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격렬한 인생을 보내다 은퇴기를 맞이하고 고요하게 은막의 뒤편으로 사라진다. 누구보다 극렬하게 인생을 보낸 이에게 있어서 삶의 윤택을 맛보며 휴식에 돌입하는 건 최대의 목표다. 이건 다수가 추구하는 공동 목표이기도 한지라 그에 상응하는 지원도 모두가 동의한다. 그 일환이 바로 '국민연금'이다. 

 알다시피 내 재산의 일부를 때서 후일 지원금으로 회귀한다. 그러나, 내가 지불한 자산이 한순간에 신기루가 된다면 어떤 심정일까. 허황된 먼 미래가 아니다. 지난 2월 후순, 국책연구기관 'KDI'에서 2054년에 축적 중인 국민연금이 고갈된다고 전망을 내렸다. 세부적으로 언급해보자면 2039년 적립금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54년 전액 소진된다. 문제는 현 제도로는 극복에 한계가 있다. 이게 KDI가 내놓은 전망이다.

 2054년, 혹자에겐 아득한 마천루나 같겠지만 곰곰이 고찰해보면 그리 먼 시간이 아니다. MZ세대(1997~2012)청년들은 중장년에, 그들의 부모는 노년층이 됐을 때 전부 고갈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왜 우리가 그토록 지불받으려 애쓰는 국민연금이 고갈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저출산이다. 

 알고 있겠지만 저출산은 2010년때부터 시작해서 대한민국에 계속 타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잔존 인구마저 고령화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 이게 왜 문제가 될까. 전술했다시피 국민연금은 우리가 지불한 재산을 불려서 후에 되돌려받는 거다. 

 당연히 그 자산은 우리의 노동으로 축적되는 건데, 그 주체가 노령화가 돼서 행위에 제한이 생기고 이를 대체할 인력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경우 외신에서 꾸준히 보도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아득하면서도 가까운 미래를 위해 일평생을 보증으로 꾸준히 내놓은 자산이 공중분해 된다니, 당연히 통탄스러울 거다. 사실 경제 문제는 글자 하나부터가 변수인 난제투성이인지라 이렇다 할 방안을 내세우기가 난해한 사안이긴 하다. 

 그럼에도 외면해선 안될, 반드시 직시해야 할 중대 사안인건 부정할 수 없다. 당연히 당정 역시 마냥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우선 국민연금 고갈이 100% 인구 부족만이 아니라 내부 비리도 원인이 있다는 건 당연지사다. 때문에 내부 단속 및 법적 처벌 방침을 고안하고 있다. 더불어 이전보다 인상된 보험료률 인상도 추진 논의를 하고 있다.  또한, 은행과 협의해 국민연금 이외에 이익을 받을 수 있는 '저축연금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잔존 인구를 중심으로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배어 있다.

 여기서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전술했듯이 수혜자는 여러분 자신이다. 당정의 역할도 중요하나 우리도 마냥 넋 놓고 있어선 안된다. 자체적인 대비 자세도 있어야 한다.

 우선 면밀히 주시하자. 내가 지불한 자산이 제대로 기금으로 투명하게 운용이 되는지 현황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도 정부가 지원하는 제도를 적극 이용해보자. 운용 현황 주시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안주하지 말고 기금 고갈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대안을 세워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전술했던 저축연금제도 같은 자산제도를 적극 차용해서 머나먼 뒤안길로 사라질 국민연금을 대체할 추가 대비 자산을 마련하는 계획을 세워보도록 하자. 또 가벼운 수단으로 저축을 하는 습관도 들여보도록 하자.

 한편으로는 이런 방법조차 실현하기 싫을 정도로 작금의 현실에 굴복할 수 있다. 하지만, 억울한 현실을 주저앉아서 지켜보는 것보다 그 사이에, 암울한 현황을 타파해 나가는 게 이 현실을 극복할 지고한 혜안이다. 꼬일대로 꼬여버려 엉망진창인 미래의 마천루도 결국엔 소유주인 우리가 올라가야 하니까 말이다. 

이민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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