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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부터 27일까지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는 '1000억 페스타' 이벤트를 선보였다. '1000억 페스타'는 고객들에게 총 1천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지원하고, 판매량이 높은 인기 상품을 선별해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벤트이다. 바나나, 딸기, 한우 등의 신선식품이 단돈 1천 원에 판매됐고, 주요 가전제품들을 시중 가격의 최대 70% 할인한 값으로 판매했다. 뿐만 아니라, 언제나 수요가 많아 현금으로 바뀔 수 있기에 할인을 거의 하지 않는 라면, 쌀, 커피 믹스 등의 환금성 상품에 대해서도 대폭 할인을 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지수의 꾸준한 상승으로 인해 지갑을 열기가 두려운 국내 소비자들에게 알리익스프레스의 등장은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매우 싼 가격과 더불어 낮은 가격의 배송료와 빠른 배송은 지금까지의 유통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경천동지와도 같은 일이었다. 실제로 기존 국내 유통업계를 주름잡고 있던 쿠팡은 여전히 사용자 수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가파른 추격을 허용했고, 11번가는 업계의 2위 자리를 알리익스프레스에게 이미 내준 상황이다.

한국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

 C커머스의 대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유통시장을 공략한 이유를 알아보기에 앞서, 2022년 하반기에 먼저 미국에 진출한 '테무'라는 기업에 대해서 살펴봐야 한다. 테무 또한 알리익스프레스처럼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이다. 

 테무가 공략했던 미국은 '아마존'의 영향으로 전 세계 이커머스 점유율 순위가 중국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국가이기 때문에 '아마존'보다 더 나은 서비스로 경쟁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무료배송&5일 내 배송'을 앞세워 승부를 봤지만, 이를 지키기 위해 저렴한 선박이 아닌 비행기를 이용했기 때문에 물류비에서 큰 적자를 기록했다. 

 테무의 고전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류비에 있어서 부담이 적은 일본과 한국이라는 두 선택지를 두고 한국을 선택했다. 한국은 일본과 비교했을 때 인구수는 적지만 이커머스 규모가 비슷했기 때문에 효율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일본: 3.0%, 한국:2.5%). 또한 일본은 영토가 크기 때문에 유통산업의 발전이 정체돼 있었던 반면, 한국은 물류와 배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서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이윤을 창출하기 쉽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한국을 공략하기로 결정한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악하기 위해 MD(상품기획자)를 대거 고용했다. 또한, 한국의 인천항, 평택항과 최대한 가까운 중국 영토에 물류센터를 건설하고 한국 전용 대형 컨테이너선 6대를 구축하는 등 철저한 준비 끝에 한국 유통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온라인 시장은 결국 승자 독식의 세계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이 결합된 복합적인 구조의 멀티채널 기반 플랫폼으로 변화했다. 커머스와 콘텐츠의 경계가 사라지고 판매 유형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 국내와 해외의 경계 역시 사라지고 있다. 특히 해외 쇼핑몰이 국내에 직접 진출하거나 국내 업체가 해외 유통망을 갖추는 형태가 증가했다. 앞으로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각광받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 디지털 기술과 통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진입장벽이 더욱 낮아지고 경쟁이 촉진됐다. 국내 유통시장이 무한경쟁에 도입하면서 사용자 규모가 큰 플랫폼만 살아남게 됐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쿠팡과 네이버도 이미 투자자들로부터 계속해 '글로벌 성공'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의 이커머스 업체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지만 '양강 체제'의 빅2 중심 승자 독식이 전체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결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글로벌 진출을 위해 한국에 물류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혀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한국인 사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유통시장이 새롭게 등장한 알리익스프레스의 손바닥 위에 놀아날 수도 있다. 이에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보편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직구 KC인증 의무화와 같은 법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편, 이커머스 시장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결제 시스템 산업의 성장 역시 주목된다. 이커머스 시장은 실물 화폐가 아닌 전자 화폐를 통해 물품에 대한 결제가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또한, 이커머스 시장 거래규모 확대로 배송 및 물류 산업 역시 성장이 예상된다.

  현서진 기자 [email protected]

  조수빈 수습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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