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코믹스가 내놓은 영웅 종합선물세트,영화 <어벤저스(Avengers)>가 개봉했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가 한 팀이 되어 싸우다니! 꿈같은 영화가 개봉된다는 사실에 한동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어벤저스>는 히어로 영화의 요소에 캐릭터, 스토리, 볼거리 등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어벤저스>에는 1960년대 연재를 시작한마블코믹스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직접 제작한 첨단 슈트를 입고 싸우는 영웅 아이언맨 , 화가나면 괴수로 변신하는 헐크 , 성조기가 그려진 복장을 입고 싸우는 캡틴 아메리카 , 천둥의 신 토르 , 호크아이 , 블랙위도우 이렇게 극중에서 슈퍼 히어로가 공존하는 세상을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한때 히어로물은 오타쿠들이 숨어서 즐기는 마니아층의 장르였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는지 <어벤저스>는 개봉 4일 만에 100만관객을 돌파했다. 이제 히어로물도 사람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장르로 자리잡은 듯하다. 하지만 이 히어로물의 국적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즉, 이 영화가 미국산 히어로물이며 인종주의를 비롯한 온갖 미국 주류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산 슈퍼 히어로들이 늘 한국에서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렸던 것은 아니다. 슈퍼맨과 배트맨, 혹은 아 이언맨이나 엑스맨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일부 팬을 제외한 대부분은 무관심하거나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관심한 쪽은 슈퍼 히어로물을 말 그대로 어린애 장난 으로 치부한다. 이들은 히어로에 이렇다 할 재미나 의미를 못 느끼는 부류로, 우리 부모님 세대가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한다.
 

 

 
이 영화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슈퍼 히어로물이 어린애 장난일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슈퍼 히어로물의 은폐된 이데올로기 에 대한 비판은대개 이런 식이다.슈퍼 히어로물은 나와 적의 대결 구도를착한 편 대 나쁜 놈 으로 이끌어 간다고한다. 세계를 선악(善惡)의 이분법적 구도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산 슈퍼 히어로에게 있어서 선(善)은 미국이고 악(惡)은미국에 대항하는 자들이다.넓게 보면, 미국적 가치와 헤게모니에 저항하는 자들은 모두 잠재적 악(惡)이고, 이세상에서 악惡)을 말살하기 위해 불철주야노력하는 슈퍼 히어로는 미국의 일방주의를 선전하기 위한 이념적 조작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전적으로 물리적 폭력에 의존해 그들의 선(善)을 강제한다고 한다. 그러
니 슈퍼 히어로물은 본질적으로 반공 홍보물 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벤저스>에서 인종차별과 반공주의를 읽어내려는 것은 어쩌면 헛된 노력일 것이다. 히어로물은 이제 즐길거리 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비 온 뒤에 더 단단해지는 땅처럼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에 으르렁대다가 싸움을 통해우정을 확인한다는 줄거리는 식상하지만 나름대로 개연성이 있다.결국 영화는 여섯 영웅이 지구를 구하고
평화를 되찾는다는, 누구나 예상했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물론 때리고 부수고 웃다가 끝나는 영화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시간을 때우거나 웃고 즐기는여가 수단 이상의 것을 요구하며 이 영화를감상하는 것 역시 이상하다.
<어벤저스>는 영웅들의 힘자랑으로 끝나는 반쪽짜리 영웅들의 이야기이라는 혹평을받고 있다. 그러나 관객들은 이 영화를 통해분명 얻어가는 것이 있다. 관객들은 아이언맨부터 캡틴 아메리카, 토르, 헐크까지… 어렸을 적 동경하던 영웅들과 재회할 수 있을것이다.

최준우 (경영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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