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8월 15일은 중추절, 가배, 가위, 한가위라고도 불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 추석이다. 추석은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하는 시기다. 추석이 오기 몇 주 전부터 집집마다 조상을 위한 차례상과 가족들을 위한 먹거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지난 3일 전주시 평화동 평화도서관 앞 광장에서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 한가위 큰 장터’가 열렸다. 이 장터는 전라북도와 전북향토산업협의회가 주최하고 전라북도 마을만들기 협력센터와 전북발전연구원이 주관했다. 추석을 맞아 농산품과 가공 상품을 직접 홍보하고 판매해서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하려는 목적으로 열렸다.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장터가 마련된 것이다.
장터에는 2010년 향토산업마을로 선정된 마을과 2011년 대상마을 중 희망마을, 마을기업 등 전북지역 33개 마을이 참여했다. 현미, 찰보리, 메주콩, 더덕, 복분자, 장아찌, 된장, 쌀조청, 전통한과, 찹쌀고추장, 김부각, 미숫가루, 양파즙 등이 주요 판매 품목이었다. 또한 생산자가 직접 만든 다기세트, 화분, 테이블. 의자 등의 상품도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장터는 시작부터 붐비기 시작했다. 물건을 팔기위해 각 마을에서 선정된 주민들은 부지런히 판매준비를 마쳤고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온 시민들은 어떤 상품들이 있나 꼼꼼하게 상품을 살펴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어떤 곳은 대형마트에서 세일행사를 할 때처럼 사람들이 붐벼서 지나가기 힘든 곳도 있었다.
 “드셔보시고 가세요! 맛있고 몸에 좋아요”라고 큰소리로 외치는 판매원들 대부분은 전문판매원이 아닌데

 
도 표정만큼은 함박웃음을 띠고 있어 장터를 찾은 시민들의 기분을 좋게 했다. 또한 시골마을에서 정성껏 기른 농산물을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상품설명을 하고 있어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신뢰하는 분위기도 엿볼 수 있었다.
손님들에게 쑥차를 건네며 설명하는 인상 좋은 아저씨에게 어떤 마을에서 왔는지 물었다.  판매원 이정영 씨(50세)는 “진안 백운마을에서 왔다. 야생차와 흑삼, 쑥차와 감잎차 뽕잎차를 팔고 있는데 기계를 전혀 거치지 않고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몸에 더욱 좋다”며 “이번 장터를 통해 손님들에게 몸에 좋은 차를 소개하고 마을 홍보까지 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또 결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백운면 영농조합 홍보의 밑거름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 장터의 매력은 싼 가격과 좋은 품질만이 아니다. 쉽게 볼 수 없는 볼거리와 정겨움이 가득했다. 장터 입구에는 제기차기와 투호를 할 수 있는 멍석이 깔려 있었다. 전통놀이가 신기한 아이들과 추억을 떠올리는 어른들은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전통 엿을 만드는 과정도 눈앞에서 시연되었다. 직접 손으로 늘리고 접고를 반복해서 엿가락이 완성되는 광경을 보면서 옛 사람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만들어진 식품을 사기만 했었지 이렇게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흔치않아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주로 주부들이 장터를 많이 찾았는데 그 중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경우도 있었다. 평화동에서 온 권정순 씨(40세)는 “신문광고를 통해 이 장터를 알게 됐는데 가격과 품질 면에서 만족한다. 농촌에서 농민들이 직접 가져온 상품들이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며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조청을 사기 위해 살펴보다가 더덕까지 함께 구매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터에는 판매자와 소비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약 40여명의 도우미들이 있었기에 장터가 원활히 움직일 수 있었다. 바쁘게 뛰어다니는 장터도우미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한가위 큰 장터를 주관한 전라북도 마을만들기 협력센터는 전라북도 내 마을의 특성에 맞는 자원을 개발하고 기반자원을 토대로 마을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라북도마을만들기협력센터 백민철 담장자(29세)는 “이번 장터에 2천여 명의 시민들이 찾아왔고 분위기도 좋은 편이었다. 우리지역 여러 마을의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매출도 예상보다 좋았다. 또 올해 부족했던 점은 보완하여 앞으로 한가위 큰 장터를 장기적인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가족끼리 정을 나눌 수 있는 명절 추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온기가 가득했다. 정성껏 기른 농산물과 직접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농민들뿐만 아니라 가족에게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장을 보러온 손님들도 즐거워보였다. 판매자는 수익은 물론이고 마을홍보도  덤으로 할 수 있었고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장터였다는 평이다. 추석의 분위기를 미리 느낄 수 있었던 ‘한가위 큰 장터’가  앞으로도 계속 열려  농촌 주민들의 소득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임제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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