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곤충학회(ICE) 한국최초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운영위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세요.
곤충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습니다. 질병을 매개하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생물입니다. 개미의 경우 땅속을 파서 땅속의 영양분을 밖으로 순환시켜 식물을 살게 합니다. 또 벌과 나비의 경우, 꽃을 쫓아 날아다니며 꽃가루받이를 도와줍니다. 곤충은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총괄적으로 관리해 지구를 살리는 일을 세계곤충학회가 하고 있습니다. 세계곤충학회는(ICE)는 20명의 운영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2004년 제가 한국곤충학회 회장에 재임하고 있을 당시, 저는 세계 곤충학회를 우리나라에 끌어오기 위해 세계곤충학회 본부에 연락을 했어요. 매일 50통 이상의 이메일을 세계곤충학회 사무총장에게 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능력을 인정받게 됐고, 세계곤충학회 운영위원으로 선임됐습니다. 현재 8년째 운영위원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제 24차 세계곤충학회 대구학술대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난달 19일부터 24일까지 대구에서 제 24차 세계곤충학회 가 개최됐습니다. 새로운시대의 곤충학 을 주제로 논문 2천600편에 5천800명의 저자가 참여했습니다. 또한 각기다른 97개국에서 온 참가자 2천여명이 대구를 찾았습니다. 이번 세계곤충학회는 대구엑스포가 개최된 이래 가장 많은 외국인이
다녀간 성공적인 학회였습니다.
세계곤충학회 대구학술대회에서는 지구변화와 곤충과의 관계를 살폈습니다. 지구가변하면 곤충의 종류가 달라지고, 곤충의 종류가 달라진다면 매개하는 질병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간이 고치기 힘든 질병이 생겨나는데, 그 해결방안을 찾아봤죠. 또변화하는 환경에 인간은 어떻게 적응해 나가야 하는지 논의했습니다.
학술대회도 성공적이었지만 운영진이 준비한 퍼포먼스 역시 극찬을 받았습니다. 부채춤과 태권도 공연, 전자바이올린 연주 등은 학술대회에 참가한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줬습니다. 이번 세계곤충학회 대구학술대회는 참가자 모두에게 칭찬을 받으며 성황리에마무리 됐습니다. 2016년에 열릴 제 25차 세계곤충학회를 준비하고 있는 미국이 근심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웃음)
 

4년간 준비된 세계곤충학회의 준비과정을말씀해 주세요.
세계곤충학회 준비과정 중 가장 신경 쓴부분은 곤충학자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학회를 위해 저는 전 세계 15곳을 방문했습니다. 미국, 헝가리, 독일, 베이징, 일본 등 모든 학술대회에 참여했습니다. 학술대회에 참가해 무조건 단상위로 올라갔죠. 그다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알리고, 더불어 2012년에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곤충학회를 알렸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학파가 다른 이질적 곤충학회 4곳이 있습니다. 그 학회를 하나로 모아조직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4곳의 학회를 일심 단결시키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곤충학회를 성공리에 마친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대한민국은 작지만, 작은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적은 인구와 작은 영토를가졌지만 한번 한다고다짐했을 때의 그 추진력은 대단합니다. 저는 이번 세계곤충학회대구학술대회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큰 나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긍지를 다시한 번 느꼈습니다
저는 앞서 말한 4곳의 이질적 학파들이 하나로 뭉쳐 한 목소리를 냈다는 것에 큰 의의
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곤충학자들은 이번 학회를 통해 새로 태어난 기분이라고말합니다. 학회가 열리고 난 후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게 됐습니다. 앞으로 곤충학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저는 너무나 많은 것을얻게 됐습니다. 학회가 끝난 이후에도 끝없이 메일이 오고 있습니다. 많은 날은 3천통까지 오곤 합니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이 관심이 일시적인 것이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교수님의 연구 분야는 무엇인가요?
우리대학 생명과학부 곤충학 연구실은 곤충의 개통진화와 생태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연구실에서 함께 동거동락했던 학생들의 대부분은 환경부의 공무원으로 취직해 우리대학을 빛내주고 있습니다.
제가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개미의개통진화와 생태 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개미의 종류는 만 여종이 넘습니다. 저는 만 여종의 개미 중 우리나라에 있는 145종의 개미를 찾아내 연구하고 있습니다. 반평생동안
개미와 함께 지내고 있죠.
지구상에서 개미가 사라진다면 지구 또한없어질 것입니다. 개미가 땅 속에 들어가 흙을 지상으로 올려주고, 지상위에 있는 흙을땅 밑으로 내려줘야 식물이 살아갑니다. 통기가 되는 것이죠. 개미는 이렇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의 학창시절은 어떠셨나요?
6.25전쟁 직후, 제 고향인 강원도 횡성은온 동네가 맑고 깨끗했습니다. 물이 너무 맑아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 비늘까지 보였을정도였죠. 청정지역이었던 만큼 생태를 접할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곤충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개똥벌레, 반딧불이를 잡아 호박 속에 집어넣고 글을 읽을 수있는지 실험도 해봤죠. 물잠자리가 교미하며춤을 추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과더불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죠. 제가 살던 초가 마루에는 댓돌이 하나 있었는데, 비가 오려는 조짐이 보이면 그 댓돌 밑은 개미로 가득했어요. 저는 그 광경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때 처음 개미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 같네요.
대학교 시절 김창환교수님을 만나 본격적인 개미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영국으로 넘어가 교환교수로 지내게 됐고,지금 이 자리에 있게 됐습니다.
 

