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육상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검은 장갑을 낀 한 손을 하늘을 향해 세웠습니다. 1968년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된 올림픽 육상 결승경기를 끝내고 1위와 3위의 단상에 맨발로 올라가 행했던 일입니다. 미국 내 소수민족의 차별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죠. 2위를 했던 호주의 백인선수 피터 노먼도 인권배지를 달고 시상대에 올라 동참했습니다. 호주정부는 노먼 선수가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선발됐는데 제외했습니다. 일탈로 바라본 것이죠. 2006년 노먼이 세상을 떴을 때 스미스와 카를로스가 관을 들어 마지막까지 공감대를 이어갔습니다. 덧붙여 2012년 호주정부는 노먼 선수를 제외한 사실을 인정하고, 2018년에 공로훈장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부당함에 항의하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는 행위를 기억할 겁니다. 미국사회에서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 이슈에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표현할 때 고객을 숙이고 한쪽 팔을 세우는 행위와 더불어 사용되곤 합니다. 이는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이 2016년 경찰의 인종차별 행동에 항의해 국가 연주 시에 행했던 퍼포먼스였죠. 이 일로 미식축구리그에서 선수자격이 박탈돼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관료들이 보기에 사회적 규범과 규칙을 벗어난 일탈로 규정화한 것입니다. 스포츠 영역에서 일탈의 기본은 승리추구와 페어플레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두 가지 가치를 추구해야 할 균형점이 무너지면서 발생합니다. 특히 현대 스포츠의 상업주의가 팽배해지면서 승자에 초점을 둔 미디어 환경이 그러한 현상을 재촉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머튼(R. K. Merton)의 아노미 이론에서 분류한 동조주의 즉, 전략적으로 시간을 끌면서 우승하고자 하는 지연 전술과 경기 규칙 내에서 용인된 폭력이라 할 수 있는 파울 행위 등도 일탈로 볼 수 있습니다. 
 하물며 전 세계인이 바라보는 장소에서 장갑을 껴서 한 손을 치켜세우거나 한쪽 무릎을 꿇고 앉는 행위는 관료의 시각으론 대단히 부적절하게 보였을 겁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관료는 부당함의 거부, 저항의 표시, 풍자와 해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의 행동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스포츠 용품회사로 성장한 나이키는 이러한 사회적 이슈를 피해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1980년대 말부터 사용한 멋진 슬로건인 'Just Do it'의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광고모델을 콜린 캐퍼닉으로 기용합니다. 미국 보수층을 중심으로 벌어진 나이키 불매운동도 감수하면서까지 다수의 대중들을 향해 동참의 목소리를 냈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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