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은 교내장학금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주장이 학생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장학금 신청 여부가 교내장학금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주장이 확산된 배경에는 박맹수 전 학생복지처장(원불교학과 교수)의 게시글이 있다. 박맹수 전 학생복지처장은 지난해 12월 초, 봉황사랑방에 '2014학년도 국가장학금 신청 시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은 2014학년도부터 모든 교내장학생 선발에서 제외', '신청률이 저조한 단과대학은 교내장학생 인원 배정 시 패널티 부여' 등의 내용이 실렸다. 
 이는 실제로 추진하려던 제도였으나 일부 학생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심의에서 부결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실은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아 다른 장학금 혜택을 놓치는 학생들이 없도록 방지하고 ▲높은 국가장학금 신청률 확보를 위해서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은 소득 분위가 파악되지 않기 때문에 '장학사정관제 장학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 장학사정관제 장학금은 소득분위가 낮은 학생들을 수혜 대상으로 하는데, 소득분위를 파악할 수 없는 학생들은 경제적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해당 장학 사업이 장학금 사각 지대에 놓인 학생들을 구제하려는 취지로 시작한 만큼 장학금이 꼭 필요한 학생들에게 지급될 수 있도록 하자는 차원에서 제도가 부결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장학사정관제 장학금은 지난해 2억 8천여만 원을 398명의 학생들에게 지급됐다.
 또 한 가지 이유로는 국가장학금 신청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가장학금 신청률이 높아지게 되면 교내 장학금 예산이 절약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교내 장학금으로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 학생은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돼도 국가장학금을 신청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학생이 국가장학금을 신청해 장학금 30만 원을 받는 다면, 학교는 해당 학생의 등록금에서 30만 원을 차감한 금액만 지급하면 되므로 30만 원의 예산이 절약된다. 이렇게 모이는 예산은 교내 다른 장학 사업에 활용된다.
 김용욱 학생팀장은 "장학금 예산은 다른 예산으로 옮겨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오로지 장학금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장학금 신청자가 늘어나 교내 장학 예산을 절약하게 되면 지금보다 많은 학생들이 장학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국가장학금 예산이 올해 또 다시 불어났다. 예산이 해마다 증액되고 있는 만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 선정되지 않았더라도 이번에는 선정될 수 있으니, 번거롭더라도 모든 학생들이 신청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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