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은 여럿이 모여할 때 그 기쁨이 배가 되는 법이다. 우리대학 7개 봉사동아리(솔솔송, 청솔, 더함나, NEW, 원광레오, GNC, RCY)가 모여 좋은 일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도 그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따사로운 햇살에 기분 좋은 주말이었던 지난달 28일 봉사동아리 연합 '1분과'와 함께 전라북도 익산시 덕기동에 위치한 중증장애인시설인 '홍주원'에 다녀왔다. 1997년 개원한 홍주원은 중증장애1급 판정을 받은 거주인 40명이 함께 살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아침 일찍부터 학생회관 앞에 모여 홍주원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했다. 여러 학생들의 모습에서 어떤 분들을 만나게 될지 설레는 표정들을 볼 수 있었다. 버스로 30분 정도 달려 홍주원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장애우 분들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달려와 안아주셨다. 그들 역시 따뜻하고 좋은 분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가운 만남을 잠시 뒤로하고 봉사에 앞서 교육을 받기 위해 장소를 옮겼다. 담당자는 시설 설명에 이어 "몸은 불편하지만 대부분 성인이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들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거주인들을 대할 때 존칭어를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홍주원에서 39명의 장애우분들과 함께 금마면에 있는 조각공원으로 이동했다. 조각공원에 도착해서 파트너를 정했는데 마침 1분과 학생들과 기자까지 모두 39명이어서 1대1로 파트너를 정할 수 있었다. 장애우들은 바깥나들이에 들떠 보였다. 자원봉사자들의 손을 잡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귀엽게 여겨졌다. 기자의 파트너는 카메라가 신기했던 모양인지 사진 찍는 시늉을 했다. 그 모습을 찍어 보여주니 활짝 웃어보였다. 말은 제대로 못하지만 자원봉사자와 서로 통할 수 있었고 손을 잡고 팔짱을 끼는 등의 스킨십을 통해 교감도 느낄 수 있었다.

 자원봉사자와 각자 짝을 이뤄 산책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모습이 나타났다. 거주인들이 각기 다른 장애를 가졌고 성향이 다르기 때문인 듯 했다. 잔디밭을 뛰어다니며 토끼풀로 꽃반지를 만들기도 하고 사진 찍기, 놀이터에서 시소와 미끄럼틀을 타는 등 맑은 날씨에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조각공원에는 가족끼리 소풍을 나오거나 운동하는 사람들, 야유회를 나온 단체 등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거주인들과 자원봉사자들은 가족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어울렸다.

 열심히 뛰놀다보니 벌써 간식시간이 됐다. 뜨거운 햇빛을 피해 그늘에 앉아 음료수와 과자를 각자 자신의 파트너와 함께 나눠먹었다. 식욕이 많아 저지하지 않으면 과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달라는 담당자의 조언이 있었다. 간식을 먹은 뒤 정리를 하고 다시 차에 올랐다.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했다.

우리대학 중앙 동아리 봉사 1분과와 홍주원 거주인들과의 기념촬영

 RCY동아리 이소영 양(정치행정언론학부 1년)은 "고등학생 때 양로원에 봉사를 간 적이 있긴 하지만 장애우 분들을 직접 만난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스럽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니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었다"며 "20대에서 40대까지의 거주인들을 보며 그들이 일반사람들과 같은 모습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다"고 봉사활동 소감을 말했다.

 홍주원 거주인들이 40명이나 있어서 산책이나 나들이를 가는 일이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여행도 가고 운동을 하며 일상을 보내는 일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몸이 불편해서 혼자서는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거주인들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 그리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느껴졌다.

 1분과 분과장 표수희 양(토목환경공학과 2년)은 "봉사동아리가 연합해서 활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인솔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새로운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점은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2학기에도 봉사동아리 연합 활동을 할 예정이고 그 때는 좀 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다"고 말했다.

 거주인들은 몸은 불편하지만 불행해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멀쩡한 몸으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우리들보다 행복해 보였다. 시종 웃음을 잃지 않았던 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홍주원 김하늘 담당자는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였고 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편안하게 거주인들을 대해주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자원봉사는 부담을 갖지 말고 열린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고 말했다.

 솔솔송 동아리는 매월 첫째주에 익산역에서 고등학생들의 봉사활동을 돕는 지도교사로 환경봉사를 하고, 둘째주에는 익산시 왕궁면에 위치한 한샘병 보호 시설에 간식을 나눠주는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또 다른 동아리 RCY는 전주대학교, 전북대학교 RCY와 함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백일장에서 지도교사로 활동하기도 하고 헌혈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같은 학교 안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대학 학생들이었지만 봉사에 뜻을 갖고 봉사활동을 하는 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작은 관심만 있다면 주변 누군가에게 생각보다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봉사활동은 '봉사'라는 의무감보다는 가족과 친구에 대한 마음과 같이 '사랑'으로 하는 것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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