총장선임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게 됩니다. 우리대학 총장을 뽑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지역 대학의 위기 속에 총장의 역량은 대학의 사활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총장이 학교를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간접 선거 방식은 구성원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교수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총장선출제도의 개선과 관련해 법인과 만나는 자리에서 총장 선출과정에 법인은 개입하지 말 것,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할 것, 총장선출제도를 직선제로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부연하면 현행 총장선임은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해 순위를 정해 올립니다. 여기에는 법인위원 3명과 교단위원 2명이 있습니다. 법인은 총장에 대한 임명권이 있습니다. 임명권을 행사하며 선출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해 순위를 정해 올렸는데도 법인은 그 순위대로 임명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래서 총장후보자 평가에서 1등보다 3등이 낫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게 됐습니다. 
 교수노동조합은 법인에 총장 선출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으나, 법인은 교수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각자의 입장이 있다는 말로 무마하고 총장선출제의 개선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구성원의 의사와 상관없이 누구든 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헤게모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총장이 학교를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협조를 받아야 합니다. 전례로 보건데, 총장직선제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총장을 직선으로 선출했을 때 구성원의 총장 선출 및 총장 임명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교수노동조합의 초대위원장으로 부임하셨는데, 앞으로 교수노동조합을 어떻게 이끌어 갈 건가요? 계획이 궁금합니다.
 교수노동조합은 교수님들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곳입니다. 우리 학교 교수노동조합은 노사 분규 없이 전국에서 제일 먼저 단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러나 단체협약을 체결만 했지 단체협약의 이행에는 비협조적인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해서 단체협약의 이행을 강력히 요구할 것입니다. 아울러 제 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인데 남은 기간 동안 단체협약서를 꼼꼼히 살펴 미흡하고 불명확하거나 추가해야 할 사항에 대해 보완해 단체협약의 갱신 안을 준비하는 데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총장후보자 평가위원회 교수위원 추천을 반대하시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현행 규정에 따르면, 총장후보자 선출을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가 주도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교수노동조합은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 교수위원 추천 자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교수노동조합과 법인은 총장선출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단체협약을 맺었습니다. 단체협약은 모든 학교의 규정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교수협의회가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 교수위원을 추천하도록 방기하는 것은 단체협약 위반입니다. 법인과 학교는 교수협의회를 학칙기구로 인정하지도 않고 임의기구라고 늘 말해왔습니다. 실제로도 교수협의회는 법적기구가 아니라 우리대학의 직제에 없는 임의기구입니다. 따라서 법적 지위를 획득한 교수노동조합이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 교수위원 추천을 주관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교수협의회는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 교수위원을 구성하면서 피선거권과 선거권을 갖는 대상을 교수협의회 회원으로만 한정했습니다. 교수협의회에 가입하지 않은 교수는 원광대학교 교수가 아닌가요? 총장이 교수협의회 소속 교원만의 총장은 아닐 것입니다. 이렇게 공정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고 구성된 총장후보자평가위원회를 통해 추천되고 임명된 총장이 과연 구성원들의 신뢰와 협조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총장후보 평가위원회의 기능 중 구성원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현행 방식대로라면 많은 구성원의 관심을 끌기 쉽지 않습니다. 이는 대의제의 한계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은 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교수노동조합이 구성원 참여를 언급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들과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교수노동조합은 현재 교수님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적 단체입니다. 아직 교수노동조합이 가입하지 않은 교수님들께서는 교수노동조합에 가입해 교수님들의 권익을 보호받기 바랍니다. 교수님들이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의 성공이 학생의 성공으로, 학생의 성공이 교수님들의 성공으로 선순환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교수노동조합은 교수와 학생 모두 행복한 학교를 희망합니다. 보다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김하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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