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란 어떠한 행동을 학습한 후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인간은 습관에 따라 행동하고, 습관의 변화는 일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미루는 습관, 몸에 좋지 않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습관, 과음하는 습관, 공부하지 않는 습관, 운동하지 않는 습관 등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한다. 인간이 나쁜 습관을 인식하고 나쁜 습관을 개선한다면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다. 

 사회에도 습관이 있는데, 이를 관행이라 한다. 관행이란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때 습관처럼 따르는, 오래전부터 일을 하던 방식을 말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회도 관행에 따라 일을 하며, 나쁜 관행을 개선한다면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매년 반복되는 휴가철과 지역 축제에서의 바가지요금 논란도 우리 사회의 관행 중 하나이다. 매년 지역축제의 바가지요금과 휴가철 관광지의 바가지요금이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은 불만을 표현한다. 하지만 다음 해가 되면 바뀌는 것은 없고 똑같은 바가지요금 논란이 언론에 보도되고 사람들은 불만을 표현한다. 언론에서 작년에 보도한 내용을 다시 보도해도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시장 혹은 가격기구를 믿는 사람은 바가지요금이 자연스럽다고 인식할 수 있다. 지역축제와 휴가지는 수요가 많고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것이 당연하고, 가격이 높으면 수요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적정 수준의 가격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바가지요금은 상인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수요와 공급에 따른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이라는 것이다. 

 시장 혹은 가격기구에 의한 균형가격의 결정과 변화가 시장의 원리를 따르는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지역사회 혹은 국가 단위로 보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축제나 관광지의 바가지 요금이 논란이 되어 관광객이 감소하고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경우 그 지역은 관광객이 지출할 수 있었던 기대소득을 얻을 수 없게 된다.

   또한 이 문제는 국가 단위로 생각하면 조금 더 심각하게 느낄 수 있다. 국내 관광지의 물가가 비싸 해외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국내 소득은 감소할 수 있다. 수요가 많고 비탄력적인 상황에서 가격을 인상하는 합리적인 생산자(상인)와 높은 가격에 반응하여 대체재(다른 지역이나 국가)를 찾는 합리적인 소비자의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지역소득 감소 혹은 국내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관행인 바가지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매년 바가지요금 논란을 언론에 보도하고 사람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우선 지역 상인들이 바가지요금이 결과적으로 지역과 본인들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언론도 매년 같은 논란만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과 가능한 대안에 대하여 깊이 있게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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