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하면 많은 사람들이 비빔밥, 판소리 같은 전통적인 멋을 생각할 것이다. 전주는 이러한 전통문화 외에도 여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전주를 생각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영화’이다. 전주에서는 2000년부터 매년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고, 그 규모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 27일 ‘전주영화제작소’에 다녀왔다. ‘전주영화제작소’(이하 영화제작소)는 문화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지역문화산업 클러스터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 개관했으며, 현재는 전주정보영상진흥원과 전주국제영화제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영화제작소 건물 외벽에는 영화거장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큼지막한 사진이 한 눈에 들어와 처음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단번에 건물을 찾을 수 있다. 외벽에 붙어있는 사진 중 낯익은 인물이 있었다. 바로 영화 ‘괴물’, ‘살인의 추억’, ‘마더’ 등 많은 흥행작을 제작해 호평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영화 ‘마더’를 제작해 지난해 2011년 미국 여성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평소 봉준호 감독을 좋아했던 터라 쟁쟁한 영화거장들의 사진과 함께 걸려있는 그의 사진은 기자를 한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영화제작소는 영상후반제작지원시설(색보정실, 3D 입체영상 편집실 등)이 갖춰져 영화를 제작하는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시실, 체험관, 디지털독립영화관 등은 일반인을 위한 시설로 일반인이 영화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제작소에서 로비 중앙에 있는 키오스크(터치스크린 방식의 안내 데스크)는 영화제작소의 전반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관람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총 4층으로 되어 있는 영화제작소 1층에는 기획전시실과 영상체험관, 2층에는 입주기업들의 사무실, 3층에는 색 보정실, 영상편집실, 영상교육실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4층에는 독립 영화관과 기념품가게가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1층 기획전시실에서 ‘신기한 애니메이션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여러 애니메이션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카라쿠리 아트와 드래곤볼, 마법의타루군 등 과거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애니메이션, 그리고 음악 레코드와 일본 초기 프라모델 등 아기자기한 전시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전시실을 감상하던 중 눈에 띄는 커플이 있었다. 그 커플은 직접 톱니를 돌려 작동시키는 카라쿠리 아트를 체험하고 있었다.
 전주에 거주하고 있는 김홍룡 씨(24세)는 “인터넷에서 데이트 장소를 찾던 중 영화제작소라는 곳을 알게 돼 여자친구와 함께 오게 됐다. 애니메이션에 대해 몰랐던 정보들을 알 수 있게 됐다”며 “직접 체험할 수 있고 즐겁게 데이트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본지 김유진 기자가 미디어 아트존에서 카메라 체험을 하고 있다.

 기획전시실의 전시품들을 관람한 후 맞은편 영상체험관에 들어갔다. 영상체험관 안에는 미디어테이블, 디지털주크박스, 미디어아트존 등이 있었다. 영상체험관은 영화에 관한 지식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미디어테이블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영화의 발전사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미디어아트존은 3개의 카메라에 각기 다른 효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는 곳이었다. 미디어아트존에 있는 스크린에 기자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이 신기해 땀이 날 때 까지 손을 흔들고 몸을 비틀어 보았다. 디지털주크박스 체험은 약 2천개의 O.S.T를 입맛에 따라 골라 들을 수 있는 곳이다. 좋아하는 O.S.T들을 들을 수 있어 미디어아트존에서 흘린 땀을 식히며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했다.
 기자는 영상체험관을 관람하고 2층으로 향했다. 하지만 2층과 3층은 영화제작과 관련된 업무를 하는 곳이어서 일반인이 관람할 수 없는 곳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4층 디지털 독립영화관에 갔다. 4층에는 영화관, 기념품가게, 자료열람실이 있었다. 마침 ‘영화진흥위원회 공공상영 라이브러리’라는 행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무료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영화 상영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자료열람실을 둘러봤다. 자료 열람실에는 ‘다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알고 있어도 찾을 수 없는’ 진귀한 영화들이 한 곳에 모여 있었다. 또 잡지, 도서 등 영화관련 책자들도 구비 돼 있어 영화를 보는 것 이외에도 영화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열람실의 자료들을 관람하고 디지털 독립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관에 들어섰을 때 좌석이 깨끗하고 내부가 아담해 영화 감상을 위한 최적의 시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기자가 본 영화는 ‘클림트’였다. ‘클림트’는 ‘키스’, ‘처녀’ 등의 작품들로 많이 알려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세계와 그의 생애에 관한 영화이다. 특히 ‘키스’라는 작품은 최근 TV광고에서 등장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클림트가 병실에 누워 죽음에 임박해있는 장면으로부터 시작된다. 구스타프 클림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클림트라는 영화는 뚜렷한 줄거리가 없고, 다만 그의 내면의식을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기자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영화였다.
 효자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미연 씨(38세)는 “시내에 약속이 있어 왔다가 무료로 영화를 볼 수 있다기에 와봤다. 전반적으로 시설도 깨끗하고 볼거리가 많아 괜찮은 장소인 것 같다. 무료영화여서 기대 하지 않았는데 영화도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영화는 대학생들이 가장 즐기는 문화생활 중 하나다. 데이트를 한다거나 여가를 즐기기에 영화만큼 좋은 수단도 없다. 기자는 영화제작소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들으면서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12월이 다가와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춥다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보다는 친구나 연인과 함께 전주영화제작소에 찾아가 직접체험도 해보고 영화도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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