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학을 지나다가 '사랑의 모자뜨기 캠페인'이라고 써붙여진 대자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쳤다. 우연인지 대학 곳곳에 붙여진 캠페인 대자보. 봉황 BBS를 훑어보니 '사랑의 모자뜨기 캠페인'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무슨 모자뜨기?"라고 의문을 가졌다.

캐릭터 '원만이'

 이 행사는 아프리카 신생아들의 저 체온증 사망 사례가 늘자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그들을 돕고자 마련된 캠페인이란다. 우리대학 사회봉사팀과 전라북도 자원봉사 종합센터가 연계해 우리대학을 포함 전북지역 총 5개 대학(서해대, 원광보건대, 우석대, 전주기전대)이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봉사활동이다.

 대학생활의 꽃 중 하나가 봉사활동이다. 봉사활동은 이제 대학문화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대학에는 레오, 솔솔송 등 17개의 봉사동아리와 총학생회 종교부 산하 사람사랑위원회 등이 있다. 이들은 독거노인가정봉사, 재활원장애우돕기 등의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사랑의 모자뜨기', '헌혈의 집', '도의인증실천제' 등 우리대학만의 특징있는 사회봉사활동도 있다.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는 해외봉사활동으로는 문화교류를 주 목적으로 하는 '청년해외봉사단', '청소년적십자(RCY)', '스카우트' 등이 있다. 특히 세계청년봉사단(KOPION)은 대학생들의 해외봉사체험 일환으로 국제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해외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회봉사 프로그램이 많이 있지만 요즘 학생들은 마음에서 우러난 봉사활동을 한 다기보다는 학점을 채우기 위해 형식적으로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해 아름다운 봉사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대학 학생들 대부분은 참된 봉사활동의 정신으로 사회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는 사례가 많을 것 같아 내심 기쁜 마음이 들었다.

 지난 9일 기자가 사회봉사팀을 찾아 '사랑의 모자뜨기'봉사활동을 신청하자 담당자가 빨간 상자를 건네주었다. 그 상자에는 알록달록한 색색의 실과 함께 신생아들에게 직접 써서 보낼 수 있는 카드가 들어있었다. 자신의 손으로 뜨개질을 하고 손수 신생아들에게 편지도 쓰고 그야말로 마음으로 하는 봉사였다. 그 곳에서 신생아를 위한 모자를 두 개째 만들고 있다는 박수민 양(복지보건학부 4년)을 만났다. 박 양은 이 캠페인 뿐 아니라 도의실천인증 사회봉사, 헌혈 등 다양한 사회봉사 경험이 있다고 한다. '공예에 관심이 있던 터에 봉사도 하고 취미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신청했어요'. 박 양은 자신이 만든 모자가 아프리카 신생아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 생각하니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여유가 있으면 자주 참여하고 싶단다.

 이번 캠페인을 주관하고 있는 전라북도 자원봉사 종합센터 백상수 담당관은 "시간이 부족한 대학생들이 쉽게 봉사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때 보람된 대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우리대학 원불교 연맹(원불교 총부 옆)에서 주관하는 '원만이 만들기' 사회봉사 하는 곳을 찾았다. 그 곳에서 학생들은 서로 담소를 나누며 색실을 한 가닥 한 가닥 손수 엮어 '원만이'를 만들고 있었다. '원만이'는 원불교를 상징하는 마스코트로서 얼굴에 한자로 그려진 '마음 심'자가 독특한 캐릭터다. 학생들은 '원만이'를 만들면서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원만한 마음을 가져 내면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한다. 참여한 학생들이 보람을 느끼고 한 올, 한 올 매듭을 엮으면서 손수 만드는 '원만이'에 깊은 뜻을 담고 있었다. 기자도 직접 실을 잡고 사회봉사 학생들과 '원만이 만들기'를 시도했지만 자꾸 엉켜 세 번쯤 실패를 겪어야 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정성을 기울여 우여곡절 끝에 키다리 '원만이'를 만들었다.

 핸드폰 고리용으로 만들어진 '원만이'는 전 세계 161 여 개국에서 개최되는 원불교 행사 때 전시하거나 선물로 사용된다. 기자가 만든 '원만이'는 팔, 다리를 조절할 수 있어서 하루 일상 중 자신의 기분 여하에 따라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성품이'이라고 이름이 붙은 '원만이'는 팔,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아 좌선을 행하거나 입정에 들어갈 때 사용된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원만이 만들기 사회봉사를 하고 있다.

 원불교 연맹 장경원 교무는 "원만이는 처음 어린이들에게 소개 돼 어린이들이 원불교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이용했지만 요즘은 청소년과 일반인의 교화에까지 사용된다"며 "학생들이 자주 방문해 원만이를 만들면서 원만한 마음공부를 하는 모습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원만이 만들기' 사회봉사에 참여하고 있는 서영남 군(제어계측공학과 2년)과 장형준 군(컴퓨터공학과 2년)은 "친구들과 함께 마음공부도 하고 사회봉사를 할 수 있어 기쁘다"며 "내가 직접 만든 원만이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고 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우리들은 큰 돈을 기부하거나 사회적인 봉사만이 진정한 봉사라고 오해할 때가 많다. 대학 내에서 참여할 수 있는 사소한 봉사활동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갖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봉사 하나하나에서 느껴질 뿌듯한 보람을 생각하며 봄날 봉사의 참 마음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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