개미연구를 하시면서 생긴 에피소드를 말씀해주세요.
개미를 현미경으로 보면 정말 화려합니다.특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145종의 개미 중애집개미 는 정말 환상적으로 아름답습니다. 애집개미는 작으면서 투명합니다. 개미허리로 음식물이 지나가는 것까지 볼 수 있
을 정도입니다. 여러분이 모르는 개미의 또한가지 비밀은 하늘에서 교미를 한다는 것입니다. 개미들이 하늘에서 결혼을 하는 셈이죠. 이 사실을 세상에 알렸을 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죠.(웃음)
개미를 연구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개미를 채집하는 일입니다. 과거에는 섬으로개미 채집을 나갔다가 간첩으로 오인받기도했죠. 알프스에서는 난간에서 떨어질 뻔도했어요. 영국에서는 개미연구를 하다가 뿌리개미에 물려 손이 퉁퉁 붓기도 했죠.이렇게 힘든 개미연구지만 보람 있는 일들이 더 많았습니다. 힘들게 찾던 개미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의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없죠. 또한 영국에서 개미를 공부할 때 사귄400여명의 친구는 제게 값진 보물입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저는 세계곤충학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영국 왕립곤충학회로부터 엘리자베스 여왕의 작위를 받았습니다. F.RES라는 작위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작위이기 때문에 기분이 매우좋습니다.
 

정년퇴직을 맞이하게 되신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지난학기를 끝으로 우리대학에서 27년의교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근래 저는세계곤충학회 준비와 자생생물연구로 인해눈코 뜰 새 없는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바쁜만큼 제자들에게 소홀해진 것이 사실입니다.제자들을 조금 더 살펴주지 못한 것이 가장아쉬운 점입니다.
현재 저의 세계곤충학회 운영위원 재임기간이 연장됐습니다. 앞으로 8년의 시간을 세계곤충학회에 더 공헌해야 할 것 같습니다.숨이 떨어질 때까지 자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싶습니다. 개미생태와 개미를 통해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을 얻는 연구를 계속적으로할 것입니다. 또한 사람이 개미에게 배워야할 점 을 주제로 특강과 강연을 지속적으로할 예정입니다. 우리대학 학생들을 위해 앞으로 5년간 매주 한 번씩 학교에 나와 동물개통분류학, 곤충학을 가르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한 말씀부탁드립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새벽에 일어나 2시간 동안 영어공부를 합니다. 이어서 오후에는 전화영어를 하고 있죠. 영어를 생활화해야 합니다. 영어가 된다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있습니다. 또 소망하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
죠. 영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끈기와 열정이필요합니다.
저는 편한 곳이 죽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큰 사람이 될 수있습니다. 실현가능성이 있는 목표를 세워야해요. 쉬운 것부터 매일 반복해 나가는 것이가장 중요합니다. 재학생들에게 또 한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자기애를 길렀으면 하는것입니다. 자신의 장점을 찾아 나를 아껴주세요. 내가 나를 사랑해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자기를 탓하는 생각은 금물입니다.
김가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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