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80년대 출생 대학생(80년생~빠른90년생)들이 입학한 마지막 해이다. 지난 3월 80년대생 중 막내인 89년생이 08학번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원광대신문사에서는 내년부터 90년대생들이 신입생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는 기점인 올해 80년대생 출신 재학생 220명을 대상으로 초·중·고등학교시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문화코드를 조사했다. /편집자


80년대생의 대중문화는?
80년대생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만화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남학생 40%(62명 중 25명)가 '가장 재밌게 봤던 만화'로 '슬램덩크'를 뽑아 압도적인 인기를 차지했다. 이어 '날아라 슈퍼보드'가 2위(14.5%), '무적 파워레인져'와 '피구왕 통키'가 공동 3위(11%)를 차지했다. 여학생은 158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중 50%인 79명의 학생이 '달의 요정 세일러문'을 가장 재밌게 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날아라 슈퍼보드'와 '슬램덩크'가 공동 2위(8%), '무적 파워레인져'가 4위(6%)를 했다. 이밖에 '천사소녀 네티', '카드캡터 체리' 등의 대답이 나오기도 했다.


 이어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 가수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34%(75명)가 'H.O.T'를 꼽아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가수로 나타났다. H.O.T는 지난 1996년 데뷔해 2000년도에 마지막으로 5집을 낼 때까지 총 588만장의 앨범을 기록한 아이돌 그룹이다. 2위는 1996년 공식해체해 '서태지와 아이들'이 선정(29%)됐다. 이어 '김건모'가 3위(5%), '조성모'와 그룹 'god'가 공동 4위(4%)를 차지했다. 이밖에 '신승훈'과 '신화'가 그 뒤를 이었다.
또 가장 기억에 남는 드라마는 지난 2000년 MBC에서 방영해 최고 시청률 63.7%를 기록한 바 있는 '허준'이 41%(92명)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고 시청률 65.8%를 기록했던 KBS의 '첫사랑'은 2위(11%)를 차지했다. 이어 '모래시계'가 3위(8%), '사랑이 뭐길래'와 '그대 그리고 나'가 공동 4위(5%)를 차지했다. 이밖에 '보고 또 보고'와 '젊은이의 양지'를 꼽는 사람도 있었다.

 
 영화는 1998년 개봉해 당시 197만여 명의 서울관객수를 기록했던 '타이타닉'이 26%(59명)로 1위를 차지했다.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 한 '엽기적인 그녀'가 25%(56명)로 2위로선정됐다. 서울관객수 244만여 명을 기록해 90년대 영화 중 가장 큰 흥행기록을 만들었던 '쉬리'는 9%(21명)로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공동경비구역 JSA'가 4위(8%), '친구'가 5위(6%)로 선정됐다. 기타에는 'If Only', '해리포터 시리즈'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문화트렌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조사결과 35%(77명)가 󰡐연예인'을 꼽았다. 왜 그런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좋아하기 때문에', '친구들이 따라해서', '쉽게 볼 수 있어서' 등의 답이 나왔다.


 '연예인'에 이어 선정된 문화트렌드로는 '드라마'(18%), '가요'(17%), '영화'(9%)순으로 나타났다. 문화트렌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라마'를 선택한 백성범 군(정치행정언론학부 1년)은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오는 격투 장면이 너무 멋있어 보여 학교에서 흉내낸 일이 있었다"며 "그게 담임선생님에게 걸려서 심하게 혼난 일이 있다"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80년대생이 봤던 사회
사회적 이슈는 사건과 인물을 최고와 최악으로 나눠 조사했다. 먼저 최고의 사건으로는 '월드컵 4강 진출'이 73%(161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선정이유도 종류별로 다양했는데, 22%(36명)가 '국민이 하나로 단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11%(19명)가 '상상도 못한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기적같은 일이라서',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 등의 의견이 있었다. 또한 최고의 사건 2위는 13%로 '남북정상회담'이, 3위는 '한국의 OECD가입'이 선정됐다. 기타 의견으로는 '금모으기운동'이 포함돼 있기도 했다.


 최악의 사건으로는 'IMF구제금융사태'가 38%(85명)의 선택으로 1위를 차지했다. 'IMF구제금융사태'는 지난 1997년 우리정부가 외환부족으로 IMF(국제통화기금)에 자금지원을 요청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대우, 기아 등 국내의 대기업들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폭증해 문제가 됐다. 특히 'IMF구제금융사태'라고 응답한 사람 중 31%(27명)가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라고 이유를 밝혀 당시의 심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51명이 2002년 발생한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을 2위(23%)로 선정했다. 또 3위는 19%로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가 차지했다. 1995년의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가 4위(14%)로 뒤를 이었다.


 최고의 인물 1위는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히딩크 전 감독이 47%(105명)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이어 2001년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수현 씨가 2위(17%)를 차지했다. 서태지, 안철수가 그 뒤를 따랐다. 기타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박지성 선수가 나왔다.
또 최악의 인물 1위로는 34%(75명)로 오사마 빈 라덴이 선정됐다. 2위는 1997년부터 1999년 까지 2년 동안 탈옥수 생활을 했던 신창원이 21%, 3위는 18%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기타로는 부시 미국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의 의견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일들 가운데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일도 함께 선정했다. 절반 이상인 122명이 '휴대폰의 보급'을 선정해 55%로 1위를 차지했다. 휴대폰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에 관해서는 󰡐생활이 편리해졌다', '의사소통이 증가했다', '휴대폰이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됐다'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설문에 참여한 안주호 군(정보전자상거래학부 2년)은 "학창시절에 친구들이 모두 휴대폰을 가지게 됐는데 나 혼자만 없었다"며 "없는 것은 나인데 오히려 친구들이 바로 연락하지 못해 나보다 더 답답해 한 적이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어 '이해찬 교육정책의 피해'가 2위(13%), '집단 따돌림의 등장', '아동 유괴사건'이 공동 3위(12%)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인터넷의 보급', '금융위기의 대두'도 자신에게 크게 영향을 미친 일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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