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관 앞에 리락쿠마가 돌아다녀서 깜짝 놀랐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리락쿠마 모습을 한 학생이겠죠. 동아리 홍보를 위한 희생정신(?)이 돋보입니다. 지난 17일, 본격적으로 동아리 홍보가 시작되면서 학생회관에 활기가 가득합니다. 이 분위기에 취해 영화를 한 편 골랐습니다. 장르는 모험, 드라마, 판타지.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주인공 월터 미티는 세계적인 잡지사 『라이프』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입니다. 하지만 직장의 명성과 달리 월터의 성격은 소심합니다. 짝사랑하는 그녀에게 인사조차 건네지 못할 정도랄까요.
   답답해 보이는 그의 일상에 있어서 유일한 낙은 다름아닌 '상상'입니다. 그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것들을 상상 속에서 이뤄갑니다.(심지어 그녀와의 로맨스까지!)
   그러던 어느 날 『라이프』지의 폐간소식이 들려옵니다. 마지막으로 발간되는 『라이프』지 커버사진은 전설적인 포토그래퍼 션 오코넬의 '25번 필름'으로 정해집니다. 그런데 25번 필름이 사라지고 맙니다. 회사에서는 "필름을 찾지 못하면 해고할거야"라며 월터를 압박하지요. 월터는 사라진 사진의 행방을 묻기 위해 션 오코넬을 찾아 전세계를 돌아다닙니다. 그가 상상에서 벗어나는 순간입니다.
   그는 헬기에서 뛰어내리고 상어와 싸우는 등 일상에서 벗어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월터에게서 상상을 취미로 삼는 소심한 직장인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그는 말합니다. "세상을 보고 무수한 장애물을 넘어 벽을 허물고, 더 가까이 다가가 서로를 알아가고 느끼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의 목적이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상만을 좇는 것을 '파랑새 증후군'이라 합니다. 동아리에 입단하는 신입생 중에는 파랑새 증후군에 시달리는 학생을 종종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공연분과 동아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공연분과 동아리 회장들은 단원을 유지하는 것이 유치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화려한 공연만을 보고 입단한 신입생들은 생각보다 고된 훈련에 지쳐 탈퇴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갖고 있는 이상은 어떤 일의 결말입니다. 그 시작과 과정이 생략돼있죠.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말은 하나의 부분에 불과하다는 의미입니다.
   감독은 월터를 통해 이상만을 바라보는 우리를 꼬집습니다. 실제로 그는 영화 속에서 월터의 상상이 현실로 이뤄지는 과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동아리는 대학생활의 꽃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누릴 수 없는 경험이기도 하지요. 혹시 생각과 다른 동아리 생활 때문에 갈등하고 계십니까? 단순히 배움의 과정이 부담될 뿐이라면 그 과정 자체를 즐겨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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