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정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적 충돌,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간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후티 반군들은 홍해에서 서방세계의 상선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함으로써 글로벌 물류유통을 위협하고 있다.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나 수에즈운하가 불안정하거나 폐쇄되는 경우, 글로벌 해상 공급은 크게 위축될 것이고, 물류비용 또한 크게 증가할 것이다. 전 세계 천연가스 교역량의 3분의 1이 축소되고, 전 세계  석유 교역량의 6분의 1이 감소될 것이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석유 수송량의 67%가 타격을 입을 수 있고, 호르무즈 해협이  1개월 폐쇄되는 경우에는 국제유가가 20%이상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글로벌 유통망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유무역질서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무역의존도가 높고 전 세계 59개국을 대상으로 21개의 FTA협정을 맺고 있는 한국경제는 기회요인 보다 위협요인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더욱이 전쟁, 바이러스 팬데믹, 인류세, 기후변화, 극심한 자연재해,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편가르기 전략 등으로 기존의 세계질서는 위협받고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되는 상황이다. 강대국들에 의해 세계 교역질서는 기존의 WTO중심의 자유무역주의가 붕괴되고 자국우선주의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보호무역주의가 교역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이제 기업들은 가장 싸고 쉬운 공급망보다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공급망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새로운 지정학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재세계화에 편승하는 추세이다. 이같은 탈세계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가간의 협력은 다른 형태의 세계화(재세계화), 동맹진영 간의 블록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2024년에는 우리나라의 총선을 비롯한 세계주요국들의 리더십을 결정하는 중요선거가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 4월(총선), 미국 11월(대통령선거), EU 6월(유럽의회 선거), 러시아 3월(대통령선거), 일본 9월(자민당 총재 선거 등)등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고 이에 따라 외교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세력 다툼, 글로벌 웨스트와 글로벌 이스트의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은 우리에게 안보, 경제, 사회, 문화, 삶과 생활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복합적 위기상황에서 외교전략은 국가의 생존과 경제적 번영을 좌우한다. 무엇보다도 자주성 전략의 외교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GDP세계 순위 13위, 국방력 5위, 메모리반도체 1위의 국력을 자랑한다. 외교는 레버리지를 이용한 주도권 외교가 되어야 한다. 변화무쌍한 세계질서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교역으로 먹고사는 우리에게는 세계평화와 자유무역 그리고 자주성 전략을 바탕으로 한 균형외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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