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노래하는 밴드 '트루베르'의 리더이자 래퍼 고태관 동문(문예창작학과 졸업)의 유고 시집 『네가 빌었던 소원이 나였으면』이 출간됐다.
 작년 5월 세상을 떠난 고태관 동문의 유고 시집 『네가 빌었던 소원이 나였으면』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다. '시집을 내는 것'이 생전 소원이었던 그를 위해 여러 문인과 선후배들이 뜻을 모아 출간했다고 한다.
 고태관 동문은 학창 시절부터 시를 써 왔다. 해마다 신춘문예의 꿈을 갈망했지만, 불시에 찾아온 병으로 생전엔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과 작별해야 했다. 5부로 구성된 시집엔 그가 얼마나 절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이었는지, 얼마나 애끓으며 '사랑하는' 사람이었는지 보여주는 시편으로 가득하다.
 시인은 "무엇이든 감수하려고 했고 누군가에게 심려를 끼치거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윤석정 시인의 발문 중)애쓰는 사람이었다. 시집 출간에 참여한 편집자는 "그의 몸은 지난해 봄 강원도 원주의 옛집 나무 아래 묻혔지만, 그가 부른 노래와 시는 이제 비로소 태어났다"고 말했다.
 김정배 교수(융합교양대학)는 "대학생 시절 선배들을 잘 따르고, 후배들을 잘 챙기던 친구였다. 죽기 한 달 전에도 봤는데 그때까지도 몸이 아픈지 몰랐다"며, "힘든 와중에도 쾌활히 인사를 건네왔다. 지금 생각하면 시를 노래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그런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동문을 떠올렸다.
 권민경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집을 수 없는 단어를 집어내는 시인, 고태관은 우리의 영원한 친구이며 꺼지지 않는 목소리"라고 전했다. 신철규 시인는 "피티컬의 목소리에 실린 시들은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였고 잔잔하게 가슴을 적시는 가랑비였으며, 구름을 걷는 듯한 가벼운 발걸음이었고 입속에서 맴도는 속삭임이었다. 그가 노래로 읊은 시를 속으로 가만히 따라 하고 있으면 핏줄 속으로 시어들이 흘러가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고인과 함께 그룹 트루베르를 이끈 윤석정 시인은 "음악에 대한 열정보다 어쩌면 더욱 깊이 시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친구였다. 스무 살 적에 처음 만나 근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면서 시면 시, 랩이면 랩, 많은 끼와 재능이 돋보였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아들을 떠나보낸 원숙옥 씨는 "우리 아이는 이렇게 보냈지만, 건강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다른 예술가들은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고태관 동문은 198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2000년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2007년 결성한 시를 노래하는 트루베르에서 싱글앨범 <죽은 시인의 사회>, <Come Again>, 스팟라이트 정규앨범 <Stare In Wonder> 등을 발매했다.
 시를 사랑했던 문학도 고태관 동문은 2019년 10월 위암 4기를 판정받았고, 작년 5월 15일 향년 40세의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오병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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